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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토요일 오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꽃처럼피어나 조회수 : 1,900
작성일 : 2020-06-06 14:51:29
산책 갔다가 점심 먹고 남편은 낮잠 자고 저는 빨래터같은 82 기웃거리고 있어요.
아이 없는 40말 50초 부부인데 주말이면 남편 낮잠 재우는 게 큰 기쁨입니다.
피곤에 쩔은 얼굴이 잘 자고 일어나 뽀얘져서 침실에서 나오면 아직은 회복력이 녹슬지 않았구나 안도하게 된달까요.
제가 몸이 아파서 남편 어깨가 무거운데 스트레스 때문인지 밤잠을 길게 못 자는 사람이라 낮잠이라도 곤히 자면
저축한 기분이 들어요.

수납왕이라 식기 세척기에 그릇 쟁이기도 자기가 더 잘한다고(그래서 모았다 돌리느라 한 번에 다 못 넣는 게 반전이죠)
하는 남편 자는 틈에 엉성하게 넣어서 돌리고 안 들어간 건 씻어두고, 로봇청소기와 밀대로 대충 청소도 해둔 데다 내일 하루 더 휴일이 있어 부자 같은 마음이 참 행복합니다.

처음에 진단 받았을 땐 순탄했던 인생의 댓가를 이렇게 치르는구나 싶었는데 큰 고비 넘기고 나서 (대단한 삶의 이유가 아니라)그냥 생존이 삶의 목적이자 이유가 되버린 지금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기억도 안 날 만큼 사라졌어요.그냥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준비하는 일에 열중하는 단순한 삶이 좋아요.

제가 한참 아플 때, 아프고 나서 이제는 안 아프겠지 했는데도 계속 아플 때 즉문즉설을 많이 들었는데요. 스님 말씀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행복한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대요. 아직도 아프고 앞으로 더 아플 수도 있지만 더디지만 회복되는 중이고, 악화되는 중이 아니니 행복하다고, 앞으로도 행복한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참, 여기서 행복은 막 어마어마하게 행복한 거 아니고 불행하지 않은 편안한 정도를 말하는 거래요.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IP : 59.6.xxx.19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즈
    '20.6.6 3:00 PM (223.62.xxx.61)

    연배가 비슷하네요
    저희도 주말은 별거 없어요
    애들 학원가고 한놈은 대학 기숙사
    부부 둘이서 청소하고 남편은 야구시청중이고
    전 82
    이 나이가 되니 건강이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운동 식이도 중요하지만
    복불복이란 생각이 더 커요
    원글님 건강 하시라고 기도 합니다
    우리 건강하도록해요~~

  • 2.
    '20.6.6 3:01 PM (125.129.xxx.179)

    스님이 안아프면 건강한거고
    과롭지 않으면 행복한거라 하셨어요

  • 3. ..
    '20.6.6 3:04 PM (14.7.xxx.145)

    소소한 일상이 행복이죠

  • 4. .....
    '20.6.6 3:05 PM (125.252.xxx.13)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행복한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대요.
    ----
    참 좋네요
    원글님 부부 계속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5. 저희도
    '20.6.6 3:23 PM (121.170.xxx.232)

    저도 딸아이가 생사를 오고갈 큰병을 앓고 난후 그냥 평범한 일상이 행복이라는걸 느꼈어요
    우리 모두 앞으로 쭉 행복해요^^

  • 6. 날씨
    '20.6.6 3:46 PM (59.9.xxx.197)

    날씨까지 좋으면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싶어요.

    오전에 빨래해서 널고 집 깨끗하다 치고 ^^ 상추쌈해서 점심먹고 이제 책상에 앉아서 공부도 하고 졸리면 82도 들여다보고 그래요.

  • 7. ..
    '20.6.6 4:36 PM (222.237.xxx.88)

    아침에 시어머니 심부름으로 코스트코에 갔다가
    (사람 엄~청 많더라고요)
    딸아이네 집에 과일 산거 가져다 주고
    시어머니 댁에 산 물건 내려드리고
    하동관 가서 설렁탕 먹고
    IFC몰 가서 남편하고 아들 여름바지 사고
    집에 와서 한숨 자고 아들은 약속 있다고 나가고
    남편은 컴퓨터게임하고 저는 인터넷 서핑중이에요.
    아, 중간에 친정엄마가 전화하셔서 목아프게 수다도 떨었네요.
    저녁은 둘이 나가서 외식할거에요.

  • 8. 건강하시길~
    '20.6.6 4:36 PM (175.208.xxx.235)

    올해 50인 동갑인 부부예요.
    남편이 요새 많이 피곤해라고 체력이 예전만 못해서 걱정이긴 합니다.
    튼튼한 체력이었는데, 나이드나봐요. 작년까지 모르겠더니.
    올해 코로나로 여러가지로 스트레스 받고 이제 오십줄이니 걱정이 많은가봐요.
    둘쩨 데리고 계곡을 낀 테라스 카페에서 풀냄새 흙냄새 맡으며 브런치 먹고 와서 집에와 남편은 잠들었네요.
    원글님글을 읽으니 정말 범사에 감사하며 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별것없는 지루한 하루도 얼마나 내겐 소중하고 감사한 하루인지.
    원글님도 건강하시길 바래요~~

  • 9. 행복하세요~
    '20.6.6 7:21 PM (116.36.xxx.231)

    잔잔한 행복이 묻어나오는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안아프면 건강한거고 괴롭지 않으면 행복한거라는 말.. 좋네요!
    이 글 읽는 82님들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10. 원글입니다
    '20.6.6 9:25 PM (59.6.xxx.191)

    저녁 배불리 먹고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 보면서 깔깔 웃다가 퇴근 보고 하러 다시 82에 왔어요. 공감해 주시고 건강 기원해주신 따뜻한 댓글님들 감사합니다. 내일도 즐겁고, 다음주도 행복하게 보내기로 해요.

  • 11. 좋은 글
    '20.6.7 12:55 AM (92.7.xxx.8)

    잘 읽었습니다. 원글님 조금 덜 아프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내일 일요일이 있어서 토요일이 더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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