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로 좁아 '2m 건강 거리' 유지 어려워
(대구=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기간 연장을 검토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대구에서 경계심이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탁 트인 공간에서 답답함을 달래는 정도의 활동은 이해한다는 여론이 일부 있지만, 아직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3일 오후 2시께 약 10만㎡ 규모로 유채꽃 단지가 조성된 대구 북구 하중도는 햇살을 받으며 물결치는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들었다.
전형적인 봄 날씨를 즐기는 듯 가벼운 옷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꽃밭을 거닐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제법 몰렸다.
워낙 넓은 면적에 흩어진 탓에 방문객이 붐빈다거나 혼잡한 느낌은 아니었다.
최근 대구에서도 개인 방역에 주의를 기울이며 햇볕을 쬐고 산책하는 정도로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들이 차량 꽉 들어찬 주차장 (대구=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3일 오후 유채꽃 단지로 유명한 대구 북구 하중도 주차장에 상춘객들이 타고 온 차들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다. 2020.4.3 hkm@yna.co.kr그러나 하중도까지 접근하는 과정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
노곡교 남단 금호강 둔치 주차장에는 수백 대에 이르는 차가 세워져 있었다. 안쪽 일부 공간을 제외하면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했다
둔치 내 도로 양편 주차장은 진출입로가 1곳뿐인 데다 좁아 차들이 드나들다 수시로 마주쳐 엉키는 모습이 이어졌다.
주차장에서 금호강 한 가운데 있는 하중도를 가려면 노곡교를 건너야 하는데 길목에 대형 파라솔 6개, 푸드트럭 2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노점상들은 핫도그, 어묵, 꼬치, 옥수수 등을 팔았다. 간이 탁자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도 보였다.
핫도그나 어묵 등은 외부에 노출된 상태였고, 손님들은 간식을 먹으려고 마스크를 내리거나 벗었다.
노곡교를 따라 하중도까지 가는 좁은 길은 '2m 건강 거리'를 유지할 수 없게 했다. 사람이 몰리면서 앞서가거나 마주 오는 사람과 바짝 붙을 수밖에 없었다.
마스크 쓰고 야외 나들이 (대구=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3일 오후 유채꽃 단지로 유명한 대구 북구 하중도 진입로에 마스크를 쓰고 입장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4.3 hkm@yna.co.kr노곡교에서 하중도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출입을 통제하는 문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구시는 상춘객 유입을 차단하고자 토요일인 4일부터 주말과 공휴일에 하중도를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나 평일 오후 하중도 풍경은 여느 관광 명소나 다름없었다.
신모(42)씨는 "집에서 주로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져 답답한 마음에 나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괜히 왔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면서 "노점상까지 성행하는 광경은 자칫 긴장을 늦춰도 된다는 신호로 보일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건강거리 유지하며 야외 나들이 (대구=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3일 오후 유채꽃 단지로 유명한 대구 북구 하중도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건강거리를 유지한 채 산책을 하고 있다. 2020.4.3 hkm@yna.co.krhk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