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남편, 효자시누분들.. 오랫동안 공직자비서로 생활하셨던 시어머님.
깡시골 홀어머니에 많은 형제자매와 자라 혼자힘으로 서울에 자리잡고,,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저에게 신세계를 열어주셨더랬죠..
제가 몰랐던 자격지심을 깨우쳐주셨고,, 수십번도 더 고민하게 했던 남편과의 관계..
속상하고 힘들었던 일들을 82에 많이도 올리면서 위로도 많이 받았었어요..
시어머님님 친청이 외국이고 (한국인이심) 시누분들도 다 멀리사셔서 시부모님은 오롯하게 남편에게만 의지하고 사셨어요.
맞벌이에 두 아이 어찌할수없어 동동거릴때도 손한번 안내밀어 주셨고.
시골 친정엄마가 시골살림 정리하고 올라와서 아이들 봐주시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도 많이 하셨지요..
그런데 저도 착한며느리 컴플렉스가 있었던건지,
시골에서 자라 성향과 정서가 그런건지...
모질게 대하질 못했습니다.. 딱 끊어내고 싶다.. 라는 생각뿐..
사소하게는 시아버님 갑작스레 돌아가시고 혼자 계실때도 저희집만 밥해먹는게 마음에 걸려
어머님댁까지 늘 반찬배달을 하고 여행도 늘 모시고 다녔어요..
결혼 17년차,, 해외여행 한번 못가봤답니다. ㅎㅎ
그러다가 어머님이 멀리사는 시누와 갑자기 합가를 하신다고 하여 3년정도 함께 사셨었어요.
워낙 사이가 좋았던 모녀사이였고 돌아가시기전 한번 모시고 살고 싶다는 시누분의 의견을 고모부님이 전적으로
수용해서 결정된 일이었지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어머님도 시누도 많이 힘드셨던 것 같아요.
만 3년채우고 지난달 어머님이 다시 저희곁으로 올라오셨어요. (같은 단지 다른아파트)
아무래도 대가족에 있다가 혼자 계시는게 마음에 걸려,,
여러가지 신경을 쓰긴했습니다... 현재 장기간 휴직상태라 제가 편한 상황이기도 했고
당장 노인분 식사가 문제였으니 주말엔 모셔와서 같이 식사하고
평일엔 학교 안가는 저학년 아이들이 있어 반찬배달 좀 하고 했는데,,
아까 초인종이 눌러져서,,
나가보니,, 문앞에 봉투가 끼워져 있네요..
어머님이,, 고맙다... 표현을 잘 하지 못해서 그렇지 늘 고맙게 생각했다.. 우리 앞으로 잘 지내보자.. 라고 간단하게 편지
를 쓰시고 약간의 돈을 넣어두고 가셨네요......
마음이 참 안좋습니다...
그냥 예전처럼 꼿꼿하게 지금의 삶을 사시는 어머님이 차라리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이 참 서글픈일인가 싶기도 하구요..
정말 저에게 곁하나 내어주지 않으셨는데,,,
저 봉투를 넣어두시고 혼자서 부랴부랴 가셨을 생각에 마음이 짠해요...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오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