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는 아니에요
근데 사찰 가는 거 좋아해요
지난번에 친정엄마랑 화엄사에
바람쐬러 다녀왔었는데
사찰 아래 기념품이나 용품 파는 곳에서
행운 팔찌를 하나 샀어요
원래는 염주 팔찌를 사고 싶었어요
나무로 깎인 너무 크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그런데 제가 찾는 그런 염주 팔찌는 없더라고요
의외로 맘에 드는 염주 팔찌 찾기가 참 어렵네요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엄마~ 나는 염주 팔찌 하나 사고 싶더라" 했더니
"그래? 하나 사~ 하주까?" 하세요
"아니 아니~ 그냥 끼고 싶긴했는데 이쁜게 잘 없는 거 같어"...했어요
"가서 구경 한 번 해보자~" 엄마가 자꾸 가자시기에
같이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역시나 제가 원하는 스타일은 없더라고요.
"원하는게 없네.." 했더니
이거는? 저거는? 하면서 열심히 권하시기에
게중에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띠별로 분류해 놓은
행운팔찌를 골랐어요.
나무도 아니고 작은 까만 플라스틱 구슬알을 끼워 놓고
띠 이미지를 그려넣은 건데 사실 그냥 봐도
한 오천원이면 살 것 같은 그냥 그런 팔찌인데
만원이래요
그렇게 맘에 맞는 스타일도 아니고 가격도 그렇고
안사려고 그러는데
"사~사~ 엄마가 사주께"
"아냐 엄마~ 생각보다 비싼 거 같아 "
" 아이고~ 그냥 사~ 엄마가 사줄라니까~"
자꾸 엄마가 사준다 시기에 어쩌다 사게 되었어요
엄마는 농사만 짓고 사셨고 돈도 없는 분이시지만
가끔 자식들이 내려와 읍내에서 좋아하는 피순대국 먹으면
살며시 자리에 일어나서 몰래 식사값을 먼저 계산하기도 하시고
크고 비싼 거 아니지만 실용성 있고 이쁜 티나 바지 하나씩 사놓고
자식이나 사위 며느리 오면 편하게 입으라고 내어 주기도 하시고
때때로 이렇게 소소한거 본인이 사줄 수 있는 거 사고 싶어 하면
엄마가 선물해 준다고 사주시기도 해요
엄마는 그럴 수 있는게 기쁨이고 행복인가 봐요
엄마의 거금 만원이 판매원 분께 전달되자 마자
손목에 끼니
"손목이 가늘어서 좀 큰디 그래도 예쁘다~" 하시면서
"별건 아니래도 기냥 좋은일 생긴다~ 생각하고 그런 마음으로
늘 차고 다니면서 그려~" 하시네요
시골집에서 씻으려고 빼놨다가 다시 끼는 걸 깜박하고 올려뒀더니
"요렇게 두고 깜빡하고 놓고 가라~잉? " 하시면서 엄마도 저도 깔깔깔 웃다가
"씻다가 빼놓은거야~ "하고선 다시 꼈지요.
그냥 그냥 그랬는데
엄마가 사주신 선물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매일 차고 다녔더니
그런대로 괜찮은 듯 싶기도 하고요.ㅎㅎ
비싼건 아니지만 엄마 마음이 담긴거라 그런지
평소에 팔찌 잘 안끼고 어쩌다 해도 하루 끼고 마는데
요즘은 매일 아침 잊지않고 찾아서 손목에
끼고 다녀요
저 행운팔찌 차고 있다고 자랑하고 갑니다. ㅎㅎ
오늘도 낮엔 날씨 좋을 거 같아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행운 팔찌로 행운을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