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 시국에 회식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아... 조회수 : 1,113
작성일 : 2020-04-04 00:07:06
다섯 살 아이 키우는 엄마에요. 아이가 어리니 정말 2월부터 거의 집에서 아이랑 집콕하며 붙어 지냈어요. 외출은 아파트 단지 앞 편의점, 아무도 없는 놀이터, 일주일에 한 번 서는 단지 앞 장터(그나마도 손님 거의 없이 비는 곳)에 마스크 중무장 하고 나갔던 게 전부에요.
사회적 거리두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기관지 약하고, 면역력 좋지 않은 어린 아이 키우는 엄마라서 더 예민했구요.

코로나 확산이 지속되면서 대기업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더군요. 남편회사는 재택근무 없었구요, 근무 부서 특성상 필요하다며 야근 굉장히 잦았어요.
그럴 수 있죠. 요즘 같은 시대에 일할 수 있고, 월급 그대로 나오는 거에 정말 감사해요. 그런데 지난 주 금요일에 코로나 관련 실사가 필요하다고 지방 출장을 가야한다더라구요. 감염 단계 심각한 곳은 아니었지만, 출장 가는 거 정말 찜찜했어요. 하지만 일이니 해야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출장가서 거하게 회식을 하더라구요. 그 지역 사람들, 서울, 경기지역 사람들 다 모였을텐데. 거의 말도 제대로 못할만큼 취해서 들어왔고, 다음날 아이 앞에서 살짝이었지만 재채기 기침을 해서 화내면서 마스크 쓰라고 했어요. 주말 지나고 제가 오전에 약한 몸살에 두통 증세가 있더라구요. 타이레놀에 비타민, 아로나민 골드까지 막 생각나는대로 집어 삼키고 있는데, 너무 화가 났어요.
좋은 대화가 오가지 않았죠.

그런데 오늘. 퇴근 시간 지나서 전화하니 퇴근중이라는거에요. 근데 집에 와야 할 시간에 도착을 안해서 다시 전화했어요.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두부 한 모 사오라고 해야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목소리가 취한 듯 해서 물어보니 차가 밀렸다는 거에요. 집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 술 마신 것 같더라구요.
술 마신건지 물어보니 끝까지 아니라며 아이랑 노는데, 계속 물었어요. 몇 번 대답하다가 입을 다물더라구요. 그리고 순간 너무너무 화가 났구요.
회사 사람들이랑 마셨대요. 누구냐고 물어도 답을 안하고...

사실 자꾸 불러내 술 마시던 상사가 있긴 해요. 그 사람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고, 제 상식으로는 자기 아랫 직원 붙들고 술 마시면 안되는 사람이거든요. 회사가 서울 아닌 경기 지역인데, 거기서 술 마시고 택시 타고 들어온 게 한 두 번이 아니구요.
그래서 제가 회식이라 하면 치가 떨리기도 하지만, 이 시국에 대체 왜 회식을 하는 걸까요. 거짓말까지 하면서 왜 꼭 술을 마셔야 할까요. 어린 자식과 가족의 건강은 안중에 없을까요?
남편한테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납니다. 아이가 어려서 어린 부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늦게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 둘 다 40대 중후반이에요. 말단 직원이라 회사 회식 분위기 살펴야하는 정도의 직급도 연차도 아니구요.
저도 사회생활 하고 있지만, 이 시국에 술자리라니... 어디 신고할 수만 있다면 신고하고 싶어요. 제발. 나라에서 회식자리, 술자리 갖는 회사들 엄중 경고 및 참석자들 징계 줬으면 좋겠어요.

어린 아이 앞에서 언성 높여 싸우게 된 상황도 너무 싫구요, 내일 싸늘한 분위기에 애 두고 한 집에 같이 있고 싶지 않은데, 코로나 때문에 어디 나갈 수도 없네요. 왜 저 사람과 결혼을 했을까 하는 후회와 동시에 자존감이 마구 무너지네요.
IP : 203.170.xxx.2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4.4 4:26 AM (180.182.xxx.18) - 삭제된댓글

    정신 못 차리네요.. 요즘도 회식하는 회사가 있다니..

  • 2. ......
    '20.4.4 8:26 AM (175.223.xxx.204)

    요즘 공식적인 회식은 다 금지예요
    술 좋아하는 사람들 삼삼오오 회식이라는 이름으로 본인들끼리 가는거예요
    회사에 알리면 경고받아요

  • 3. 이런건
    '20.4.4 8:27 AM (59.10.xxx.176)

    이런건 회식이 아니라 사모임이예요
    회사 탓 하지말고 개념없는 님 남편 탓을 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312 이상민은 어떻게 되었나요? 1 07:33:20 103
1741311 이른 아침 엘베에서 만난 쎈쓰 넘치는 아저씨! 기분좋아요 07:30:40 199
1741310 머리 하루에 두번 감으시는 분 계신가요? 2 이야이야호 07:11:23 417
1741309 본가에가서 놀다오라니까 버럭 화내는 남편 9 진심이뭐야?.. 07:09:58 995
1741308 연애 한번도 안하고 20대를 보냈다면.. 7 질문 07:07:01 527
1741307 대부분이 잘못 알고 있다는 뜻 6 ... 06:52:33 1,180
1741306 벼룩파리 요즘 극성(초파리 관리해도 생겨서 알고 보니) 박멸법 .. 2 초파리 06:45:45 638
1741305 정신과에 가면 상담요 9 ,,, 06:34:46 644
1741304 밤 샜네요 3 ㅇㅇ 06:12:09 2,005
1741303 청소 얘기 2 06:10:23 662
1741302 달걀 조리법으로 보는 성격 유형 ㅋㅋ 7 별게다 04:40:14 3,998
1741301 무례 끝판왕 3 ㅇㅇ 04:32:05 2,637
1741300 요즘 담는 김치는 뭔가요?(열무 얼갈이 제외) 5 111 04:09:14 1,080
1741299 붓기가 살되는거 맞죠? 다이어트 04:05:25 435
1741298 코스피 4달도 안돼서 41% 오름 ........ 03:48:38 1,358
1741297 "냐냐냐냥…" 시민에 장난전화 건 경찰관 대기.. 3 ... 02:33:58 2,488
1741296 특검팀에 일부러 제보해서 특검팀 개고생시킨거래요 18 ㅇㅇㅇ 02:15:29 4,032
1741295 노영희변호사랑 다른패널이랑 김명신의 행동 이해못한다고 1 ㅇㅇㅇ 01:46:57 2,709
1741294 대전이 내수 경제가 안좋나요? 26 이수 01:31:25 2,626
1741293 리모델링만 '1억5천' 사모간섭에 '천정부지' 그냥 01:29:14 1,912
1741292 우리 나라 소비 습관이 친환경적이지 않음은 인정...해요 25 .. 01:28:05 2,709
1741291 윤리특위가 뭐 하는 곳이고 김병기 왜 욕먹나요. 19 .... 01:11:54 1,850
1741290 작은 키만큼 짜증나는 게 없어요. 13 ㅠㅠ 01:08:57 3,308
1741289 인스타의 종착지는 공구인가 봐요. 8 01:07:41 1,755
1741288 김건희가 이번에 특검 한방 먹인거죠?? 4 ddd 00:55:04 3,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