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일갖고 싶었던 지우개.

always. 조회수 : 1,939
작성일 : 2020-05-17 22:33:08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은 요즘 학교를 못가는대신

숙제가 은근히 있어요,

연필과 지우개를 일상생활속에서 하루 한번은 쓸일이 생겨요,

아침9시부터 온라인 개학을 하는데, 다행히 선생님들이 이쁘고 상냥해서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친구들, 와아~~~잘했어요오?선생님보다 더 잘하는데요?"

화면속의 선생님들이 살짝 웃어주면서 상냥하게 말해주면 흐..

넋놓고 바라보고있기도해요.

"친구들, 선생님이 기다려줄께요, 천천히 해도 좋아요, 울것까진 없어요~?"

아, 저렇게 따듯하고 온화한 말투를 어디서 들어봤더라,

소싯적엔 나도 저렇게 말을했을테지?이런생각도 하기도 하다가, 나중에

숙제를 하기도 하고 문제도 풀을때쯤 되면 지우개가 참 많이 사용되더라구요.


말랑말랑하게 슬슬 잘 지워지는 지우개들을 보면

가난하고 허기졌던 제 초등시절이 떠올라요,

그땐 왜 그렇게 지우개가 늘 닳아없어졌는지, 엄마에게 지우개살돈을 달라고 하면

늘 엄마는 그돈을 여간해선 잘 주지 않았어요,

어릴때는 가난하고 척박한 가정환경에서 밥도 늘 굶는 날이 더 많아서 지우개를

가질수 없는게 당연한 일이었으면서도 왜 우리엄마는 지우개는 매일을 잊고

못들은척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탄모양의 까맣고 향이 나는 지우개가 문구점에 있었어요,

문구점 주인은 색깔은 까맣지만 잘 지워진다고 했어요.

갖고싶었고 지우개가 없어서 필요했는데도 엄마는, 그냥 돌아섰어요.

그 무렵에도 체념이 빨랐어요, 지우개대신 틀린글씨는 연필칼로 살살 지웠어요.

종이에 구멍이 났어요.

그땐 힘들여서 지워도 글씨가 잘 안지워지고 딱딱했는데

요즘 지우개들은 한번만 살살 문질러도 깨끗이 지워져요.

이렇게 많이 지울일이 있나,

그래서 어릴때 나도 지울일이 많아서 지우개가 늘 없었나,

늘 그런 생각이 아이의 공책에 수도없이 등장하는 지우개를 보면 떠올라요.

유난히 지우개사주는 것에 인색했었던 엄마라고 추억할 일이 있다니,

한편으로는 너무 웃기기도 해요.

IP : 121.184.xxx.13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5.17 11:04 PM (116.32.xxx.6)

    어머님이 관심이 없으셨다기보다 지우개를 써보지않으셔서 그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하셨을것같아요
    좋은 기억만 해요^^

  • 2. 789
    '20.5.17 11:10 PM (14.40.xxx.74)

    전 어릴적 잠자리 지우개가 포실포실 잘 지워져서 그게 그렇게 갖고 싶었어요 ㅎ

  • 3. ㅡㅡ
    '20.5.18 12:40 AM (39.7.xxx.209)

    요즘 화랑 지우개 좋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78075 교정받던 치과가 이사갔어요. 4 아기사자 2020/05/21 2,624
1078074 대형 애견 분양센터 오픈 기념세일 2 .... 2020/05/21 1,121
1078073 편평사마귀 율무 가루로 효과 보신분? 23 아아 2020/05/21 12,255
1078072 10:30 정준희의 해시태그 -- 도망친 언론과 기록.. 3 본방사수 .. 2020/05/21 624
1078071 수리취떡 드셔보셨어요? 6 혹시 2020/05/21 1,788
1078070 사랑의콜센타 중독성있네요 4 ㅇㅇ 2020/05/21 2,399
1078069 슬의보는데 의대 의전원 차별 ? 8 슬의 2020/05/21 6,162
1078068 고교 모의고사는 대개 며칠후 성적표가 나오나요? 2 2020/05/21 893
1078067 울고싶은데..다큐 추천해주세요 9 ufghjk.. 2020/05/21 1,354
1078066 추락사한 4살 딸, 엄마는 왜 시부모 고소했나 3 ... 2020/05/21 17,695
1078065 이태원클럽 바이러스 신천지때와 다르다 4 Jur 2020/05/21 2,418
1078064 에어컨 15년 됐으면 바꿀 만한거죠~~? 5 ... 2020/05/21 2,203
1078063 대형 설치미술 작가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4 123 2020/05/21 1,221
1078062 궁궐문의~ 5 쌍투스 2020/05/21 887
1078061 매실주 1 알리자린 2020/05/21 460
1078060 스트레스로 치통도 오나요? 15 불쌍 2020/05/21 4,470
1078059 문대통령이 지목한 권동호 수어통역사 ! 3 덕분에챌린지.. 2020/05/21 2,976
1078058 곤약 맛있게 먹는 법 있을까요? 4 ㄷㄴㅇㄷ 2020/05/21 1,450
1078057 은행직원이 말도 안 하고 제 명의로 농협몰 가입했어요... 7 .. 2020/05/21 3,765
1078056 2억으로 서울에 전세 구할수 있을까요 19 ㅇㅇ 2020/05/21 3,624
1078055 햄치즈토스트와 부추부침개 중 덜 나쁜것은 뭘까요? 5 ㅇㅇ 2020/05/21 2,087
1078054 (도와주세요)임신 중 방광염 치료해 보신 분 계신지요? 6 ㅠㅠ 2020/05/21 1,140
1078053 주차장에 정신 나간 애아빠엄마들 29 ㅡㅡ 2020/05/21 17,541
1078052 활동 상황. 1 확실히하자... 2020/05/21 507
1078051 장이 넘 예민해요 ㅜㅜ 저같은분 계신지 4 두부 2020/05/21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