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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보기에 아빠가 한심한가봐요.

엄마 조회수 : 5,278
작성일 : 2020-06-29 01:07:37
우리집은 제가 가장이고
남편 월급은 자기 용돈하고 시가에 대주는 걸로.
남편이 그렇다고 가정적인 것도 아니고요.
성실하기는 한데 센스도 없고 그냥 돈버는 데 약해요.
남편은 늘 자기 일은 열심히 합니다.
평일에 거의 매일 일에 매달려서 밤 열시 정도에 퇴근해요.

시댁은 82사연 통털어도 우리 시가에 견줄만한 데 없을 정도로 막장 중 막장이예요. 무수히 많은 일들 있었는데 말해봤자 입만 아파요.
제가 참다 못해 지금은 발길 끊었고 연락도 하지 않아요.

어쨌건 이렇게 힘들게 살았지만 제게 딱 하나 복이 있다면 자식복으로
애들이 아주 잘 컷어요.
넘 성실하고 똑똑하고 자기 일도 알아서 잘 해나갑니다.

제 문제는,
애들이 크면서 엄마가 왜 아빠랑 이혼하지 않냐고 해요.
애들 보기에도 아빠가 너무 부족하고
제게 어떤 큰 잘못을 한거 아니고
도박 폭력 중독 외도 이런 문제는 하나도 없지만
최소한의 아빠 노릇 남편 노릇을 하지 않아요.
그런거 할 생각도 없고 제 보기엔 능력도 안 되나봐요.
애들이 특히 서운하다는건 남편이 저에 대해서 너무 배려가 없고
(어제도 남편이 저를 조롱해서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왜 그러냐고 하니
처음엔 부정하면서 어버버 얼버무리다가 사과했어요)
제 인생을 갈아넣어 이 가정을 지키는게 애들 보기에도 너무 안타까운가 봐요.

애초에 제가 결혼을 잘못한거 맞아요.
솔직히 과거로 돌아갈수 있다면 신혼 때 막장 시댁이고
남편 무능한거 알아봤을 때 이혼 했어야 해요.
제가 결단을 못 내리고 질질 끌은거 맞는데요.
전 제가 최선을 다 하고 살면 그래도 조금 나아지겠지 했어요.
결국 사람은 변하지 않더라고요.
애들에게 행복한 가정,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가정을 못 만든 책임이 제게도 있어요. 결혼을 제가 중간 정도만이라도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죠.
정말 어쩌다 이런 결혼을 하고 여태 이러고 살았는지
저도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특히 애들에게 미안하구요.

그래도 전 사회생활 하면서 비열하고 우스운 남자들 많이 봐서
애들에게 너희 아빠는 인성으로는 5% 이내의 상위권이다 해도
애들이 수용을 못 하더라고요.
애들 보기에 남편이 주장하는거 논리도 없고
자기 모든 시간을 다 바쳐 자기 일만 하고
시가가 애들과 저를 구박하고 못된 짓만 골라서 하는데도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애들과 저를 위해 나선 적 한번도 없고
유머가 있기를 하나 애들에게 신경을 하나라도 쓰나
하다 못해 변기 청소를 하나 정말 어디 한군데 괜찮다 싶은데가 없어요.

제가 애들에게 아빠 이만하면 괜찮다고 해도
애들이 아빠가 눈에 안 차나봐요.
제 고민은 남편이 애들을 위해 관계개선을 하려는게 없더라고요.
그냥 평생 자기만 아는 사람이라서.
노력을 할 동기도 없어보이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우리 애가 자기는 결혼하기 싫대요.
애가 콕 잡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부부처럼 사는거 싫다는거 같아요.
IP : 118.44.xxx.6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6.29 1:14 AM (49.142.xxx.116)

    아이가 몇살인진 몰라도 또 크고 나면 생각이 좀 달라지더라고요.
    사춘기때는 자기를 그리 사랑해주는 아빠인데도, 엄마 왜 아빠랑 결혼했냐고 묻더니,
    지금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 2년차인데, 생각이 바뀌었는지 아빠만한 사람 없다고 하더라고요.

  • 2. ,..
    '20.6.29 1:21 AM (118.44.xxx.68)

    애들 다 성인입니다.
    삼삽여년 엄마의 일방적인 희생과 헌신. 이거 무슨 의미냐고 그래요.

  • 3. ...
    '20.6.29 1:34 AM (218.49.xxx.88) - 삭제된댓글

    그래도 시가 발길 끊은건 다행이네요.
    참 주제파악 못하는 사람들 많아요.

  • 4. 아직은 멀었지만
    '20.6.29 2:34 AM (61.98.xxx.180) - 삭제된댓글

    대학생 아들도 결혼하기 싫다고 합니다.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인 싫다고하면서요.
    그동안 아무리 긍정적 표현과 덮어줌을 했어도,
    커가며 스스로 본 눈으로 판단하는 것까지 막거나 가릴 수는 없더군요.
    조금은 일반적이지않은 가정 생활로 부정적 결혼관을 심어준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전 아들 마음 인정하며 속 끓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더이상 부자 사이가 나빠지지않기만 바랄 뿐이지요.

  • 5.
    '20.6.29 3:06 AM (97.70.xxx.21)

    30년이나 그렇게살았는데 남편이 뭔수로 바뀌겠나요.
    애들이 잘자란걸로 위안삼고 사세요.

  • 6. ....
    '20.6.29 8:46 AM (211.178.xxx.171)

    집안에서 남편의 위치까지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님이 가장이긴 하지만 남편의 위치까지 걱정해줄 남편 엄마는 아니잖아요.
    아이들도 보는 눈이 있고 생각도 할 수 있는데 님이 만들어준 아버지상이 아닌 눈에 보이는 아버지 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거에요.
    그나마 부모 둘 다 그렇지 않은 가정이라.. 생각하시고 아이들과의 관계 잘 유지하세요.

    전 가장은 아니지만..
    공중도덕, 남의 이야기 듣기,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이런게 빵점인 남편과 30년을 살았는데
    이젠 딸이 저런 아빠를 못참아해서 자주 트러블이 생겨요.
    남편은 마누라 미니미인 딸이라고 험담하고, 딸은 .. 갈수록 더 꼰대가 되어가는 아빠에게 지친 것 같아요.
    나하고 싸우던 내용을 딸하고 싸우니 집안에 더 다툼이 많아지네요.

    며느리보고서 며느리한테도 꼰대짓 할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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