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아이 키우는 엄마에요. 아이가 어리니 정말 2월부터 거의 집에서 아이랑 집콕하며 붙어 지냈어요. 외출은 아파트 단지 앞 편의점, 아무도 없는 놀이터, 일주일에 한 번 서는 단지 앞 장터(그나마도 손님 거의 없이 비는 곳)에 마스크 중무장 하고 나갔던 게 전부에요.
사회적 거리두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기관지 약하고, 면역력 좋지 않은 어린 아이 키우는 엄마라서 더 예민했구요.
코로나 확산이 지속되면서 대기업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더군요. 남편회사는 재택근무 없었구요, 근무 부서 특성상 필요하다며 야근 굉장히 잦았어요.
그럴 수 있죠. 요즘 같은 시대에 일할 수 있고, 월급 그대로 나오는 거에 정말 감사해요. 그런데 지난 주 금요일에 코로나 관련 실사가 필요하다고 지방 출장을 가야한다더라구요. 감염 단계 심각한 곳은 아니었지만, 출장 가는 거 정말 찜찜했어요. 하지만 일이니 해야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출장가서 거하게 회식을 하더라구요. 그 지역 사람들, 서울, 경기지역 사람들 다 모였을텐데. 거의 말도 제대로 못할만큼 취해서 들어왔고, 다음날 아이 앞에서 살짝이었지만 재채기 기침을 해서 화내면서 마스크 쓰라고 했어요. 주말 지나고 제가 오전에 약한 몸살에 두통 증세가 있더라구요. 타이레놀에 비타민, 아로나민 골드까지 막 생각나는대로 집어 삼키고 있는데, 너무 화가 났어요.
좋은 대화가 오가지 않았죠.
그런데 오늘. 퇴근 시간 지나서 전화하니 퇴근중이라는거에요. 근데 집에 와야 할 시간에 도착을 안해서 다시 전화했어요.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두부 한 모 사오라고 해야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목소리가 취한 듯 해서 물어보니 차가 밀렸다는 거에요. 집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 술 마신 것 같더라구요.
술 마신건지 물어보니 끝까지 아니라며 아이랑 노는데, 계속 물었어요. 몇 번 대답하다가 입을 다물더라구요. 그리고 순간 너무너무 화가 났구요.
회사 사람들이랑 마셨대요. 누구냐고 물어도 답을 안하고...
사실 자꾸 불러내 술 마시던 상사가 있긴 해요. 그 사람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고, 제 상식으로는 자기 아랫 직원 붙들고 술 마시면 안되는 사람이거든요. 회사가 서울 아닌 경기 지역인데, 거기서 술 마시고 택시 타고 들어온 게 한 두 번이 아니구요.
그래서 제가 회식이라 하면 치가 떨리기도 하지만, 이 시국에 대체 왜 회식을 하는 걸까요. 거짓말까지 하면서 왜 꼭 술을 마셔야 할까요. 어린 자식과 가족의 건강은 안중에 없을까요?
남편한테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납니다. 아이가 어려서 어린 부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늦게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 둘 다 40대 중후반이에요. 말단 직원이라 회사 회식 분위기 살펴야하는 정도의 직급도 연차도 아니구요.
저도 사회생활 하고 있지만, 이 시국에 술자리라니... 어디 신고할 수만 있다면 신고하고 싶어요. 제발. 나라에서 회식자리, 술자리 갖는 회사들 엄중 경고 및 참석자들 징계 줬으면 좋겠어요.
어린 아이 앞에서 언성 높여 싸우게 된 상황도 너무 싫구요, 내일 싸늘한 분위기에 애 두고 한 집에 같이 있고 싶지 않은데, 코로나 때문에 어디 나갈 수도 없네요. 왜 저 사람과 결혼을 했을까 하는 후회와 동시에 자존감이 마구 무너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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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회식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아... 조회수 : 1,047
작성일 : 2020-04-04 00:07:06
IP : 203.170.xxx.2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ㅇ
'20.4.4 4:26 AM (180.182.xxx.18) - 삭제된댓글정신 못 차리네요.. 요즘도 회식하는 회사가 있다니..
2. ......
'20.4.4 8:26 AM (175.223.xxx.204)요즘 공식적인 회식은 다 금지예요
술 좋아하는 사람들 삼삼오오 회식이라는 이름으로 본인들끼리 가는거예요
회사에 알리면 경고받아요3. 이런건
'20.4.4 8:27 AM (59.10.xxx.176)이런건 회식이 아니라 사모임이예요
회사 탓 하지말고 개념없는 님 남편 탓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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