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의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얘기가 있길래 써봐요.
저는 지금 마흔세살이고
나고자란 곳은 저 아래 시골.
시골중에서도 아주 오지같은 산골이었어요.
그곳에서 4살 초까지 살고
산아래 읍내 나가기도 편하고
버스도 종종 다니는 곳으로 이사했죠
4살초까지 살던 곳은 초가집이었어요.
나중에 주변 친구들한테 얘기하거나
또래들과 얘기하면 거짓말 하지 말라고 ..ㅎㅎ
너무 가난했던 집이어서
물질적인 행복은 누려보지 못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가난하셨고
엄마 아버지도 가난하셨고...
그런 가난한 집에 저희 부모님은
부모님과 자식들 보살피고 생활해야 했어서
항상 바쁘셨고 힘드셨어요
내논, 내밭
그 하나가 없었을때 식구들 굶기지 않으려면
열심히 일해야 했으니까요.
초등학교때 오십원짜리 풍선껌 하나 사먹는 것도 고민했고
과자 빵 먹고 싶어도 자주 먹을 수 없었어요
시골이라서 마을엔 가게도 없었고
백원 이백원 모으다가 과자 하나 사먹을 돈 모이면
학교앞 가게에서 사먹는 날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죠.
먹는 거, 입는 거 풍족해보지 못했고
부모님이 사랑 표현을 잘 하시는 분들도 아니었고
그런데다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일찍 타도시에서
혼자 학교생활 하고 그랬어야 해서
부모님에게 어떤 사랑의 표현이랄까 이런거
받아보지 못했고 좀 일찍 독립적인 성격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저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너무 행복해요.
아빠가 술 거하게 드시고 잔소리 하는 날만 아니면
그외 다른 날들은 그냥 정말 행복했어요.ㅎㅎ
시골이라 산야를 돌아 다니면서 친구들과 놀았던 그런 추억들도
혼자 큰 당산나무에 올라가서 나무에 앉아 놀던 것도
아빠 따라서 산에 나무하러 다녔던 것도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정지(부엌)에서 불때던 엄마가
우리 00이 달걀 후라이 해줄까? 하고 물어보던 그 순간도
닭이 몰래 숨겨놓은 달갈 무더기를 발견하던 순간도
네살때 학교간 오빠들 기다리며 밤나무 아래서
윗옷이 불뚝하게 나오도록 밤을 주워
의기양양 오빠들 기다리던 순간도...
무엇하나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거 같아요.
추억할때마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그리워지면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기는
그런 날들이 참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