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산책하다가
멋진
턱시도 길냥이님을 길에서 마주쳤어요,
보통 길냥이님들은
그렇게 인기척을 느끼시면
아주 멀리서라도 후다닥 종적 감추어 버리시는데
이 분은
천천히 제 쪽을 향해
걸어 오시더라구요,
저도 놀라셔서 후다닥 사라지실까봐
천천히 조용히
살금살금 걸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찰나의 눈맞춤을 주고 받고
서로를 비켜지나갔죠
한 열걸음 지나쳤을까요
못내 아쉬워
뒤 돌아보니
그 냥님도
저를 돌아보고 있으셨더랬죠
헉,!
잠시의 정적을 뒤로하고
다시 갈길 가시는 그분
이게 뭐라고
이 시간까지 설레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