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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님과 행복했던 순간 글 보고.. 저도 제 어린시절...

조회수 : 2,517
작성일 : 2020-05-22 16:49:59
전 82년생이구..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동네 같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저도 서울이에요)
거기 나오는 친구들처럼 ㅂㅇ친구들도 있었구요 ㅎㅎ 드라마와 다른 점은 같은 동네 계속 살던 남자아이들도 국민학교 고학년 되면서부터는 데면데면하고 인사도 잘 안하고 그래서 이제는 안보고 산다는거.. ^^; (이성이 고등학생 되도록 그렇게 친하게 지낼수가 있나요? 전 그러질 않아서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중학교 가면서 남녀 분반이라 남자애들이랑 이야기 하는 것도 터부시되던 그시절..)

미취학이었는지 초등 저학년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낮에 심심하면 친구집 앞에 가서 누구야~ 노올자~ 하고 리듬을 타면서 불렀던 기억... 그래서 한 친구가 나오면 그 친구랑 같이 다른 친구 집 앞에 가서 또 누구야~ 노올자~ 부르고..
서너명 모이면 그때부터 놀이를 했죠.. 데덴찌~하면서 손바닥 내밀어서 편 정하고...
바닥에 동그라미 그려놓고 돈까스 라고 말하면서 상대발 발 차는 놀이도 했고..
술래는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씩 덜 뛴 다음에 손으로 치기 놀이하는 한발뛰기도 했고.. (세발 뛰어서 나간 담에는 다시 세발 만에 들어와야 해서 너무 멀리 뛰면 안되었어요..)
문방구에서 20원인가 30원짜리 분필 사서 바닥에 숫자판 그려서 하는 1234(사방치기 라고도 하더라구요)도 하고.. 
돌멩이로 땅따먹기도 하구요...
나이먹기라는 게임도 했어요.. 술래잡기 같은건데 나보다 나이많은 애한테 터치 당하면 나이를 빼앗겨버리는... ㅎㅎ (나이는 진짜 나이 아니고 게임에서 나이였구요..)
그때도 길거리는 시멘트로 포장을 해서 흙이 없었는데.. 집짓는 공사장은 왜그리 많았는지 거기 있는 모래로 흙장난도 많이 하고 놀았어요.. 집안에 화단이 있어서 거기 흙 퍼내서 개미도 잡고 놀기도 했구요.. 풀을 돌로 찧어서 요리를 만들었답시고 장난감 그릇에 놓고 먹는 소꿉놀이도 했었죠...

그렇게 놀다보면 정말 드라마에서처럼 엄마가 누구야! 밥먹어!! 하고 부르러 나왔고.. 그러면 뿔뿔이 흩어져서 집에 갔었어요..
어울려놀던 아이들이 다 남자아이들이고 저희 오빠도 같이 놀았는데 그래서 전 오빠들한테 오빠라고 안부르고 형이라고 불렀어요.. 다른 친구들이 다 형이라고 불렀으니까..

어린 시절이 다 기억나는건 아닌데 그 때 놀던 기억들, 친구집에 갔던 기억, 일부는 너무나 또렷해서 30년도 더 전 일인데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그 때는 몰랐지만 그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걱정없던 시기 같아요.. ㅎㅎ

제 어린시절을 생각하고 지금 8살 아들을 보면 요즘 아이들 참 아쉬워요...
누가 놀아주지 않아도 또래들끼리 어울려서 매일매일 너무나 즐겁게 놀았었는데... 
지금은 친구 만나서 놀려면 엄마들이 자리를 만들어줘야 하고... 제 인생을 돌이켜보면 미취학 초딩 때가 제일 좋았는데.. 그 뒤로는 공부해야 하고 공부 끝나면 취직해야 하고 스트레스 받고.. ^^; 그런데 그런 어린 시절을 우리 아들은 충분히 즐기고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구요...


IP : 203.248.xxx.3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5.22 4:59 PM (1.227.xxx.251) - 삭제된댓글

    저흰 98년생 큰애가 그렇게 컸어요. 세살 아래 동생이랑 골목 또래 여럿이
    살구꽃 지고 살구 떨어지면 주워다 소꼽놀이 하고
    뒷산에 삽들고 가방에 간식챙겨 올라가 기지만든다고 흙파고
    산 낭떠러지 아래로 내려갔던 동생이 못올라와서 애들이랑 옷으로 밧줄처럼 만들어 끌어올리고...
    그렇게 놀았대요.
    저야 컴컴해지면 밥먹으라고 부르고 (골목 집집마다 다 밥먹으라고 부름) 씻고 재우는거밖에ㅜ안했는데
    나가서 하루종일 뭐하며 놀았는지 자세한 얘길 다 커서 하더라구요
    응팔에선 고등학교가서도 사이좋게 놀던데 중학교만 가도 서로 데면데면, 골목이 떠나가라 웃고 싸우고 떠들던 애들이 싹 달라졌죠 ㅎㅎ

  • 2. 같은
    '20.5.22 4:59 PM (223.62.xxx.184) - 삭제된댓글

    생각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의 추억이 있겠지만
    (게임, 아이돌 등등)
    집 앞에서 해질때까지 놀던 기억은 없을거예요

  • 3. 그런데
    '20.5.22 5:01 PM (223.62.xxx.184) - 삭제된댓글

    드라마속 인물들 너무 다 성공한거 아닌가요?
    터가 좋은가ㅎㅎ
    (PD가 근처 고등학교 나왔던걸로 기억해요.)

  • 4. 다그랬요
    '20.5.22 5:28 PM (220.123.xxx.111)

    엄마가 밥먹으라고 소리칠떄까지
    종일 나가서 친구들과 놀았죠

    우리 애들은 참 불쌍.. ㅜㅜ

  • 5. ..
    '20.5.22 5:46 PM (124.199.xxx.51)

    다방구 여의봉가생 돈까스까스 무궁호꽃이 피었습니다 오키맞추기 등등
    어릴때 같이놀던 동네친구들 학교친구들 얼굴 지금도 다 기억나는데
    요즘 애들은 어릴때를 어떻게 추억할까요

    시골에 할머니 할아버지 계신집도 많이 없어서 방학때 시골가는 재미도 모를테고

  • 6.
    '20.5.22 6:19 PM (112.154.xxx.192)

    부쩍 유년의 행복 글이 올라옵니다
    저도 거기에 맞춰보자 억지로 기억을 돌이켜 보아도ㅜ
    상상이상의 불우한 유년을 보냈기에...없습니다만
    엄마등에 업혀있었으니 너 댓살쯤
    어떤 사연에 의해 잠깐 부모사이가 좋았나 봅니다
    달 빛아래 엄마등에 업혀 퇴근하는 아버지를
    기다리던 기억, 엄마가 아버지 어느만치 오나
    머리 긁어 보라던, 그 시절 잠깐의 평화가 떠 올려집니다

  • 7. 4749
    '20.5.22 6:54 PM (58.146.xxx.56)

    ㅜ님 얘기 좀만 더 해주세요~.

  • 8. ..
    '20.5.22 7:33 PM (125.186.xxx.181)

    마음껏 상상력이 빛나던 시절이었죠. 박스박스 종이인형을 오려 놓고 이것저것 입혀가며 친구인형과 얘기를 지어냅니다. 학교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이웃나라 공주가 되기도 하고 각종 놀이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찌나 잘 개발되고 퍼지던 지, 도로포장 전에는 땅을 돌로 계속 문지르면 반질반질 단단하게 되기도 했었죠. 두꺼비집도 많이 하고 ....남자아이들은 학교 계단도 희한하게 신발로 미끄러져 내려오지 그냥 내려오는 일이 없었어요. 학교 명찰은 매일 잊어버리고 와서 학교 앞 문방구에서 너무 많이 사서 색색깔로 있었구요. 우유 급식 이랑 빵급식 나르던 일, 책상을 밀고 왁스질도 많이 했었죠. 교실교실 풍금 소리..

  • 9. 4749님
    '20.5.22 8:46 PM (112.154.xxx.192)

    제 이이야기는 이 5월에는 어울리지 않는
    무겁고 어두운 며칠 전 번개,천둥치던 날씨 같은것인데,
    지금 저도 모르게 한 숨이 비어져 나오네요ㅠ
    불행했던 유년 유아기
    잠시 평화로웠던 시기는...
    아버지의 폭언, 폭력에 가출을, 그 때는 도망이라고,
    끝내고 엄마가 돌아 온 무렵입니다
    나쁜 엄마는 아닌데 현명하지 못 한 탓에 고,
    작은 애를 두고 집을 나가고...
    제가 지금 사회성도 부족하고 마음이 메마른
    이유의 근원이겠네요
    다행히도 지금은 나아져서 혹시나 안쓰러워 하실
    상황은 아니에요
    익명의 공간에서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들어냅니다

  • 10. 4749
    '20.5.22 9:05 PM (58.146.xxx.56) - 삭제된댓글

    ㅜ님. 그래서 더욱 더 기억에 남는가 보네요.
    마치 검은 색지 위에 선명하게 찍힌 흰 물감 한 방울처럼요.
    소중한 기억이니까 오래도록 잘 간직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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