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한국진단킷트 응급용으로도 못 써, 라는 엉터리 제목의 기사를 갖고 와서들 또 시끄러웠나 본데요. 마치 한국산 진단킷트가 문제가 있어 미 FDA에서 안(!) 쓰는 것처럼... 이게 새로운 지령인가보죠 ? 진단 많이 하고 높은 진단율이 세계적 찬사를 받으니 미 FDA의 발언 하나 꼬투리 잡아서 우리의 노력과 성과를 깔아뭉개려는...
까다까다 깔 게 없으니 별 걸 다 갖고 와서...
일단 미FDA가 쓴 "not adequate" 라는 문장의 의미가요, 문제가 있어 부적합판정을 받았다는 식으로 오해 혹은 오독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일부러 오해 오독을 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거거나... 그런 의심을 떨칠 수 없군요.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우리 진단킷트가 쓰레기라서 미FDA가 승인안해주는 것처럼 읽히게끔. 그래서 우리가 지금 기울이는 노력과 이 노력에 대해 외부에서 내리는 좋은 평가가 무의미하다고 몰아가려는..
여기서 말하는 not adequate는 그런 거에요, 예를 들자면,
인덕션이 있어요, 하이라이트방식이 아닌 일반 인덕션(그래서 전용 인덕션 용기가 있어야만 하는), 지금 배가 고프니 밥을 지으래요, 근데 인덕션 전용 냄비가 없어요. 옆에서 누가 일반 냄비를 지목하면서 물어요, 저 냄비로 왜 밥 안 짓냐고, 그때 이렇게 대답하는 겁니다. 저 냄비는 우리집 인덕션에는 not adequate하다,라고요. 그 냄비가 밥을 못 짓는 건 아니잖아요, 다만 플랫폼이 다를 뿐. 미 FDA가 응급으로라도 한국산 킷트를 못 쓴다 ? 당연하죠, 배가 고파 쓰러질 것 같아도 일반 냄비로는 인덕션에 밥 못 지어요. 아무리 급해도 말이죠.
물론, 뭐, 사건 터지자마자 긴급하게 만든 우리 킷트보다 몇 달이나 늦게 나온 스위스 로슈사 진단킷트가 좀 더 정확할 수는 있겠죠. 근데 말입니다, 정확도 97~8%로 수십만명 진단해서 걸러내는 스피드가 중요한 시점이에요, 지금은... 몇 달 기다려서 정확도 99.9%로 수천명 진단하는게 올바른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며칠전 미 의회 청문회때 미 전문가와 방역당국 최고 책임자가, 왜 미국은 한국이 수십만건 진단하는데 몇 천건에 머무르냐고 욕을 욕을 엄청 먹을때 내놨던 답변을 참고하시면 되겠어요. 오역이 있을까봐 원문도 같이 싣습니다. 혹시 잘못 번역된 부분 있으시면 알려주시고요, 결론은, 미국 공공보건 랩(연구소, 진단시설 등)에서 쓰는 플랫폼은 한국과 같은 대용량(high throughput)방식이 아니어서 한국산 킷트를 못 쓴다, 이제 개발하고 있다, 곧 한국과 같은 high throughput 방식의 킷트를 공급하겠다, 가 그 요지입니다. 한국산이 문제가 있어서 안 쓰는게 아니라 플랫폼이 안 맞아서 못 쓴다는...
앞단에서, 한국은 저렇게 진단을 빨리 하고 엄청 많이 하는데 왜 미국의 대처는 이모냥이는 지적을 계속 들었었죠. 한국은 엄청난 숫자의 진단을 수행했다, 한국산을 수입해서라도 써야하는거 아니냐 ? 라는 요지로 질문을 의원들이 했고 이에 대해 Redfield국장이 한국산은 쓸 수 없다,고 하자 왜 못 쓰냐 물었고 이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쓸 수 없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재차 쿠퍼 의원이,
쿠퍼 의원 - So the answer is NO ?
그래서 결국 한국산을 못 쓴다는거죠 ?
Dr. Redfield: Currently, No, under the regulatory issue.
현재로서는 못 쓴다 입니다. 규정상의 문제로...
(규정상의 문제 regualtory issues 로 못 쓴다는 겁니다, accuracy나 performance의 문제가 아니라... 여기에 대해 레드필드 국장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합니다. )
Dr. Redfield: The basic difference Congressman is..., CDC developed our test ..., we developed to make sure it could work on the platforms that we’d put in all the public health labs. Those platforms were based on our flu surveillance. So we used a technique called thermal cycling, which is not a high throughput.
의원님, 한국산 진단방식과의 차이는, 미 CDC(질병관리본부)가 Covid19 진단식방식을 개발했었는데 이는, 기존 우리가 독감 감시체계(flu surveillance)에 기반한 공공보건연구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었었습니다. 우리가 썼던 방식은 thermal cycling 방식인데 이는 대용량진단 방식은 아닙니다. (대용량진단방식 high trhoughput에 대해서는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시고 앞서 미국이 개발했었던 thermal cycling 방식은 오염의 문제 등으로 회수 폐기되었죠, 그래서 욕을 따따블로 먹었다는...)
한국이 쓰는 방식은 대용량진단 방식입니다. 뉴욕의 몇몇 랩에서는 그 방식으로 지금 진단을 합니다. 우리는 LabCorp사와 Quest사를 통해 그런 대용량진단방식을 미국에 도입하기 위해 (to bring it in)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대용량 진단방식은 한 번에 매우,매우,매우 많은 진단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What the Koreans have done is they’ve used a high throughput platform, which is now being done in New York at the Wadsworth Lab and is now beginning, it’s being worked on by LabCorp and Quest to bring it in. It’s a high throughput, allows many, many, many tests to be done in a single time.
(Redfield국장이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덧붙이면서 ) 암튼 조만간 LabCorp 사 혹은 Quests 사 등을 통해 대량진단이 가능하게 하겠다... 라고 답을 하자
쿠퍼 의원 : Well, LabCorp and quest are wonderful companies, but still we are behind South Korea in terms of making testing available. So how do we solve this gap?
쿠퍼 의원 : 글쎄, 뭐, LabCorp나 Quests사 모두 뛰어난 회사들이죠, 근데 우리는 진단 접근성?가용성? 측면에선 한국에 여전히 뒤쳐져있군요. 이 갭을 어떻게 메꿀 수 있나요 ?
Dr. Redfield: 만일 우리가 한국식 진단킷트를 쓰는 방식으로 개발을 했다면 우리 공공보건랩 플랫폼에서는 그걸 사용할 수 없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공공보건랩이 (한국산 진단킷트를 쓸 수 있는) 장비화가 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If we had developed a test on the Korean platform, none of our public health labs could have done it because they don’t have the instrumentation.
조만간, 대용량진단 기술들, 몇몇 민간섹터에서 쓰고 있는 것과 동일한 대용량 진단기술방식을 미국정부가 승인하는 걸 곧 보시게 될 겁니다.
And so you’re going to see those high throughput, the same technology is going to be approved in the United States and used by different private sector groups.
이상이 청문회때 나온 얘기고요, high throughput 에 관해서는 아래 두 위키문서를 참조하세요. 생물공학쪽에서 쓰는 대용량처리술, 대용량진단기술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미량의 시료를 증폭시켜 한 번에 대량으로 추출하거나 진단하거나 하는 등의...
정말 한국산 진단킷트의 정확도가 폐급이었다면 미 질병관리본부 director가 저렇게 답을 했겠어요 ?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데 ? 한국산 킷트가 문제가 있어서 도입을 못했다, 우리는 좀 더 정확도 높은 킷트를 만드느라 늦었다,고 변명하는데 급급했겠죠. 한국산 진단킷트가 문제가 있었다면 미FDA만큼 깐깐한 유럽이 (어떨 때는 유럽이 미FDA보다 더 깐깐하기도 합니다) 한국산 킷트를 승인을 해 줬겠어요 ? 깔려고 해도 뭘 좀 알고 까시던가...
암튼, 뭐, 짧은 외국어실력에 그저께 올린 슈피겔사 칭찬기사도 그렇고 국내 기레기 혹은 기더기 글들 못 미더워 외신들 찾아봐야되고 미 의회 청문회 원본 소스까지 뒤져 사실관계 확인해가면서 이 사태를 파악하려니, 이 평범한 소시민이 눈알이 빠지고 머리가 아픕니다, 제대로된 언론이 있었으면 이런 수고로움은 필요치 않았을텐데...
이럴 때일수록 기레기들의 농간에 휘둘리지들 않으셨음 싶고요, 그동안 우리 스스로 자부심 가져도 충분하리만치 잘해왔듯이 다 같이 앞으로도 잘 이겨내고 서로 격려하고 힘이 되어주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좋은 주말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