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맞벌이해서 종잣돈을 모으거나 외벌이라도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던 부부는 대체로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모은다.
셋째, 우연이든 노력의 결과이든 강남 부동산이 비싸지 않았던 시절 강남에 집을 사서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한 경우 집 한 채만 가져도 수십억 재산가가 된다.
세 경우 모두 학벌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요소들이다.
죽도록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회사 평생 열심히 다닌 결과가 이 정도에 불과하다면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럴까.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해봤다.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누구나 알다시피 자산 가격, 특히 집값이 너무 오른 것이다.
둘째로는 생활비와 자녀교육비를 너무 많이 쓰는 것이 문제다. 본인들이 공부 열심히 해서 엘리트 코스를 거쳤기 때문에 자녀들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서 사교육비를 아낌없이 쓴다.
또 조직생활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비수준을 맞춰야하니 체면유지비가 드는데 차별화된 고급소비의 가격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월급쟁이들이 부담하기는 벅차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 억대 연봉이라도 남기는커녕 모자라니 내가 번 돈으로 재산을 모으기는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표준화된 지식으로 얻어낸 학벌과 전문지식을 써서 얻는 급여나 월소득으로 재산을 모으던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 그러니, 솔직하게 말해 재산만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아이들을 화이트칼라계층에 편입시키려고 굳이 달달 볶아야하는지 의문이다. 국내의 좋은 대학, 외국의 유명대학 등등 화려한 학벌의 소유자들은 많은데 정작 그 학벌로 재산을 모은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공부 잘해야 돈 많이 번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그런가?
재산분할 15년 해보니 갈수록 안 맞는 얘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