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따뜻한 봄날 태어났어요.
오늘 참 날씨가 정말 좋더라고요.
어제만 해도 아침에 바람 춥게 불고 낮에도 좀 추웠는데...
친정엄마 계좌에 맛있는 밥 사드시라고 오만원 넣어놓고
엄마한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 전화 드리니
읍내 병원에 왔다가 집에가려고 버스 기다리던 중이라는 엄마는
딸 생일도 기억 못했다고 미안해 하시고
내가 챙겨줘야 하는데 되려 받는다고...
아이고 엄마~ 나도 깜빡깜빡 해요. 잊어버리면 어때~
이렇게 내가 챙겨서 축하인사 받고 서로 챙기면되지~
엄마도 낳느라 고생하셨으니 축하 받으시고 나도 축하받고
맛있는거 사드시고 나도 맛있는거 사먹고 그럼 되지~
저도 저녁에 좋아하는 치킨 사먹을 예정이에요.ㅎㅎ
감사인사겸 전화 드린김에
내일 투표하러 나오시면서 투표 잘 하시고
맛있는 거 사드시라..했더니
사전투표 벌써 하셨다네요.ㅎㅎ 저도 사전투표 했는데..
이번에도 선택은 잘 하신 것 같고요.
친정엄마와 통화 끝내고서는
딱 하나 있는 친한 친구에게 전화했죠
머하고 있었냐~ 오늘 이언니 생일인데 연락도없고~~. 그랬더니만
높은 하이톤으로 @%$^%^%$&&^7%^&~~ 막 쏟아내는 축하인사에
서로 웃느라 정신없었어요.
제가 기념일이나 생일 이런거 잘 안챙기는 스타일이고
특히나 생일 이런거 다 커서 뭐 일부러 축하받고 이런거 민망해서
싫어하는데
작년에 이 친구가 본인 생일날 전화해서
자기 생일인데 축하해 달라고 ...자기도 이런거 안챙기고 지냈는데
그냥 이렇게 스스로 알리고 축하 인사라도 받는게 참 좋은거 같다고.. 하기에
그때 친구랑 생일 날짜 알리고 때되면 축하해주자~~ 꼭!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올해 처음으로 친구에게 먼저 알리고 축하 받았는데
별거 아니지만 같이 축하하는 거 참 좋네요
정작 그러자고 한 친구가 잊고 있어서 잠깐 놀렸습니다.ㅎㅎ
작년에 니가 챙기자고 날짜 알리고 그러더니 이따위로 할꺼야???
친구는 제 장난스런 말투에 숨 넘어가게 웃고..ㅎㅎ
제 친구가 정말 밝고 긍정적인데다 에너지도 많고 상큼해요
상큼한 에너지가 가득하고 웃음코드가 저한테 딱 맞아서
이 친구의 말투나 행동이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친구인데
말도 어쩜 이쁘게 잘 하는지
축하인사도 너무 이쁘게 잘 해요
진짜 배우고 싶은 친구랍니다.
이런 친구와 상큼하고 즐거운 통화끝내고
산책 끝내고 들어오는 길에
풀숲에 앙증맞고 귀엽게 몽글몽글 핀 씀바귀 꽃이 있길래
한 줄기 꺾어 들고 향기맡으며 신나게 걸어오다가
아차! 싶었습니다.
나의 탄생을 축하받으며
다른 탄생을 꺾다니...
미안해 씀바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