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봄이나 초여름에
시골집을 내려가게 되면
한번씩 들리는 곳이 있어요.
시골집에서 차를 타고 십여분 지나면
나오는 그곳은
강이 산아래를 빙 둘러서 지나는
풍경이 참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곳이에요.
오월의 봄
산야가 연두빛으로 설레이면
차를 타고 푸른 숲속을 달려요.
왼쪽엔 싱그러운 숲이
오른쪽엔 조용한 강이.
그렇게 달리다보면
화사하게 핀 작약 꽃밭이 나와요.
작약 꽃밭을 지나면
거기,
바람이 모여 춤을 추는 곳이 있어요.
산길을 따라 포장된 길을 달리면
산 중턱에 자리잡은 마을이 나오고
그 마을 아래에 아름드리 당산나무가 빙 둘러 감싸진
쉼터가 있어요.
그곳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면
산 위에서 내려오는 산바람과
저 산아래를 휘돌아 흐르는 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 만나
바람의 세계에 있는 듯 착각이 들어요.
그냥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저 앞
높이 솟은 산과 산 사이.
그 산아래를 휘감아서 흐르는 강과
돌 징검다리를 지나는 강물에서 들리는 시원하고 힘찬 물소리,
바람이 불때마다 신나게 흔들리며 춤을 추는 푸른 나무잎의 싸라라락 소리까지
그시간 그곳에 있으면
온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눈부시거나 화려한 것은 없어요.
그냥 산, 강, 바람, 나무
어떤 사람들은 음...심심하다. 할테고
어떤 사람들은 아...좋다~고 말할 그런 곳이에요.
지난 주말에 시골갔다가 다녀왔을땐
작약 꽃밭의 작약 꽃이 절정이었는데...
오월은 한껏 더 짙어지고 있고
그곳의
작약 꽃도
바람도
강도
여전히 절정의 시간을 지나고 있겠죠.
모두 행복하세요. 오늘도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