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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일 접촉 3명 이내로 제한. 10일동안 사회 관계망 끊어보자.

... 조회수 : 1,912
작성일 : 2020-02-27 08:37:35
[outlook]


자가격리 송호근 교수의 긴급 제언


확진자 2000명 넘기지 않으려면


자율통제 들어간 대구시민처럼


과격할 만큼 격리·차단 실천해야





지정병원·응급실 일원화, 확산 방지


총리는 대구에 머물러 있지 말고


국민 건강 지킬 전국망 지휘를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18일 밤, 포항발 서울행 KTX를 탔다. 기차는 동대구역에서 진주발 기차와의 연결을 기다렸다. 승객들이 타고 내렸다. 어디선가 기침 소리가 났다. 마스크가 떨어진 나는 목도리로 입을 가렸다. 다음 날 아침, 대구 신천지 소식을 들었다. 며칠 뒤, 포항공대(포스텍)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내 연구실 바로 위층 연구원, 대구가 본가다. 건물은 봉쇄됐다. 비상방역과 함께 총장 주재 대책위가 가동 중이다. 나는 춘천 집필실에 자가 격리했다. 여기도 확진자가 있고, 산 너머 화천에는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의사들이 자원해 대구로 내려간다는 눈물겨운 소식에 도피 자괴감이 들었다. 





정부, 이달 중순까지도 희망 메시지만 





1840년대 호열자(콜레라)가 전국을 휩쓸었다. 시신이 나뒹구는 촌락 어귀에 고양이 그림이 걸렸다. 쥐를 의심했지만, 죽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영주와 예천에서는 강릉 피신 행렬이 이어졌는데 역귀(疫鬼)가 산을 못 넘는다고 믿었다. 군주는 종묘에 나가 빌었고, 남산과 서강에서 무액제(無厄祭)를 올렸다. 헛된 일이었다. 10만 명이 죽었다.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희망 메시지를 연발하던 정부의 행태가 그와 다르지 않았다. 지금도 미숙하기는 마찬가지다. JP모건은 한국 확진자 1만 명, 사망자 200여 명을 예견했다. 한국은 후베이성(省)이 됐다. 초기 단계,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려면 대응책을 빨리 바꿔야 한다. 이른바 ‘사회학적 방역’이다. 





바이러스의 ‘사회적 본능’을 끊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고도의 초(超)네트워크사회에 제대로 편승하도록 진화한 놈이다. 숙주 살해에는 그리 관심이 없다. 다른 숙주로 옮겨 자체 증식하는 것이 최고 목표다. 감염 대상을 찾지 못하면 숙주를 공격한다. 생존본능이 더 큰 이놈은 숙주를 급사시키지 못한다. 자폭하기 때문이다. 치사율이 낮고 감염 속도가 빠른 것, 코로나바이러스는 사회성 A 급이다. 





바이러스가 두려워하는 건 격리·차단 





원본보기





26일 부산 금정구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부산대 통합기계관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내가 바이러스라면 무엇이 가장 두려울까. 이게 방역대책의 으뜸 사안, 격리와 차단이다. 1980년대 시카고 사회학자들이 에이즈 연구에 뛰어들었다. 감염 경로를 찾아내 접촉을 차단했더니 에이즈 환자가 격감했다. 확진자를 2000명 선 내로 제어하려면 코로나19가 가장 증오하는 것, 격리와 차단 정책을 ‘과격’하리만큼 실행해야 한다.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은 ‘누군가’가 국민에게 급진 차단을 발령해야 하는데, 그는 누구인가? 질본 본부장, 아니면 국무총리? 





선진국에는 국민주치의(Surgeon General)가 있다. 의료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그가 모든 권한을 위임받는다. 그 휘하에 비대위가 꾸려지고, 예컨대 질병관리본부의 권고를 받아 대응책이 발령된다.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다. 질본 정은경 본부장에게 힘을 싣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현행 체계로 봐서 국무총리다. 총리가 왜 대구에 내려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임금이 서강(西江)에 나가는 꼴이다. 그곳은 시장에게 맡기고, 총리는 전국망을 지휘해야 한다. 휘하에 전문가그룹을 편성하고, 질본의 권고를 받아 대국민 행동수칙을 발령할 사령탑이 바로 총리다. 세계대전 당시 포화를 맞으면서 지휘한 사령관은 없었다. 사령관은 전선 현황을 살펴 군대를 투입하는 사람이다. 광화문 집회를 고집하고, 명단을 감추는 집단에는 국민건강권을 발동해 강제할 사령탑이 총리다. 질본 본부장은 경제에 해로운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니 집단활동을 해도 좋다, 겨울에는 모기가 없다는 웃기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사회성이 강한 이놈이 냉소하며 창궐한다.





지정 병원과 응급실을 일원화해야 한다. 모든 의심 환자에게 응급실을 개방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 경북 지역은 벌써 그렇다. 공공병원이 역부족이면 인근 대형 병원을 징발해 환자를 집중 관리해야 한다. 사태가 진정된 후 정산보상하면 된다. 사회성이 엄청난 이놈이 건너뛸 교량을 끊는 것, 이게 핵심이다. 





후베이성이 안 되려면, ‘확진자 1만 명’ 사태를 진정 피하려면, ‘관계망 한시적 차단’이라는 급진 처방을 권고한다. ‘가족원 제외, 1일 접촉자 3명 제한’ 명령을 발하는 것. 접촉자란 2m 내 사람으로 정의한다. 오늘부터 열흘간 한시적 긴급조치다. 우선 대구와 경북 지역부터 ‘사회적 관계망’을 일시 중지할 것을 권한다. 이미 대구 시민들 스스로 그러기 시작했다. 긴급조치이기는 하지만 민주시민의 자율적 통제다. 공무원, 의료인력, 교통과 유통, 자영업은 일단 제외할 수밖에 없다. 열흘간 차단 비용은 두 달 정도 지속될 코로나19 사태가 갉아먹을 총비용보다는 훨씬 작다. 질본 본부장 혹은 국민 닥터는 대책위 점검회의를 통해 현장 사태를 종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매일 저녁 8시 현황 브리핑과 함께 국민행동수칙을 발령해야 한다. ‘관계망 차단 명령’은 어디든 적용된다. 





전쟁이다. 적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비말(飛沫)과 접촉을 통해 스며들 뿐이다. 의학적 구제는 병원과 의료진에 맡기고, 우리는 사회적 전쟁의 전사다. 우선 우리의 복잡한 사회적 관계망을 한시적으로 차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회학적 방역’이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IP : 222.97.xxx.23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쁜데..
    '20.2.27 8:42 AM (110.70.xxx.49)

    대구자율통제처럼?
    대구자가격리대상자중 전국 싸돌아다닌사람들은요?
    이미 코로나확진자병원, 일반병원 분리운영 계획중이자나요

  • 2. 일부 국민들이
    '20.2.27 8:55 AM (220.116.xxx.206)

    할 바를 안 했습니다.
    나라에 흉흉한 일이 생겼는데 생계운운하거나 사람간 밀접접촉을 유도한 그것들을 솎아 내야죠.
    사람이 먼저 살고 봐야, 경제를 살리던가 죽이던가 하지요.
    선진국이 국민주치의 통제가 있으면 뭐합니가 은밀하게 모여서 밀접접촉하며 퍼트리는데는 못당합니다.
    석좌교수인지, 뇌 속에서 웅얼거리는 듯한 글이라 논점도 모호하고 영 시원찮네요.

  • 3. 정말..
    '20.2.27 8:55 AM (73.182.xxx.146)

    평소에 한사람이 사람을 어찌나 많이들 접촉하며 사는지...인간의 기본적인 인간관계에 혐오생길 지경..혼자서만 지내면 죽나?

  • 4. 이미
    '20.2.27 9:06 AM (220.116.xxx.206)

    머리 좋으신 석좌교수님이 1일 3명만 만나라 하기 전에 더 더 더 조심하고 삽니다.
    제 정신 박힌 사람들이라면 말이죠.
    2m 내로 어쩔 수 없이 접촉해야 한다면 마스크 쓰고 손소독하고... 최대한 떨어져서
    상대방 피해 안 주고 본인도 방어하면서요. 뭔 글이 기행문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뭘 권고한다 하고...

  • 5. ...
    '20.2.27 9:12 AM (39.109.xxx.76) - 삭제된댓글

    제목을 신천지 신도들에게 고함 이라고 해야죠.
    미친듯이 전국 팔도를 누비고 다니며 타인과 접촉하는 그들에게.

  • 6. 글쎄
    '20.2.27 10:14 AM (211.179.xxx.129)

    맞말이겠지만 대구처럼 이라니 뭔소린지

  • 7. ..
    '20.2.27 11:40 AM (222.106.xxx.5)

    저는 가족외엔 아무도 안만나고
    전화로만 통화.
    답답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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