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스무살때 사귀던 친구가

메이 조회수 : 4,818
작성일 : 2020-02-16 04:00:20
어제밤에 뜬금없이 연락이 왔어요.

잠시 3개월 동안인가 사귀었는데 치기어린 동갑나이라 싸우기도 싸웠지만 그만큼 추억도 강렬히 남은 친구인데.

같은과 동기라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려면 하는 사이이고

과친구들 모르게 사귀었지만 나중엔 소문나서 술자리에서 회자되는 웃기는 커플 정도랄까.

헤어지고 서로 결혼이며 직장이며 그럭저럭 잘 살고 있어서. 

가끔 만나면 조금 어색하긴해도 안그런척 웃고지내는 사이. 뭐. 그랬네요.

그런데 어제 연락을 해서는 대뜸 미안하고 고맙다고.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사랑이란게 뭔지를 알았다고 그러네요. 

다 추억인데 그럴게 뭐 있니, 나도 너한테 미안하고 고맙지- 했는데.

미안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고. 못해줘서 미안하고. 그런데 저랑 사귄 기억이 자기 인생에는 큰 획 같은 것 이었다고.

너, 건축학개론 봤니, 그 영화에서 처럼 나는 ㅆㄴ 이야.

그게 뭔데.

썅년이라고.

니가 나한테 그런 사람은 아니지. 

마흔 훌쩍 넘은 친구가 이제 감정이 어땠다는 기억만 남은 그 때를 생각하며 미안하다 하는데...

저는 그 어릴 때도 헤어지는 마당엔

이런저런 사회의 잣대를 비교해보면서 그 친구를 대했고, 그친구도 그런 것 때문에 저한테 미안하다 한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둘 다. 사회에서 주류라고 말하긴 어려운 처지였고, 주류가 되고 싶어서 애쓰는 처지였으니까요.

그래서. 그 잣대가 알려준 방향의 나는 잘 살고있나 ... 생각해보니. 

잘 살지도 못 살지도 뭐라 하기 어렵더라구요. 


봄의 어느날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느 공원 나무 아래서 제 무릎을 베고누워 책을 읽어주던 그 애의 기억만 생생히 살아 있어요.
그 때가 얼마나 눈부시고 행복하고 ...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그랬다 한들 그러면 좀 어때... 했던 생각들.

치고박고 싸우고 상처주는 말로 서로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던 기억보다 그 생각이 먼저 나는걸보면 좋았긴 좋았나봅니다 

시국이 이런데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고. 몇몇들은 그러시겠지만. 

사는게 퍽퍽할 때, 주저앉고 싶게 힘들 때

추억이란 건 힘이 되어주는것 같아서요.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알약하나 삼키고 아픈게 나아지듯 그런거요. 
IP : 202.185.xxx.2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럼요
    '20.2.16 4:11 AM (175.125.xxx.154)

    이 나이 되어서 그런 추억 하나쯤 좋죠.
    생각해보니 그때 우리는 어설펐지만 참 좋았어요.
    풋풋한 그 시절 우리가 이렇게 영글어가고 있는거죠.

  • 2. .....
    '20.2.16 5:19 AM (221.121.xxx.27)

    지나간 첫사랑은 다 아름답고도 어슬푸고
    아련하고 그때 생각하면 웃음나고 그렇죠.
    저는 고2때. 첫눈에 쨍하고 부딪혔던 ...
    그애와 나랑은 이장희 노래를 같이 부르곤 했는데.
    지금은 하늘나라 갔어요.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30929 스페인등등 해외 여행 인, 아웃 팁좀 알려주세요. 2 플랜 2020/02/16 1,418
1030928 두시간 정전된다는데 전기용품 꺼놔야하나요? 5 해바라기 2020/02/16 1,902
1030927 일본 코로나 전체 감염자 408명 이네요 16 전범국 2020/02/16 4,142
1030926 기레기들 어떻게 못하나요 8 윤돌솥 2020/02/16 1,089
1030925 우울증중증은.. 상담받기를 싫어하는군요.. 22 .... 2020/02/16 5,041
1030924 민주당이 총리 발언이 개념충만이라고 논평냈다가 수정했었나봐요 6 라테향기 2020/02/16 962
1030923 위메프에서 펭수 에코백 사은품 주네요. 7 또 질렀음 2020/02/16 2,352
1030922 목걸이 브랜드 추천해주세요~~ 4 2020/02/16 2,167
1030921 아는동생이랑 통화했는데 어쩌다 정치얘기가 나와 4 ... 2020/02/16 1,813
1030920 윤석열 추미애에 정면반박 50 ... 2020/02/16 3,190
1030919 장기수선충당금 누구한테 받나요? 2 세입자 2020/02/16 2,355
1030918 가발 4 해외여행 2020/02/16 1,314
1030917 AFP, 원세훈 전 국정원장 정치공작으로 1심에서 징역 7년 3 light7.. 2020/02/16 845
1030916 봉준호 감독, 오늘(16일) 귀국하네요 4 ... 2020/02/16 2,003
1030915 함박눈이 내리네요 30 .... 2020/02/16 5,102
1030914 김말이 오븐하고 에어프라이어하고 차이 많이나나요? 3 에어프라이어.. 2020/02/16 2,052
1030913 김은희 작가 멋있네요 5 아자아자 2020/02/16 5,106
1030912 이과수학 1,2등급 받으려면 중고등때 하루 얼마나 공부해야하나요.. 21 5학년맘 2020/02/16 7,220
1030911 총선은 회초리다. 54 ... 2020/02/16 1,628
1030910 기생충 음악 좀 알려주세요. 1 .. 2020/02/16 1,003
1030909 주식이 좀 올랐는데 좋으면서 겁나네요 4 이제야아 2020/02/16 3,145
1030908 보딩스쿨가는아이 통장 신용카드 추천부탁드려요 4 ㅇㅇㅇ 2020/02/16 1,204
1030907 어릴적 세뱃돈 제돈이라 생각못했는데... 15 ㅎㅎ 2020/02/16 4,338
1030906 방역수위 더 올린다. 폐렴환자까지 전수조사 검토한다. 2 질본 2020/02/16 1,128
1030905 짧지만 강렬했던 행복했던 순간들 2 13 행복 2020/02/16 4,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