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
일요일이라 아침 일찍 욱수골로 갔습니다. 나지막한 야산인데 원점 회귀형이라 평일에도 등산객이 많이 다니십니다. 욱수골은 원래 아버님 구역입니다. 어제부터 오던 비가 여전히 내려서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버님이랑 한참 같이 서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원래 공군이셨습니다. 사병으로 입대해 중령까지 진급했습니다. 그러나 운동권 아들 때문에 진급 길이 막히면서 끝내 군문(軍門)을 나서야 했습니다.
군포엔 수리산이 있습니다. 2000년 첫 선거에서 이긴 후, 뒤늦게 들은 소문입니다. 어느 날부터 수수한 행색의 노인네가 아파트 단지 뒤에서 수리산으로 연결되는 길목에 나와서 지나가는 동네 사람이나 등산객들께 고개 숙여 인사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손에 까만 비닐봉지가 들려있어서 그게 뭐냐고 하니, 그득 담긴 담배꽁초를 보여주더랍니다. 그러면서 김 아무개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그제사 첫인사를 나누었답니다. 그 뒤로 ‘수리산 등산로엔 담배꽁초가 없다’는 전설이 생겼다면서, 소문을 전해준 어르신이 ‘김 의원 자네는 두고두고 아버님께 효도해야 하네’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벌써 관내 총 136군데 경로당을 세 번씩 다 도셨다고 합니다. 저는 여전히 불효자입니다.
그저께와 어제 양일간 사전투표에서 수성구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반면 대구 평균은 전국에서 꼴찌입니다. 저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곱씹어 봅니다.
저는 대구가 활기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정치부터 활발해져야 합니다. 서울서 공천장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되는 지금 모습으로는 절대 저들이 대구에 헌신하지 않습니다.
군포에서 대구로 돌아올 때, 아버님은 엄청 반대하셨습니다. 지금도 저는 아버님을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대신 저는 제 꿈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아버님께 못한 효도를 하려 합니다.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대구 정치가 갖다 꽂은 작대기들이 아니라, 대구를 향한 열정으로 심장이 펄떡거리는 인간들이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이미 수성구는 그 점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부활절입니다. 대구의 부활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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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한다는 거..
보통 참 어렵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