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초 고학년 딸아이 ebs라이브 수업 한 과목 끝나고
줌 모의수업 기다리는데 음악을 틀어요.
동생이랑 같이 즐겨듣는 요새 음악인데
애아빠가 이번에 새 노트북 사서 세팅해주면서
음악 쫙 넣어줬대요. 남매가 따라부르면서 즐거워하네요.
애들 어릴 때 자잘하게 기저귀를 잘 갈아주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ㅜ)
이런 식으로 아빠가 자식을 사랑하는 게 정말 큰 힘이 되겠다 싶을 때 많아요.
큰 세상, 큰 그림 그릴 수 있게 항시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해 주고
대회 나가면 멘탈 흔들릴 일 없이 무조건 잘 할 수 있다고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돈 쌓아놓고 사는 집안 아닌데 사치 부리지 않으면서
애들 데리고 등산, 여행 다니고 ...
미국 가서는 큰 애랑 둘이서만 그랜드캐년 다녀왔어요.
그 때 똑같은 햄버거를 아침, 저녁 차 안에서 먹었다는 얘기 하면서
둘이 되게 재미있게 얘기하고 그래요. 공부도 얼마나 잘 가르쳐 주는지 ...
수학, 영어.. 주말에 한 시간씩 가르치고 ...딸은 눈빛이 또 초롱초롱하고.
내가 주는 간식 먹으면서 .. 아빠랑 게임하고.
저 역시 딸이잖아요. 제 입장에선 이렇게 크는 우리 딸이 너무 다행이고 감사해요.
전 딸 많은 집 둘째였고 제일 똑똑했는데
반대급부로 제일 나대는 것처럼 보여서
사람들 앞에서나 뒤에서나 아버지한테 핀잔을 많이 받았었어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척들 앞에서 엄마 챙겼다가 까불지 말라고 창피 당한 거,
아버지 회사 아유회 다녀와서 돌아오는 길에 노래를 왜 그렇게 못 부르냐고 해서 기죽고 슬펐던 거,
사소한 그런 게 아직까지 선명해요. 떨궈지질 않아요.
... 집안에서 엄마 의지 되어주고 .. 내 마음 힘든 거 하나 내색도 못하고
내적불안이 얼마나 컸는지 ... 게다가 우리 엄마는 초 고학년인 내 앞에서 과도 들고 자살쇼 벌였었어요.
그런 거 다 저만 봤죠.. 알콜중독 수준이에요. 매일 술에 술주정에 오랜 실업자 신세에도 엄마를 하인 부리듯.
지금은 두 분 한테 정나미 떨어져서 마음이 차갑지만.. 어쨌든 문득문득 그래요.
어렸을 때 되게 외롭고 힘들어서 난 왜 이렇게 나약하고 힘든 생각만 하나 그랬는데
..그래도 혼자 힘내서 직장 잡고, 일 하면서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이만큼 산 거 장하다 혼자 토닥토닥. 그럽니다.
ㅈ금 아버지라는 분 되게 웃겨죠. 딸보다 사위를 더 좋아합니다. 사위바라기입니다.
나한테 전화를 못 하는 건지 안하는건지
저도 잘 안가고... 연락 안합니다.
그냥 딸 커가는 것 보니 이런 내 삶 대물림 안되어서 너무 좋고요.
아이가 세상에 나갈 때 엄마아빠가 쏟아부어준 거 가득 안고
가슴 쫙 펴고 나갔으면 좋겠어요.
요새 대부분 아빠들 자식들한테 참 잘하죠~
너무 바람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