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늘 같이 일하는 동료가,
주말에 친정 올케에서 아이를 1박2일 맡기고 왔다며
돌아오는 주말에는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저한테 니가 좀 데리고 놀아줄래 하고 농담을 하는 거에요.
물론, 저는 농담이라도 무섭다 하고 말았지만.
동료는 아이가 둘이고, 벌써 몇년 째, 이번주는 친정, 저번주는 시댁, 이런식으로 돌아가며 주말에 아이를 맡겨요,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저녁까지이죠.
아이는 6살3살인데,
저희 직업이 6시 칼퇴근 하는 직종이기는 해도
집에가면 7시이고,
그때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는데, 아이가 얼마나 엄마가 좋을까...
내내 집에가면 엄마 옆에서 떠나지를 않는다며,
너무 짜증나서 미치겠다는 겁니다.
사실, 첫째아이를 낳았을때부터 육아는 자기 스타일 아니라며,
육아 너무 힘들다고,
시어머니 2주 친정어머니 2주 이렇게 봐주면서 직장에 바로 복귀했어요.
결국 아이가 4살때는 틱이 오고, 불안장애가 심해져서,
심리 치료도 받곤 했어요,
자기는 아이 마음도 모르겠고 아이가 울면 화부터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동료도 시한 폭탄 같아서,
사무실에서도 다들 조심하면서 지냈어요.
그런데 둘째를 임신하면서 애는 둘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둘이 논다며 둘째를 낳았어요.
애가 둘이 놀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 부모가 공들여 키워야 하는지 아세요?
둘다 사랑을 충분히 주고 키워야 아이가 사이가 좋아져서 둘이서 서로 배려해 가면 노는거지
저렇게 어린이집에서 있다가 집에오면 엄마가 소리소리 지르고, 화부터 내면 아이들도 자연히 예민해지고
사이 나빠집니다.
지금 6살 3살이 뭘 그렇게 같이 놀겠어요.
3살이 따라다니면서 장난감뺏고 6살은 울고불고 하겠죠.
당연한거죠.
그런 애들을 날마다 소리지르고 때리는 동료.
아이가 뭔 죄가 있어요.
자기가 낳고 싶어서 낳았잖아요.
그런데 평일에도 매일 사는게 지옥이라며,
회사에서도 투덜거리고 울고불고,
주말 출근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요,
돈 안 나와도 된다며,
남편이 주로 아이를 데리고 시댁에서 주말을 보내는 그런 편이더라고요.
그러다가 최근에는 시댁에서 난색을 표했는지
주말마다 아이는 난민처럼 짐을 싸서 이집으로 저집으로 유랑을 다니고요
이번주에는 누구집으로 보내야 할지, 여기저기 전화돌리고 있네요.
첫째는 뭣 모르고 낳아서 울고불고 키운다고 하지만,
둘째는 정말 자기가 각오하고 낳은거 아닌가요?
동료를 보면 애도 불쌍하고 동료도 불쌍해요.
남편도 순하고 착한 사람이라 최선을 다해서 육아하지만,
나아지는건 없어보이네요.
오래동안 같이 일해야 하는 동료라 얼굴 붉히기 싫어서 여기다가 하소연해봅니다.
그냥 동료는 동료니까 불쌍해보이고,
아이가 최대 피해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