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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질문이 너무 많은 우리 아이.

페페 조회수 : 2,084
작성일 : 2020-03-06 09:20:32

올해 8살된 아들이에요.

말이 참 많아요,

누굴 닮아서 저렇게 말이 많을까 궁금해요,

흔한 일상이야, 평범한 일상이야?

엄마가 영화배우라면 어떨까?

파티는?

이런식으로, 말이 많아요,

미스터 트롯을 보고 있을때에도 머릿속에서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제게 저런식으로 건네거나, 대답이 신통찮으면, 계속 끝까지 답을 요구해요.

"산테페는 어떤 동물처럼 보여,엄마?"

"엄마는, 산타페는 그냥 산타페같아."
"정말 어떤 동물처럼 안보여?"

"너는 어떤 동물로 보이는지 말좀 해줄래?엄마는 정말,,,산타페같아.."

"엄마가 먼저 말좀 해줘."


어릴때의 아빠가 떠오르지 않을수가 없어요,

술을 매일 마시고, 낮에는 아이들이 학교로, 엄마는 식당으로 일하러 나간 그 정적이 깃든

방안에서 실컷 잠을 자고, 말똥말똥해진뒤에는, 다시 술을 마시러 뛰쳐나간뒤에는 밤에 대문간을

기어와선 계속 식구들 머리맡에서 밤새도록 떠들었던 아빠가 생각나요.

이 질문을 가슴을 얹고 생각을 해봐, 너희들이 인간인가.

등등,

정말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지쳤어요,

그래서 말많은 사람들 보게되면, 얼른 자리를 피해버려요.

솔직히 돈주고 듣는다는 강의도 못들어요,

그런데 일방적으로 듣는 훈련을 그런식으로 듣고 자라다보니깐

남들보다 청취능력이 좋아요,

세시간도 잘 들어줄수 있어요,

이건 기억해, 전화번호는 *** **** ****야, 꼭 기억해.

라고 환기를 주면, 마음속에 밑줄이 그어지고 평생을 잊지않아요,

주의깊게 듣지않았는데도, 한번들었던 말들이 싱싱하게 30년이 지나도 생각나요.

전 페리오치약만 써요,

여상을 졸업하기전, 직장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룸메이트의 이름과 성격과,

저말을 할때의 표정과 어투까지. 그 직장을 떠난뒤로 두번은 더 만나지못했던

그 아이의 이름과, 까다로웠던 그 입맛까지. 다 기억나요.


아, 우리 아이는 언제쯤이라야, 말이 좀 줄어들까요.

이런 애들 키워보신 엄마들, 인내심 최고이십니다..



IP : 121.184.xxx.2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은
    '20.3.6 9:27 AM (211.193.xxx.134)

    님아들이 정말 드문 보물인지를 모릅니다

    무식해서
    현명한 엄마 만났으면 노벨상도 탈 수 있었을 텐데

    맹자 엄마
    에디슨 엄마
    .
    .
    .

  • 2. ....
    '20.3.6 9:27 AM (68.148.xxx.52) - 삭제된댓글

    전 페리오치약만 써요. -------- 뜬금없이 뭐지...??
    말이 줄어들긴..
    어릴때 말많던 아이, 몸뚱아리는 침대에 붙어있도 입만 나불거리는 징글맞은 사춘기...에휴 내팔자...

  • 3. ...
    '20.3.6 9:30 AM (116.37.xxx.147) - 삭제된댓글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과묵해서
    말을 더 했으면 좋겠는데
    엄마야 좀 힘들겠지만
    말 많이 하고 잘하는건 장점이잖아요

  • 4. ㆍㄷ
    '20.3.6 9:30 AM (110.70.xxx.65)

    사춘기 되면서 핸드폰만 보고 있고 말이 없어져요.걱정마세요.
    말좀 해달라 사정하는 날 옵니다.
    그때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엄마 광개토대왕과 장보고가 싸우면 누가 이겨???

  • 5. 원글
    '20.3.6 9:30 AM (121.184.xxx.23)

    네,핸드폰으로 쓰다보니까,
    전 페리오치약만 써요
    이말은, 우리집에 선물로 들어온 페리오치약이 욕실에 있는데
    그 치약을 볼떄마다 19살때 한방을 썼던 그 룸메의 말이 귀에 생생하게 어제일처럼 들려와요.
    그밤의 끝을 잡고라는 노래가사처럼,
    잠깐 그 말투의 끝을 잡고 갔나봐요^^ㅋㅋㅋ.

  • 6. ....
    '20.3.6 9:32 AM (220.93.xxx.127)

    역으로 질문을 하세요. 엄마가 영화배우라면 어떨까?하면 OO이는 엄마가 영화배우라면 어땠을 것 같아?라고요. 답을 듣기보다는 질문과 함께 답을 찾아보도록 하면 크게 될 어린이네요.

  • 7. 원글
    '20.3.6 9:33 AM (121.184.xxx.23)

    슬퍼요,
    어떤땐 너무 힘들어서, 이런 저의 입을 함께 거들어줄 직업을 가진 케어 도우미가 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어요,
    사춘기가 와야 과묵해진다니, 그때를 지나면 또 말많아지는 거 아닐까요?

  • 8. ...
    '20.3.6 9:38 AM (112.220.xxx.102)

    아이가 안됐네...

  • 9. ㅇㅇ
    '20.3.6 9:43 AM (175.223.xxx.163)

    외롭거나 대화로 소통하고싶은거 아닐까요
    저는 어릴때 바쁜 부모와 대화하려고 온갖 질문을 다했었는데..ㅈ

  • 10. 아이
    '20.3.6 9:43 AM (211.218.xxx.241)

    아이가 머리가좋아서 그래요
    질문하면 진지하고 신중하게
    혹은 재치있게 대답해주시고
    그럼거기에 대해 우리 책으로 찾아볼까?
    하고 자연스럽게 책을보며
    그속에서 답을찾게하고 하다보면
    책도좋아하게 될지몰라요
    대치동어린이집에가봤는데
    책볼까 하면 와이책보면서 조용하고
    집중력있게봐서 도서관인가
    놀랐던기억있어요
    엄마가 힘들다 귀찮다
    하지말고 아이의질문에 귀열어두시고
    즐거이 답해주세요
    리엑션도 해주고

  • 11. 원글님
    '20.3.6 9:53 AM (59.7.xxx.211)

    아이가 머리가좋아서 그래요

    2222222222222

    그게 머리 좋은 아이들의 특징이에요.
    윗분 말대로 아이 잘 북돋워 주세요 ~

  • 12. 우리아이도8세
    '20.3.6 10:04 AM (124.111.xxx.107)

    어머!
    우리집8세랑 너무 똑같아요!
    잘때빼고 항상 입이 움직여요......ㅠ

  • 13.
    '20.3.6 10:16 AM (121.159.xxx.134)

    스스로 생각해보다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이래서 이게 궁금하다같이
    맥락있고 가치있는 질문을하고
    그 질문의 대답을 통해 뭘 알고 기뻐하고
    발전하는게 눈에보이면
    원글님이 복장터져했겠어요?
    저렇게 만약에에~~~하고
    시간때우려고 관심끌려고
    다른사람에게 질문을위한ㆍ지껄임을위한
    영양없는 생각없는 질문막퍼붓는거
    저 생각만해도 지치는데요.
    편도 들때 들어야지
    빈깡통 요란스러운건 고쳐야해요
    요즘 토론식수업이나 질문해보라는것도
    주입식이든 뭐든 사전배경지식 1도없는 애들앉히고
    말도안돼는 아무말대잔치 반 보릿자루반
    찌그락대는거 진짜 시간낭비 학력저하에요
    초등도 아니고 대학도그래요...
    스스로 생각해보라고
    산타페가 왜 동물과 비슷한점이 있는것같냐고
    다른차는 동물과 비슷한점이있는게있을까?
    자동차와 동물의 공통점과 차이점찾기
    자동차나 동물에대한 책읽고
    니 스스로 정리해서 써서 발표해보라고
    끝도없이 피드백하기는 엄마도사람이에요
    1대1 토론논술수업 보내시고ㅡ이사태끝나면
    엄마하고도 대화시간에 충실히 밀도있게 대화하고
    엄마 뭐하거나 피곤할때는
    혼자생각하거나 고민해보기로
    적당히 끊어주고 배려심도 길러줘야
    만에하나 천재성발현이라 쳐도
    사회성없는 관종괴짜안돼요.

  • 14. ...
    '20.3.6 10:29 AM (218.233.xxx.209)

    어쩜 저랑 똑같은 고민을 ....
    7살 남자아이 키우는데 정말 아주 사소한것까지 물어봐요.

    왜 저 차는 우리보다 빨리달려?
    왜 저 차 옆에 노란색으로 광고가 붙어있어?
    왜 여자는 갈비뼈가 하나 부족해?

    이 정도의 질문은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고
    왜 저나무는 저기에 있어?
    이런 질문들도 많아요.

    아침 눈뜨면 왜로 시작하는 하루인것 같아요.
    질문하거나 자기생각를 주절주절 말하거나
    가끔 엄마랑 의견차이 있음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요. 듣고 보면 다 타당해요. 그런데 하루종일 저만 졸졸쫒아다니면서 말을 하니 저녁에는 아이목소리가 꾕과리로 들리는듯해요.

  • 15. ...
    '20.3.6 10:38 AM (219.251.xxx.39)

    아이도 똑똑하고 엄마도 똑똑하셨던 거 같아요
    이또한 다 지나갈거니 그냥 지내셔야할거예요

    저는 별도로 그렇게 옛일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기억하는 님이 너무 부러워요.저는 어쩜그리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지..너무 서글퍼요 ㅜ

  • 16. 우리애!
    '20.3.6 11:46 AM (211.172.xxx.96)

    218.233 님 아이와 9살 우리아들이 똑같네요! 질문하는 내용도 비슷해요.
    정말 온갖것을 다 물어보네요.
    제가 보기엔 세상 모든것에 시비를 거는거 같아서 솔직히 걱정스럽습니다......
    저희애는 자기 주장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면 설득까지 한다니까요!
    자식이지만 정말 하루종일 저러니 짜증만땅 입니다ㅜㅜ
    오죽하면 제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말좀 그만해 일까요......

  • 17. ㅇㅇㅇ
    '20.3.6 12:11 PM (222.97.xxx.75) - 삭제된댓글

    지금대딩인 아이가 초1때 한우리라고
    독서하고 토론하는 주1회 팀 있었는데요
    그중 한아이가 딱 그랬어요
    질문을하기위해 또질문하고
    아예 대화가 질문하는걸로 인식되었나?
    싶을정도로
    온갖질문으로시간이 너무잡아먹으니
    애들도 같이안한다고 하고
    선생님도 난감하죠
    예를들면 각자의 생각을 글로 써보자하면
    왜 글로 써야해요? 이래요
    엄마들대화사이에끼여서
    왜그아줌마는 거기에갔어요?
    ㅡ 왜냐면반찬을 사러갔어
    왜반찬을 샀어요?
    ㅡ저녁때 먹을려고
    저녁때 먹을걸 점심때샀다고요?
    ㅡ저녁때는 살시간이없단다
    ㅡ왜없어요?
    이런식이예요

  • 18. 아이 쓰신분22
    '20.3.6 1:09 PM (174.236.xxx.219)

    제 아이가 그랬었는데
    전 아이와 같이 심각하게 토론했어요.
    모르면 엄마두 모르겠다고 우리 찾아보자고 같이 도서관에 가서 책뒤지고..
    책을 참 많이 봤네요.
    그래선지 늘 공부는 쉬웠고.
    침착하게 잘 컸어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엄친아로 잘컸습니다.
    한번도 숙제했니? 공부는 했니? 학교가야지 소리 안하고키웠는데요.
    남들이 고민하는 성적 고민 해본적 없이 컸습니다.
    딱 12살때까지만 잡아주면 그 이후부터는 혼자 합니다.
    아이 귀찮아 하지말고 엄마가 조금만 노력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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