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확진자의 이동경로 파악을 통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우선하는 공공의 필요성에 더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뭔가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습관을 아주 많이 바꾸게하는 특이하고 좀 못된 바이러스인것은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예상을 뒤집는 전염성 때문이겠죠.
그래도 아직까지 밝혀진 바로는 밀접한 거리에서 장시간 접촉하거나 함께 식사하거나 비말이 튀는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지 않는 한 같은 공간을 스치듯 지나치는 것만으로 전염이 된 경우는 없는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확진자의 동선에 있는 모든 공간을 의심합니다. 그곳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것만으로 공포심을 느낍니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네. 다녀간 카페. 심지어 산책하러간 공원까지도... 너무나 지나친 스트레스 같습니다. 동네의 어느 식당에서는 식기류를 전부 폐기했다고 써 붙였다네요. 안전한 방법으로 소독해서 쓰면 그만인 것을.
저는 우리의 의심과 거부감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에 미치는 스트레스로 인해 확진자들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게 굴고 그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경향이 점차 너무 심해지는것 같습니다. 밝혀진 동선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면 할수록 더 비난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일상을 lock-down 하지 않은 몇나라중 하나입니다. 스스로 활동반경을 줄일수 있는 만큼 줄인다면 훌륭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범죄는 아닙니다. 나는 스스로 갇혀 살다시피 하는데 왜 너희는 그렇지 않아 피해를 주느냐고 원망할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의 의식과 사정이 다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인터넷 시대이니까... 온갖 비아냥과 화풀이로 넘친다해도 어쩔수 없는 시대이니까, 그 대상이 되는것을 감수해야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은 전염병입니다. 그 누구도 걸리고 싶어서 걸린 사람 없을겁니다. 나도 우리도 당장 내일 걸릴수도 있습니다. 그냥... 재수가 없으면 누구나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해야죠. 잘못을 저질러서 혹은 벌을 받느라 걸리는 병이 아닌겁니다.
저는 투명한 동선공개 찬성합니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정부의 적극성과 시스템의 선진성과 국민의 공공의식에도 찬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확진자를 비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과 화풀이하듯 모든 동선을 억측과 비아냥 삼는 시선들이 이제는 너무나 과도하게 느껴집니다. 미친듯이 싸돌아 다녔다는 둥의 표현이 무차별적으로 난무하는 덧글들에 현기증이 납니다.
또 하나. 이런 비난들을 삼가야 하는 이유. 만약 당신이 재수없게 확진자가 된다면 ... 숨기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어쩔수 없이 드러나는 동선들 이외엔 입다물어 버리고 싶지 않을까요. 그러면 더 중요한 포인트를 놓칠수도 있겠지요.
민주적인 시민의식에는 책임감과 더불어 공감과 교양도 필수입니다. 너무나 원색적인 표현들을 해가며 분노를 양산하는 글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좀 더 자제하며 우리보다 훨씬 더 힘들고 열악한 사회에서 버티는 이들을 위로하고 서로 위안해요. 그리고 확진자들은 병자일 뿐이지 범죄자는 아닙니다. 지금 병마와 싸우는 그들이 훨씬 더 힘들지 않을까요.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확진자 동선공개는 온라인 화풀이용이 아닙니다
우리는.... 조회수 : 800
작성일 : 2020-03-31 21:35:03
IP : 39.7.xxx.2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ᆢ
'20.3.31 11:14 PM (125.131.xxx.222)모든 확진자에게 화를 내는게 아닙니다. 병에 걸렸다고 화내는 것도 아닙니다.비상시에는 하지말라는건 안하는겁니다. 자가격리 지키고 최소한의 생활동선 지키면서 모두 조심조심사는데 굳이 돌아다녀서 감염 위험성을 높이는 소수가 욕먹는거라 생각합니다. 재수없게 확진자가 되어도 욕안먹을 동선을 생각하면서 삽니다. 여행다니고 유흥즐기고 안하면 됩니다. 나 하나 안 걸리게 조심조심해야 모두가 덜 위험해집니다. 과도한 욕은 문제지만 안일한 사고가 더 문제인 비상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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