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이나 후각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듯 슬픔의 통각만이 이어지던 며칠이었습니다
다른 생활의 감정도 나에게 있었을텐데 갑자기 멍청이가 된 것처럼 며칠이 아주 아득했습니다
그런 중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감히 그랬었습니다 맹세처럼 그랬습니다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라고
우리는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지독하게 섭섭했고 나를 아프게 했던 것만 생각했었는데 얼굴을 보는 순간, 문자를 보는 순간 다 괜찮아졌습니다
서로 다시 만날 수 있어 좋다고
이토록 살아있어줘서 고맙다는 마음만 들었습니다
예전처럼 모든 것을 나누지는 못하겠지만
그 모든 것도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내 몫의 슬픔을 잘 이해하고 감당하고
친구들도 잘 그래줬으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다시 또 언젠가,를 우리 기약할 날이 있겠죠
...저는 82가 친구처럼 그랬습니다
잠 못 드는 밤이면 새로 고침 새로 고침하면서 잠이 드는 날이 많았습니다
저같은 사람이야 재미있는 얘기도 뭣도 해 드릴 것이 없지만 그냥 마음이 여기 머무는 날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길고 긴 며칠은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건 그냥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있으면 저는 생일입니다
올 여름 생일은 덥다고 귀찮다고 지나감 없이 꼭 뜨거운 미역국에 소고기 넣고 실컷 잘 먹을 생각입니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는 진짜 나는 나를 많이 생각해 볼 예정입니다. 그러다 말지말고 좀 생각을 해야겠어요.
할 일 잔뜩 쌓아둔 여름밤에 친구들이 이 며칠, 나를 찾아와 잔뜩 쌓아 둔 캔맥주를 이 새벽 한 캔 까 봅니다
대단들해요 이걸 다 마시겠다고 이고 들고 찾아와 몇 개 먹지도 못하고 울다 간 ..지금까지 헤어졌다 만나고 또 헤어지고 다시 헤어지고 다시 만날.. 친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