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하고 나이도 먹고 아이도 낳았는데도 아직도 술자리가 너무너무 낯설어요.
제가 술을 한 방울도 안 마셔서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요.
그 외에 업무적으로나 평상시에 직원분들과는 잘 어울려요. 대화도 잘하구요.
특히 윗분들 모인 자리에서는 술잔 돌리는 거(대체 이거 왜 할까요. 비위생적이고..) 너무 어색해요.
지방에서 근무하고 보수적인 곳이라 술잔 돌리는 회식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제가 이 조직에 있으니 적응해야 하는 건데
정말이지 적응이 안됩니다.
그냥 앉아 있다가 음료수 홀짝 거리고 얘기하는 정도..
어떤 윗분은 음료수 따라주시는데 다시 잔을 돌려드려야 하는데 너무 어색해서 가만히 있어요.
또 어떤 분은 술 좀 따라드리라고 직접 말씀도 하시구요. 그래야 하는 거라고..
저는 개인적으론 아버지께서 알콜중독이라 할 정도여서 술 마시고 그 흐느적 거리는 모습들이 너무 싫은데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도 싫고 어색해요.
근데 술잔을 돌려야 한다는 건 더 어색하구요.
그냥 꾹 참고 음료수 따라주실 때 다시 돌려드리고 술 따라드리기 정도 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음료수 마시고 끝내도 될까요.
난 왜 이렇게 적응을 못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잘만 어울리던데.. 이런 자괴감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