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가 60대이니
6.25 전쟁이 끝난지 그리오래 되지않은 시대이니
집에 손이나 팔을 부상당하신 분들이 자주 찾아왔던 기억이 나네요
손에 쇠갈키처럼된 모습이나
팔이 한쪽이 없어져서 한여름에도 긴 옷으로 가리고
옷도 군복같은 남루한 차림의 상이군인들이 찾아와서는
쌀을 내놓으라거나 돈을 요구하던 모습들
그 시절엔 흔하고 자주 보던 모습이지만
늘 무섭고 도망다녔던 기억이 남니다
어느날 저혼자 집에 있는데 상이군인이 와서는
쌀을 달라고 하기에 무섭지만 꾹 참고
뒤주에서 쌀 1되박을 가득 주었어요
어른이 없으니 더 달라고 해서
또 가득 두 되박을 준것이 기억나네요
무서운것도 있지만 너무 측은한 마음이 컸던것 같아요
농사를 지으니 뒤주에 쌀이 항상 가득 차 있는데 더 퍼서 드릴걸
지금 생각하니 그 분들이 6.25 참전 용사잖아요
그땐 지금처럼 연금이 없었을거고
모두 다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이니
가는곳마다 거지 취급을 당했을것 같고
어느 누구하나 알아 주는이 없이
사람들이 피하고 무시하니
행동이 난폭해지고 말도 거칠어졌을것 같아요
엇그제 기념식 보면서
그분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있는데
지금에 와서야 영웅으로 대접받지만
그 시절에 손 발 다쳐서일도 못하고
생계를 위해서 거지처럼 구걸하고 다녔던 참전용사분들
이 나이가 되고보니
마음으로 이해가 됩니다
혐오의 대상으로 대했던
행동이 너무 죄송합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나라를 위해서 싸우다가 부상을 당해서
평생 불구자로 고통스럽게 사셨을 모든 참전용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지켜진 이 나라가
더이상 같은 민족끼리 싸우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기억이 나서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