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추운 주말.
큰 맘 먹고 일단 남대문에 가서 크리스마스 장식들 살거예요.
치렁치렁하고 먼지 쌓이는 애물단지들 말고
요즘 눈가루 자동분사되는 스노우 글로브랑 장식품들
환상적으로 나왔어요 ㅠㅠ
눈 덮인 마을과 트리들 위로 소복히 쌓이는 눈들 보고 있음
몇 시간이고 멍 때릴 자신 있어요 ㅋㅋㅋㅋ
남대문에서 겨울곰으로 만들어 줄 수면실내복들도 사고
이제 저도 뼈가 시린 나이가 됐으니 엄마들 입으시는
기모내의도 장만하고 신세계로 넘어가요.
얼마나 뜨시길래 그리 흉측한 내의를 못 벗어던지시는지
늘 궁금했거든요 ㅋㅋ
신세계 지하 식품관에서 치즈와 화이트 트러플 오일
구경 실컷하며 고르고 티 파는 코너에서 시음도 하고
얼어붙게 추운 겨울밤에 마실 티 사들고 나와
명동교자가서 칼국수 먹어요.
전 배운 사람이라 혼자 가도 늘 만두와 칼국수 다 시켜요ㅋㅋ
만두는 그 자리에서 2~3개 정도 먹고 포장상자 달라고 하면
아주 작고 딱 맞는 상자 주거든요.
남은 만두 싸와서 밤에 손 달달 떨며 아껴가며 또 먹어요 ㅋ
일년에 두어번 오기 힘든곳이라 그런거라고 되뇌이며
당당하게 추가사리도 요청해서 다 먹고 나오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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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남대문에선 확진자가 쏟아져 나와서
당분간은 얼씬도 못할 지경이고
전 지금 동네 선별진료소 컨테이너 진료실 밖에서
1시간 20분째 덜덜 떨며 검사 기다리고 있어요 ㅠㅠ
이젠 손꾸락이 얼어붙어서 자꾸 오타가 나요.
더 쒼나는 상상 하고 싶었는데 그만 써야겠어요.
성냥이라도 있었으면 정말 켰을꺼예요.
검사받으러 왔다 얼어죽어가요 ㅜㅜ
성냥팔이 소녀
ooo 조회수 : 889
작성일 : 2020-12-05 10:20:46
IP : 180.228.xxx.13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
'20.12.5 10:28 AM (73.83.xxx.104)그래서 제목이 성냥팔이 소녀 ㅎㅎ
글 잘 읽었어요. 재밌어요.
검사 잘 받으세요.
괜찮을 거예요.2. ...
'20.12.5 10:43 AM (59.15.xxx.61)흐미~~
걱정하면서 읽었다는...ㅠㅠ
저기 가면 안되는데데데...
휴~
어쩌나요...아무 일 없길요.3. 어휴
'20.12.5 11:01 AM (61.105.xxx.184)선별 진료소가 그렇게 추운가요? 큰일이네요.
일반 감기던 코로나던 검사받아 더 심해지겠어요.
저같으면 막 문제점 지적하며 글 썼을 것 같은데
원글님은 참 성격이 좋으시네요.
어디서든 재미있는 걸 찾으실 수 있는 분위기4. ..
'20.12.5 11:32 AM (175.192.xxx.178)재밌고 웃프고 ㅎㅎㅎ
별일 없으실 거예요.
추운데 고생 많으십니다.5. 적
'20.12.5 12:37 PM (211.206.xxx.160)이 와중에 이렇게 재미난 상상을 다하시고ᆢ어떤 상황에서도 잘사실 원글님ᆢ음성 나올거예요. 이따 오후시간은 행복하소서.
6. ... ..
'20.12.5 4:07 PM (125.132.xxx.105)최근에 읽은 글 중 가장 웃겼어요.
전 배운 사람이라 혼자 가도 늘 만두와 칼국수 다 시켜요ㅋㅋ
여기서 원글님이랑 친구하고 싶다 싶어졌어요.
무슨 일 하세요? 글 쓰세요?
아니라면 꼭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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