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살던 집을 주인이 판다고해서 얼떨결에 샀어요.
여긴 집값이 비싼 동네가 아니긴한데,
당시 주인이 하나도 깎아주질 않아서 가장 비싼값으로 샀어요.
이사하기도 귀찮고, 무엇보다도 집이 그 아파트 중에서는 가장 좋은 조건이거든요.
앞이 탁 트여있어서 전망도 좋고, 남향이고, 중간 층, 중간 라인...
한마디로 우리 아파트 9백여 세대 중 가장 좋은 조건요.
집 자체는 18년이나 된데다 계속 세를 주던 집이라 상태가 좋지는 않아요.
그러다보니 자꾸 여기저기 고장이 나네요.
화장실도 고장나고, 전기도 고장나고, 씽크대는 넘 낡아 지저분하고....
그래서 집을 수리하고 싶은데 정말 엄두가 안 나요.
짐을 다 빼서 맡기는 것도, 임시로 살 집을 구하는 것도...
당장 급한 것들만 고칠까 했는데 일부만 수리해서는 안 될 것 같고 올수리를 해야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아이가 재수생이고,
내년에 제가 승진시험을 봐야해서 다른데 신경쓸 겨를이 없어요.
그래서 이런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저희 집을 팔고 근처 아파트 중 수리가 잘된 곳으로 이사를 하는 거죠.
그러면 직접 수리하는 것보다 비용도 좀 줄일 수 있고(물론 맘에 쏙 들지는 않겠지만)
임시 거처를 구하거나 이삿짐을 보관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올수리하고 이사비용, 임시 거주비용까지 계산하면 5천만원이 훨씬 넘을 것 같은데
이사를 가면 복비와 세금 계산해도 그것보다는 좀 덜 들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여기 언제까지 거주할지 모르는데 5천이 넘는 돈을 수리에 쓰고 싶지 않고,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4년 정도 거주 예정이에요)
무엇보다도 너무 번거로워서 엄두가 안 나서요.
이렇게 하는 것 별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