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알바하며 기억에 남는 좋은 손님
첫알바를 일식집에서 서빙했는데 너무 힘든거예요
식기도 무겁고 손님상대도 버겁구요
남자 손님들은 성희롱 비슷하게 말하며 팁주곤 해서 자존심도 상했구요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들 많았는데 젊고 어린 어떤 아기엄마가 제모습보고 안쓰러웠는지 식사후 계산하면서 손에 5천원짜리 쥐어주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기 좋다고..이런거 다 경험이라고 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혼났어요
원래 가족단위손님들 특히 여자손님은 절대 팁같은건 안줘요
돈을 줬기때문이 아니라 제가 너무 말라 일식기 들고 나가는게 되게 불안해 보였나봐요 계속 쳐다보더라구요
겨울방학때 학원 홍보알바를 했는데 대학합격한 학생들 학교에 확인하러 오는날 학원홍보하며 미리 학원서 마련한 찻집가서 차마시며 이야기 하는거였어요
부모님들도 같이 많이들 왔는데 보통은 차한잔 아이랑 마시면서 대충 학원이야기 듣고는 가셨거든요
근데 모여대 합격한 학생
지방였는지 되게 연세 드시고 농사일하시는분인지 허리가 꼬부러진 엄마랑 딸에게 홍보 하며 같이 차마셨는데
지긋이 저를 보시곤 열심히 산다면서 밖에 오래 서 있다 와서 코가 빨갛다면서 머리 쓰담쓰담해 주셨어요
순간 눈물 핑ㅠ 진짜 추웠거든요
다른 엄마들은 눈아래로 깔고 우아하게 차마시며 대충 건성건성
아이가 흥미 보여도 눈치주고..
솔직히 행색이 그래보여 홍보할까 말까 했던 모녀들이라 더 미안한맘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졸업막판 취직준비하며 2달 가까이 친척언니네 화장품가게서 일했는데 낮시간 저혼자 하는거였어요
두달되니 단골 얼굴도 알게되고 일도 꽤 능숙해졌는데요
알바하며 서비스직에 일하다보니
소소한말이라도 내가 한말에 단답이라도 해주는 시람
그런사람이 참 고맙더라구요
뭐찾으세요? 묻는데 뚱 딴말하거나 대꾸 안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그냥 자기가 물건 어디 있는지 다 안다는듯 쓱 물건 빼오는 사람
진짜 많았어요
그래서 친절까진 아니더라도 묻는말 무시안하고 바로 답해주는 사람 보면 더 잘해주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계산할때 돈 안던지고 최소 한손으로 공손히 전해주는 .사람
그런사람도 일할때는 기억에 남았어요
진상도 많지만 또 의외로 따뜻하고 여러사람 만날수 있어 저는 짧은 시간들여서 그랬나 잼있고 좋았던 기억들이 더 많이 있네요
1. 따뜻한 마음
'20.2.10 10:22 PM (222.101.xxx.249)원글님, 원글님 글 읽다가 저도 왈칵 하네요.
정말 착하고 성실한 알바셨던거같아요.
저도 가능하면 일하시는 분들에게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원글님 글 읽고는 더 세심해져야겠다 생각들어요.
오늘 저녁도 행복하세요~2. ...
'20.2.10 10:32 PM (218.236.xxx.162)글 잘읽었어요 원글님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네요3. 음
'20.2.10 10:41 PM (1.254.xxx.219) - 삭제된댓글저도 그런 경험있어요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저런 사람들에 대한 저런 기억으로 그나마 살아가는것 같아요4. 맞아요
'20.2.10 10:45 PM (180.67.xxx.207)손님만 직원이 뚱한거 싫은거 아니라
변거 아닌질문 꼭 해야하는 질문에 입 꼭 닫고
난 귀찮아 라는 듯 굴면 기분좀 별로거든요
네 아니오로만도 충분한걸 안하는 사람들
겉은 인상이 험했는데 막상 상대할때 젠틀하면 다시보게되구요
그래서 저도 어디가서 되도록 공손하려 노력합니다5. 원글
'20.2.10 10:48 PM (112.154.xxx.39)진상손님도 많았는데 지나고 보면 당시에는 속상하고 자존심 상했어도 기억에 오래 남진 않았어요
그런데 별거 아닌데 말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인격적으로? 대해준 손님은 오래 남네요
25년도 더 넘었는데 그감정들이 아직도 느껴져요 ~^^
저는 그후 it업체서 일해 일하는동안 사람과 교류접촉이 거의 없다시피 살았는데 지금도 편의점 마트 식당가면
예전생각나서 꼭 돈도 펴서 드리고 카드도 공손히 두손으로 드려요
그리고 식당가면 대충이라도 식탁 휴지는 치우구요
가능한 깨끗하게 먹으려 노력하고 리필이나 부탁후 꼭 감사인시하구요
몸에 밴인것 같아요 알바해 돈 번것보다 이점이 최다 수확이고 많이 얻은 인생 경험이라 생각하니 그시절이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던 경험 같아 좋아요6. 님의
'20.2.10 10:55 PM (223.33.xxx.124)따뜻한 마음
그리고 따뜻함을 기억하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은 박수가 많아서 기분좋은날~^^7. ㅇㅇ
'20.2.10 11:15 PM (175.207.xxx.116)직원이 뭐 물을 때 대꾸 안 한 적 많았는데
대답해야겠군요
미처 생각 못했어요..8. 저도
'20.2.10 11:42 PM (117.111.xxx.232) - 삭제된댓글고깃집이나 미용실 가면 스텝들 팁주는데 정말 힘을 내는거 같더라구요
여기 사람들은 나쁜 버릇들인다고 팁 주지말라고 난리지만9. 나무
'20.2.11 12:11 AM (221.150.xxx.60)글 참 좋습니다...
배워갈께요..10. ^^
'20.2.11 10:04 AM (118.218.xxx.136) - 삭제된댓글알바생들의 심경을 알 수 있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러데 손님으로서 가게를 방문하면, '뭐 찾으세요?' 라는 질문이 좀 난가하고 대론 귀찮게 여겨질 때가 많아요. 방문객과 점원 양방 모두,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점원은 ' 편히 구경하시고,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이렇게 해 주시면 양쪽 다 편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