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카페에 올라온 태국교민이 전하는 태국코로나 사태
음...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는 태국치앙마이에서 살고 있는 옛날 **맘이랍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사는 것으로도 바빠서 네이버카페 활동은 거의 못하고 지내다가 오늘한국지인과 메신저 하면서
한국의 코로나 사태를 얘기하게 되었고 갑자기 한국이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여 오랫만에 카페에 접속하게 되었습니다.
태국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늘 고국의 소식이 궁금하니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고,
유튜브로 이런 저런 소식을 접하고 있지요.
그러다가 한국 지인과 메신저를 하던중 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았냐!
정부가 방역 실패한 것이다. 우한폐렴이 아니고 대구폐렴 아니냐고 분개하고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코로나 초기에는 태국이 한국보다 더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매년 겨울을 이곳에서 지내시는데, 올해는 코로나 위험때문에 3월첫주로 잡혀있던 귀국 일정을 일부러 앞당기기도 했답니다.
왜냐하면..... 태국은 한국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초기 발병도 많았던 곳이지요.
제가 사는 치앙마이에서도 한 국제학교에 다니는 중국인 학생의 삼촌이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학교 휴교도 없고 뉴스 발표도 없습니다.
지금 그 삼촌은 회복이 되었는지 공식 발표도 없습니다.
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요 병원에서는 감압시설로 들어가는 환자(의심자인지, 확진자인지 모름)을 목격하지만 지역뉴스에도 이곳 CDC웹사이트에도 아무 공표가 없습니다.
몇주 전에는 이곳의 한 병원 홈페이지에서는 코로나 확진 배너가 잠시 떴지만, 정부 공개가 없어서 많은 사람들은 치앙마이가 확진자가 없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뉴스가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이상은 태국에서 공표하는 확진자 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뉴스를 찾기로 했습니다. 그동안은 9시 뉴스방송을 기다렸지만 어차피 이곳은 군정을 펼치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각종 페이스북과 코로나 관련 정보를 취급하는 오픈채팅에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좀더 사실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태국인들이 사용하는 오픈채팅방에는 2600여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우리는 눈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각 지역별 확진자가 궁금했던 우리는 태국인 정보방을 열고 그방에 질문하려 하였는데,,,, 분명 엊그제까지만 해도 있었던 채팅방이 폐쇄되어 있습니다.
다른 태국인도 본인이 왜 그방에서 나왔는지. 그방이 왜 사라졌는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또 다른 채팅방에 들어갔고 거기서 각 지역별로 정부가 발표한 확진자 내역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방콕 몇명, 치앙마이 몇명, 푸켓 몇명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차리리.. '태국은 그런 지역별 정부 발표가 없어!'라고만 했으면 덜 놀랐을 것입니다.
지역별 확진자 수 공표를 물어본 우리는 순간
'너 정부 요원이지?' 하며 태국어로 물어본 아들이 '정부의 프락치' 취급을 받은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는 거주자로서 당연히 궁금해 하고 알아야 하는 부분을 물어본것인데
이곳에서는 마치 물어보면 안되는 것을 눈치없이 질문한 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서는 더이상 국제웹사이트에 공시된 태국 확진자수를 믿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태국의 확진자는 35명인데 이들이 어느 동선으로 다녔는지 백화점을 다녔는지, 학교를 다녔는지 나오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뉴스를 믿지 말자, 정보에 의존하지 말자.
우리가족끼리 가족위생에 최선을 다하자, 옆집에 확진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행동하자.
내가 무증상 감염자라고 알고 있자. 더워도 마스크하고 다른 사람을 대면할때는 최대한 조심하자.
어렸을 때 했던 민방위 훈련을 떠 올리며 스스로 관리하기로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교실에서도 절대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우리딸은 밥은 어떻게 먹냐고 질문해서
웃으며 밥 먹을때는 마스크 벗으라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내는데 사실 좀 힘듭니다. 왜냐하면
치앙마이에 거주중인 다른 교민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태국 특히 치앙마이에 거주하는 분들은 기러기 유학생 가족이거나 이곳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관광산업에 종사합니다.
그래서 여행객이 줄어들게 만드는 전염병 관련 대화는 마치 금기와 같습니다.
가장 많은 교민이 있는 카톡방에서는 코로나 질문을 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코로나정보를 찾는 사람들만을 위해 정보방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요.
태국어와 영어 정보를 아들이 찾아주어서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태국어를 못하는 한국교민은 항상 뉴스의 전달이 가장 마지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때 100미터 달리기를 남보다 50미터 뒤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은 불리함이 있으니까요
태국지인에 의하면 지난 사스때에는 방콕이 멈춰서 치앙마이에 생필품 보급이 한달 넘게 안되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항상 정보의 속도, 선 전달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불편한 소식이지만 전염병 소식을 기다리는 교민들을 위해 방을 만들었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하다못해 사재기를 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 소식마저도 태국인이나 다른 외국인보다 먼저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사태가 진정되어 카톡방이 사라지는 것이 목표가 된 치앙마이 정보방.,,,,,
그렇게 정보공유방을 만들고 어젯밤도 이곳에서 30킬로 떨어진 위성도시에 2명의 확진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어 공유하였습니다.
그 뉴스를 알려준 태국인은 제게 비밀이라면서 알려줍니다.
왜 확진사실이 비밀이어야 하는것인가요?
정부 발표가 없으니까 카더라 통신일 수 밖에 없습니다.
눈만 뜨면 뉴스가 쌓여있는 한국과 달리 직접 소식을 찾고 늘 긴장하고 산다는 것이 힘든 일입니다. 옆집에 확진자가 있어도 이웃에게 안 알려줄수 있다는 그런 느낌....
게다가 이곳 병원은 한국과 틀리고 태국에서 격리치료는 한국에서 격리치료와 달리 너무나 큰 공포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설비도 기술도 언어도 심지어 이곳 교민들이 너무나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저 스스로도 무뎌져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이들은 태국의 의료수준이 한국보다 높다고 하면서 긴장을 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을 캐어보자면 태국은 관광산업국가입니다.
관광중에는 의료관광이라는 것이 있지요. 때문에 일부 외국인들 의료관광을 위한 병원만 선별적으로 평가하고서는 그 평가점수에 높다고 하는 것이지 일반의료는 한국의 80년대, 90년대 수준입니다.
정말 로컬의료는 60년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치앙마이 기준)
며칠 사이에 신천지활동으로 한국에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상황에서 한국은 사람들끼리 대면하고 대화할때 마스크 착용을 거의 의무로 하고, 야외활동은 자제를 하는데 이곳은 전혀 그런것이 없습니다.
감기 때문에 약을 먹었다고 하면서도 마스크 착용을 안하는 한국인이 있습니다. 교회 예배에 가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몇몇 연세 있으신 분을 제외하면 우리가족이 전부입니다.
우리가족은 마스크를 쓰고 찬양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거의 없어서 우리가족이 유별난 사람이 된 느낌입니다.
그만큼 코로나의 정보로부터 멀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할 상황에서 예배 이외의 교회할동을 하는것에 대해서 사실 탐탁치 않습니다. 학부모들이 마스크 없이 모임을 갖고 하는 것도 불안합니다.
이렇게 사는 곳도 있습니다.
뉴스와 단절되어서 코로나와 싸울 생각도 안하고 있는 곳이 있다는 말입니다.
교민을 계몽하기도 만만치 않고, 드문드문 페렴 정보 공유하는 방에 정보만 올리면서 이곳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바이러스 전이가 약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엊그제 신천지 사태가 생긴 상황에서 태국인 라인방은 한국은 안전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라는 반응도 있었고
그에 다른 태국인이 태국이 한국보다 더 안전하다. 라고 하니 다른 사람이 태국이 안전하다고 한 사람을 두고 너도 정부요원이지? 하고 묻고,
어떤 이들은 한국은 한명까지도 다 공개하고 동선 공개 후 소독하는데 태국은 데이터를 숨긴다는 반응 등 다양한 말이 나왔답니다.
더 이상한 것은 태국은 확진자수가 아직도 몇주째 35명인데 3일전에 심각단계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말이 앞뒤가 안맞는것 같아서 더 불안합니다.
치앙마이는 조용해도 북적거리는 방콕은 어떤지 더 염려되고요.
오랫만에 카페에 들어왔더니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네요.
이제 글을 마무리하자면
여러분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이런 일로 정책이 틀렸네, 31번이 잘못했네 하며 서로가 물어 뜯어서는 안될 소중한 나라입니다.
정책, 종교, 지역, 진보, 보수는 선거할때 다투세요.
지금 우리가 싸워할 할 대상은 코로나바이러스잖아요. 개인위생, 가족위생에 3주만 집중합시다. 정부도 종교도 개인일탈은 막을수가 없으니까요.
한국 밖에 나와있는 우리는 한국의 정보발표, 의료시설, 국민의식 모든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국사람들은 한국의 감염자 동선을 발표하고, 확진자 한명 때문에 백화점이 휴무를 하면서까지 소독할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난주에는 급격한 확진자 증가로 놀라게 만들었지만, 이번주는 급격한 대처로 다시한번 놀라게 해주세요.
나와 내 가족을 내가 지키면 나라가 힘들것이 없습니다.
한국의 확진자가 많아서 염려되고 걱정되는 마음에 응원의 글 올리며 아픈 분들 없기를 바랍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