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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각해보니 전 참 야박하게 살아왔더라구요.

ㅇㅇ 조회수 : 5,411
작성일 : 2020-06-04 14:31:11

남편은 6남매집안의 막내에요.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랑 같이 장사를 하고, 돈관리는 남편이 하다보니 생활비를 남편에게서 받아서 사용했어요.

대출금이라던가 각종보험료는 남편이 내고요. 적금이니 연금이니 이런건 모두 남편이 알아서 하고 있어요.

저는 남편명의 카드 사용하고, 현금은 매달 50만원을 받다가 한때 많이 받을땐 150만원씩도 몇년 받았다가 다시 50만원으로 줄었다가 지금은 매달 현금으로 70만원 받아요.

제손에 생활비외에 따로 한푼 쥐어주는것도 없고, 한때 150만원받을땐 매달 적금도 넣었는데 결국 그돈도 남편사업장에 결재할돈이 없다고해서 이래저래 빌려줬다 받았다 몇번 반복하다보니 흔적도 없더라구요.

현금은 현금으로 지불할수밖에없는 아이공부방비랑아파트관리비와 보험료 약간의@  때문에 받는거라서 그리 지출에 여유가 없어요.

돈이 워낙 없으니 부업으로 소소하게 제용돈해결했어요, 낮엔 남편가게에 일하러 가야하니 새벽에 일하는 우유배달,신문배달로 매달 소소하게 몇십만원씩 벌어서 제 용돈도 하고...생활비도 보태기도하고 이래저래 조금씩 모으기도 하고...

이러다보니까, 제손에서 조카들을 만나더라도 만원짜리 한장 쥐어주기 어렵더라구요.

뭐 줄려면 이리저리 쥐어짜서 줄수도 있겠지만 그 조카들도 남편의 조카들이다보니 제 마음에서도 우러나는게 없으니 남편이 챙기겠거니하면서 조카들 클때 딱히 뭣하나 숙모랍시고 주질 못했어요.

우리애들도 딱히 받은건 없지만 그래도 막내 시누이는 애들 만나면 돈만원씩이라도 쥐어주고 초등학교 입학했다고 가방도 하주고 그랬는데....제가 마음에서 우러나는게 없으니 조카들한테  하나 해준게 없더라구요.

남편이 가끔 조카들 만날때마다 용돈은 줬지만, 애들 중고등학교졸업하거나 대학교 입학하고 졸업하거나 뭐 이런건 남편도 안챙기고, 저도 딱히 안챙기고 살았어요.

그래선가 어느날부터 시댁 식구들과도 소원해지더라구요.

야박한것들이 챙기는게 없고 형님들은 시부모 부양비에 우리가 좀 더 보탰으면 싶은데 적정선에서 발빼고 있느니 꼴뵈기 싫었을것같고...

시누이들은 조카들 용돈한푼 잘 안주니 꼴뵈기 싫었을것같고...

시부모님 노후대책이 자식들(딸빼고 아들들만)이다보니까 남편은 매달 시댁에 생활비도 보내야 하다보니 남편도 힘들었을것같아요. 시조카들이  열명이 넘어가니 남편도 하나 챙기면 다 챙겨야한다 싶었던지 아예 명절때만 세뱃돈 주거나, 가끔 직접적으로 마주치는 조카들한테만 몇만원씩 주는걸로 하고 안챙기더라구요.

아, 친정이요..

친정은 더 안챙겼어요, 동생이 미혼이다보니 조카도없고, 친정부모님께도 남편이 명절때 10만원 안짝으로 봉투주면 제가 꿍쳐놨던 돈을 좀 더 보태서 20만원씩 준게 전부니까요.

부모님은 워낙 사위가 돈이 인색한것 알아서 오히려 가끔 저한테 용돈을 보내주실때도 있으셨지요.

그러다가요. 6년전쯤...

도저히 이러고는 못살겠다 싶어서, 남편이랑 싸우고 더는 남편의 가게에 일하러 못가겠다고 통보를 하고

취업을 했어요.

딱 최저시급만큼 주는 회사라서요, 그당시에 한달 일하고 120만원 받아오니까, 남편이 비웃더라구요.

그돈 받을려고 일하냐구요. 대신에 제가 버는 돈은 터치를 안하더라구요, 푼돈이라선가...대신에 명절에 친정에 용돈 주는건 딱 끊어버리더라구요, 제가 버니까 저보고 하라구요.

가만보면 남편은 입으로 매를 버는 타입인듯해요 ㅎㅎㅎ

저 일하고 나서도 워낙 통장에 몇만원 달랑 달랑 있던처지라서 몇년간은 여유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한해 두해 지나면서 일하면서 번돈으로 생활비도 좀 보태고, 저랑 애들이랑같이 맛난 음식도 좀 사먹으러 다니고...매달 소액씩 적금 넣어서 그돈으로 애들이랑 여행도 다니고...좋네요.

남편눈치보느라 명절때만 남편이 십만원 주면 십만원 보태서 봉투 만들어야하고, 생신이나 이런저런 행사도 안챙겨서 몰래 챙기느라 힘들었는데 이젠 제가 벌어서 번돈으로 맘편하게 챙겨줄수 있고...

그렇게 조금씩 통장에 한푼 두푼 모이고  최저시급도 많이 오르고, 직장 다닌지 몇년정도 지나니 약간의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모처럼 시조카들 만나면 용돈도 쥐어주고...용돈줬더니 시조카가 당황해 하는듯한 ㅎㅎㅎ 저숙모 왜저래~~이러는듯.

어색하더라구요, 주는 저나, 받는 조카나 ㅎㅎㅎ

20여년을 용돈하나 쥐어주지않던 야박한 숙모가 갑자기 어릴때도 안주던 용돈을 주다니 말이죠.

그냥 월급날이 다가 오니 옜생각이 나서 주절주절 한번 써봤어요.


 


IP : 110.5.xxx.22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훌륭하세요~~
    '20.6.4 2:42 PM (220.123.xxx.111)

    역시 돈은 내 주머니에 들어와야 돈이고
    내가 쓰고 싶은 데에 써야
    기쁨이 있는 거죠~~

  • 2. 마리
    '20.6.4 2:43 PM (175.192.xxx.199)

    내가 버는 내돈이 최고죠..~~~

  • 3. 맞아요.
    '20.6.4 2:43 PM (14.52.xxx.80)

    내 주머니 사정이 나를 야박하게도 만들었다가 인심나게도 만들었다가 그러는 거 같아요.
    물론 주머니에 넘쳐나도 남한테 절대 안푸는 사람도 있지만요.

    원글님 그동안 열심히 살아오셨네요.~~

  • 4. 아오
    '20.6.4 2:44 PM (114.203.xxx.20)

    남편 대갈통을 쥐어박고싶네요
    님남편 더 늙으면 꼭 소소한 복수하세요

  • 5. 저도
    '20.6.4 2:50 PM (59.15.xxx.34)

    제가 돈 버니까 피자한판 시켜먹어도 눈치 안보고 시켜먹고 식당가서 애들하고 메뉴시킬때 전에는 애들 어리고 적게 먹으니 애 둘에 어른 하나 들어가서 2개시키나 3개시키나 고민하고 적은 금액으로 잘먹을 생각하고 그랬는데 알바해서 조금이라도벌게되니 먹고싶은걸 시키게 되고 그러니 좋더라구요.
    가성비니 그런거 안따지구..

    그리고 좀 다른얘기지만 남편이 시댁 생활비든 조금이라도 보탰을텐데 누가 번 돈이든 그걸 그래도 원글님 통해서 드렸어야죠. 저도 전업주부 10년 넘게 했지만 시댁 조카들 용돈이며 항상 남편이 절 통해 주었어요. 시어머니 용돈이며..
    다들 제가 번 돈 아닌거 알지만 그래도 누가 주느냐도 중요해요.
    애들때는 그래도 누가 나한테 사탕하나라도 주는 마음 기억하거든요

    이제부터라도 애들하고 즐겁게 지내세요

  • 6. ㅇㅇ
    '20.6.4 3:01 PM (110.5.xxx.221)

    처음엔 남편이 시부모님께 생활비 드리는것 저를 통해서 주기도했었어요.
    그렇치만, 챙겨야할 시댁식구들 조카들 각종 경조사가 너무나도 많타보니, 저도 참 힘들더라구요.
    형님들이나 시누이들이 자꾸 제게 이것도 해야한다, 저것도 챙겨야한다 말이 들어오니, 걍 남편보고 하라고 손떼버렸어요.
    시어머니 이사했다, 가전이나 가구 어떤거 사줄래?
    시아주버님네가 이사했다 너 뭐해줄래? 자꾸 이러니 저도 없는돈 쥐어짜서 집들이 선물(30만원 전후)를 해드렸어요.
    저한텐 돈나올 구멍도 없고, 남편한테 이래저래 말해봤자 남들 다 한다고 다 따라 못한다고 하니 저만 자꾸 주눅이 들더라구요.
    어느날 시누이가 전화와서 또 무슨 무슨 행사가 있다고 하기에, 저 돈없다고 돈관리를 남편이 하는데 남편에게 직접 말하라고 질러버렸어요.
    아무리 돈관리를 남편이 해도 할 도리는 해야지라고 하기에, 남편이 돈을 안주는데 제가 무슨재주로 하겠냐면서 남편에게 말할께요라고 넘겨버렸더니 어느날부터 시댁식구들이 남편이랑 다이렉트로 통화하지 저랑 통화를 안하더라는 ㅎㅎㅎㅎ
    좋은건가요? 나쁜건가요?? 모르겠다는 ㅎㅎㅎㅎ

  • 7.
    '20.6.4 3:10 PM (114.205.xxx.178)

    글을 읽다보니 님이 참 좋으신 분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런 글 읽다보면 정말 속터지는데 님글은 뭔가 맘이 따듯해지고 미소가 지어지네요.
    저런 남편 이야기 하면 다들 눈물 한바가지고 읽는 사람은 고구마 한바구닌데 ㅋㅋㅋ
    긍정적이고 밝은 분인것 같아서 앞으로도 잘 사실 듯요. 그리고 남편분은 나중에 꼭 구박해주세요

  • 8. 어쩔수
    '20.6.4 3:10 PM (130.105.xxx.161)

    없이 야박하게 사는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죠
    자기 앞가림 똑바로 하고 노후 준비 잘하면 그것도
    괜찮아요
    베풀지 못해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죠

  • 9. ㅁㅁㅁ
    '20.6.4 3:18 PM (121.148.xxx.109)

    어릴적 용돈은 못쥐어줬어도 좋은 숙모였을 거 같아요.
    말 한마디라도 정있게 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조카들을 보셨을 거 같아요.
    정은 몇 푼 쥐어주는 돈이 아니라 님처럼 마음에서 우러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 10. 원글님
    '20.6.4 3:53 PM (110.9.xxx.26)

    남편이 알아서 불리고 굴린건
    똑바로 제대로 돼있는지 확인하세요
    50,70받고 안야박할 수가 있겠나요~~~

  • 11. 절대
    '20.6.4 4:01 PM (182.220.xxx.86) - 삭제된댓글

    야박한 분 아니세요. 야박한 사람은 여유가 있어도 안 베풀어요.
    여유없을때 주변사람한테 인심 쓰기가 쉽나요. 그상황에서 인심쓰는건 푼수죠.

  • 12. ..
    '20.6.4 4:44 PM (116.88.xxx.138)

    야박한 환경이었는데도 마음은 참 넉넉하시네요^^ 복 받으실 것같아요.

  • 13. 그러게요
    '20.6.4 4:58 PM (175.223.xxx.221)

    글을 읽다보니 님이 참 좋으신 분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런 글 읽다보면 정말 속터지는데 님글은 뭔가 맘이 따듯해지고 미소가 지어지네요....222

    좋은 분 같야요.
    행복하세요~~~

  • 14. 항상 행복하세요
    '23.4.2 1:55 PM (210.204.xxx.55)

    남편분 장가 잘 들었네요...
    원글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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