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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층간소음 이렇게 극뽁~

ㅎㅎ 조회수 : 3,840
작성일 : 2020-12-11 11:54:53
11월에 필로티 있는 2층집에 이사했어요
윗층에선 생활소음 정도만 들려오고 아랫층에선 아무 소리가 없길래
우리 아파트는 소음방지가 잘되어 있구나, 하고 좋아했어요
한 2주가량 되었을까요, 이삿짐 차가 오더니 1층에 짐을 부려 놓더군요
그 동안에 아랫층에 사람이 없었던 거고 
1층에 입주민이 생긴 이후부터 고통의 나날이 시작되었죠
남자아이들 뛰는 소리가 그렇게 바로 윗층인 우리를 괴롭힐 줄이야... 
첫날부터 뛰는 소리 겁나게 들려오더니
밤 12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까지 멈추지 않더군요
아이들은 집을 아예 운동장이다 생각하는 모양이었고
엄마는 그런 아이들을 신경도 안쓰는 것 같았죠
맘껏 뛰어 놀으라고 1층으로 이사 온 모양인데
죽어나는 건 우리였죠
공부하는 학생이 있는 집이라 
아랫층 아이들이 뛰어서 집을 울리는 일은 나보다 아이 때문에 
괴로웠어요 
새집에 이사와서 얼마 안되었으니 좀 기다려 보자 싶었는데
일주일이 지나고 2주일 째 되었어도 변함이 없었고
급기야 엊그제는 새벽 2시까지 아이들은 뛰지
어른들은 웃고 떠드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잠을 이루지 못하겠더군요
이웃간에 다툼이 있으면 안된다는 남편은 좀 참자는 주의고
한번 잠들면 주변의 소음에도 무관한 남편은 그날도 잘도 자더군요
아랫층 소음으로 잠을 못이루면서 
아랫층에 온갖 저주를 퍼붓는 나를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소심해서 아랫층에도 못내려가고 
다음날 편지를 적었죠 
우리가 겪는 고통과
공부하는 아이가 있으니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분노를 누르며
담담하게 적었어요
다음날 출근을 하면서 아랫층 현관문에 편지를 붙여놓고  오면서도
소심한 나는 아랫층 반응이 걱정 스러웠어요
그날 저녁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더군요
낯선 사람이 화면에 비췄어요. 인상이 무섭다 느끼면서
아 아랫층이다 싶고 순간 당황스럽더군요 
남자가 찾아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걸까요
문을 여니 남자분이 고개부터 수그리네요
죄송하다고 쌍둥이 남자애 둘이라서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대요
과일주스 박스도 안겨주더군요
앞으로 주의를 하겠다구요.
저도 웃으며 응대를 했죠 
아이들 키우는 거 다 그런 거 아니겠냐고요.
우리도 윗층이 아닌 아랫층 소음에 이렇게 크게 들릴 줄 몰랐다며..
다만 공부하는 아이가 있으니 조금만 주의해 달라고 부탁(!) 드렸어요

소음에 시달리며 잠 못 이룰 땐 악마 같던
아랫층 사람들이 갑자기 친근한 이웃으로 바뀌는 건 찰라였어요
마음이 느긋해졌죠 그리고 생각했어요
떡볶이를 만들자
어제 낮에 평소보다 두배 많은 양의 떡볶이를 만들었어요
많이 만들면서 맛이 나쁘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정성 들여 육수를 내고 떡볶이를 만들었어요
다행스럽게 인생 최고 떡볶이가 만들어졌더군요
아랫층에 갖다 주니 젊은 엄마가 나오고
누구야, 하며 따라나온 문제의 그 꼬맹이들이 보였어요
귀엽더군요

이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답니다
밤에 소음이 거의 없어졌어요
심지어 낮에도 아이들 뛰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요 
아이들이 그 전과 너무 달라지니 내가 미안할 정도로 조용해졌어요 

감사한 일이죠. 
편지가 가져온 작은 기적~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기분이예요
IP : 116.123.xxx.207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ㅁㅁ
    '20.12.11 11:59 AM (119.70.xxx.213)

    말이 통하는 이웃이니 복받으신거에요...

  • 2. ...
    '20.12.11 12:04 PM (68.69.xxx.94)

    댓글달려고 로그인 했어요 두살 터울 남매 키우는데 아이들 뛰는거 늘 조심시키고 하는데도 애들이 말을 듣나요. 엘레베이터에서 아랫집 누르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을 뵜어요. 아래층 다른 세대는 제가 아는 세대여서 저희집 아래세대 분인걸 직감하고 먼저 인사드렸구요 그자리에서 아이들이 너무 뛰어서 죄송하다고 정중히 인사드렸어요 그랬더니 활짝 웃으시며 애들이 다 그렇죠 하더군요 10시 이후에만 조용히 해주면 된다시면서요. 저는 막 당황하면서 어머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요. 제가 아이들한테 신신당부하며 사는데 그렇게 말슴하시면 안되요...막 말이 우다다 나오고 ㅋㅋㅋ 그래서 명절마다 이것저것 챙겨 아이들 손에 들려보내고 인사드리고 오라고 시켰거든요. ㅠㅜ 그랬더니 시시때때로 총각김치 올라오고 직접 시골에서 기르셨다는 감자박스 올려보내주시고 ㅜㅜ 심지어 명절엔 올라오셔 애들 용돈까지 쥐어주셔요... 정말 그 감사함때문에 애들을 더잡고 조용히 하라고 닥달을 하며 살았어요. 지금은 애들 많이 컸구요. 여전히 서로 잘 챙기고 지낸답니다. ㅎㅎ

  • 3. ....
    '20.12.11 12:05 PM (125.182.xxx.72)

    무슨 노하우가 있는줄...
    그냥 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이웃을 만난거네요.

  • 4. 원글
    '20.12.11 12:09 PM (116.123.xxx.207)

    첫댓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말이 통하는 이웃을 만난 게 복이죠
    점셋님 맞아요 사소한 한 마디 말이 오해를 풀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느꼈어요 그게 좋은 인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님 댓글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점넷님 층간소음 특별 노하우가 있겠나요, 서로 조금 양보하고 이해하는 건데 그걸
    그냥 오해하고 있기 보담 작은 거라도 서로 다가가려 하다보면 해결점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 5. 역시
    '20.12.11 12:09 PM (211.36.xxx.168)

    이웃이나 배우자나 기타등등 사람을 잘 만나야 해요. 서로

  • 6. 아몬드
    '20.12.11 12:12 PM (223.62.xxx.84)

    저 어제 어떤 글에도 댓글로 쓰긴 했는데

    저희 윗층이 신혼부부
    밤12시~1시 사이엔 청소기 돌려서
    한 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남편이 한 번은 올라가서 좋게 말했는데도
    똑같다가 얼마전 부터 청소기를 안돌리는지
    아예 청소기 소리는 없더라고요

    근데 신혼부부들 생활 패턴이
    밤 12시 ~ 2시까지,
    심지어 전에 남자애 2명 뛰어다닐 때 보다
    신혼부부가 더 시끄럽다고 느낄 정도에요
    의자랑 테이블끄는소리 물건 부딪히는소리
    발도끼 소리 믹서도 가끔 그 시간에 돌려요

    근데 말이든 편지든 못하겠어요 ㅠ ㅠ
    지난 번에도 좋게 말했는데도
    변화가 없어서 요
    변화 가 없으면 그 후 제가 화가 날거 같아서
    말을 할 수가 없네요 저희만 답답해요

    저도 슬리퍼랑 가구양말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까
    생각만 하고 있어요

    원글님 밑에 분들은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네요
    서로 잘 만나셨어요

    저도 떡볶이 한그릇씩 줄 수 있는데

  • 7. ..
    '20.12.11 12:15 PM (122.32.xxx.167) - 삭제된댓글

    말이 통하는 이웃도 복이에요
    저도 말씀하신거처럼 같은 방법으로 부탁드렸더니 일주일 정말 조용해서 다행이다 했는데 올해 코로나땜에 초등 아들 둘이 집에서 운동하는지 개도 짖고 난리에요. 자꾸 부탁하는거도 민망하고.. 그냥 시끄러우면 고딩 아들하고 나가요

  • 8. ...
    '20.12.11 12:16 PM (211.48.xxx.252)

    글은 참 훈훈하네요.
    근데 뒤집어서 말하면 비상식적인 이웃을 만나면 전혀 답이 없는게 층간소음이기도 하죠.

  • 9. ...
    '20.12.11 12:23 PM (1.241.xxx.220)

    말통하는 이웃을 만나신 것...
    저도 처음엔 편지와 음식으로 아파트가 잘못 지은 것 같다. 그래도 조금만 조심히 해달라... 음식과 편지를 답장으로 받았구요... 여기까진 그래도 말이 통하는구나...
    그런데요... 결국 바뀐거 거의 없습니다.

  • 10. ㅎㅎ
    '20.12.11 12:34 PM (121.131.xxx.242)

    그죠 상식이 통하는 이웃을 만나신거죠.
    자는 새벽2시에 쿵쾅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고 설쳤어요
    참다 새벽에 편지를 써서 붙이고 내려왔더니
    그후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위아래로 째려봤어요.
    나중엔 타지역으로 발령받아 이사왔어요.

  • 11. 제가
    '20.12.11 12:43 PM (125.128.xxx.85) - 삭제된댓글

    신혼때 새벽에 청소기를 거실에서 한번 돌리자
    다음 날 아랫집 아주머니가 아저씨가 잠을 못 자
    힘들었다고 얘기하러 온 적 있어요.
    바로 그 다음부터 밤 8시이후부터 새벽은 청소기 안돌리고
    조심했어요. 서로 조용히 지냈어요.
    말이 안통하는 게 문제죠.
    그런 인간들이 더 많다니.. ㅠ
    지금은 단독주택인데 아이들은 아파트 살고 싶다고 합니다.
    층간소음 흔해도 아파트가 살기 더 좋은가요?
    어제 여기서 아파트가 살기 너무 편하다고 그래서요.

  • 12. 그게
    '20.12.11 12:59 PM (116.45.xxx.45)

    상식이 통하는 이웃이면 대화도 통하고 층간 소음도 상식선에서 나고요,
    인간 이하, 안하무인, 적반하장인 이웃이면 층간 소음도 상식 밖이고 대응도 범죄자 수준이에요.
    이웃복이 참 중요해요.
    이웃 나라복도 중요하죠. 미세먼지에 방사능에...

  • 13.
    '20.12.11 1:10 PM (116.122.xxx.152) - 삭제된댓글

    전 윗집인데요
    일년 집을 비워뒀다 들어가서인지 아래집이 엄청예민했어요
    남편은 2주에 한번 주말에만 오고 고딩 아들 하나 키우는데 엘베에서 인사하니 너무 퉁명스럽게 인사를 하고 시끄럽다고 하더군요 자기네는 초등생 딸둘이라 조용하대요
    근데 그다음부턴 엘베에서 인사해도 인사도 안받고
    딸이랑 둘이 타서는 제 얼굴을 보며 귀속말을 하고
    그다음엔 다른분들한텐 웃으며 인사하고 저는 쳐다보지도 않아요 무슨 왕따당하는 기분을 몇번을 느꼈네요
    그렇게 몇년있다 그아랫집이 이사를 가고 딴분들이 왔는데 시끄럽지 않다네요
    비상식적이고 이상한 사람 너무 많아요
    저희아들 지금 이십대인데 집에서 뒤꿈치들고 앞꿈치로 걸어요
    이제 그만 바로 걸으라해도 그럽니다 버릇됬대요

  • 14. 아마
    '20.12.11 1:14 PM (39.7.xxx.58)

    소음이 그렇게 올라갈거라곤 생각못했을거에요.
    그래도 상식있는 이웃이라 다행이에요

  • 15. ㅇㅇ
    '20.12.11 2:23 PM (121.182.xxx.120)

    님은 운이 좋아 상식이 있는 이웃을 만난거죠 생각보다 상식없는 진상들이 훨 많았어요

  • 16. 호이짜
    '20.12.11 2:32 PM (125.176.xxx.131) - 삭제된댓글

    눈물나게 감동적이에요~~

  • 17.
    '20.12.11 2:46 PM (116.122.xxx.50)

    저도 층간소음 심한 아파트에 살았는데
    속으로만 끙끙 앓았어요. 귀가 한번 트이니 작은 소리에까지 민감해져서 너무 힘들었지만
    윗집보다도 아파트 자체의 문제가 더 크다 싶어서 참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윗집과 안면 트는 기회가 생겨 아이들도 알게 되면서 층간소음 고통에서 벗어났어요.
    아주머니가 우리 아이들 때문에 시끄럽지 않냐며 미안해하기도 했고 실제로 만나보니 예의바르고 예쁜 아이들이라 쌓이던 분노가 눈녹듯 사라지더군요.
    윗집도 저랑 알게 된 후 더욱 조심했을테고 제도 이해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더라구요.
    상식에 어긋나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지만
    안그런 분들이 더 많으니 윗집 아랫집 소통하며 서로 조심하는게 서로에게 좋아요.^^

  • 18. 좋은이웃
    '20.12.11 2:53 PM (210.100.xxx.239)

    그나마 상식이 있는분들 만나신듯
    아래층 남매있는집과 싸우다가 별일을 다 겪어본 사람입니다
    처음 한두달은 조심할 수 있는데
    또 예전처럼 돌아갈 수도 있어요
    항상 좋게만 대하지마시고 아이 공부에 방해될 정도면
    같이 대응하세요
    말로해도 안되고
    그집남자올라와 더 ㅈㄹ을 해서
    소음 심하면 제가 두배의 소음을 내줍니다
    그집 무식한 여자 초등교사예요 ㅎㅎㅎㅎㅎ
    어제 층간소음 유치원교사 글을 보고 어찌나 웃기던지요.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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