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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집 둘째고양이

우리집 조회수 : 1,849
작성일 : 2020-02-01 22:18:39
지난번 큰 고양이 이야기는 썼었지요.
이번엔 둘째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이녀석은 옥상위의 박스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기고양이였지요.
물론 제가 구한것은 아니고요. 처음 엄마는 이미 두마리를 키우고 있었어요.
그래서 입양처를 구했고 제가 그때당시엔 막내로 데리고 온 것이지요.
처음 데리고 온 날 내려놓으니 벌벌 떨면서 자기를 원래 구해준 분께로 자꾸 가더라구요. 이미 집사를 알아보는게 참 영특하게 보였어요.
생후 두달.
그때당시 비디오를 보면 그 집에 사는 두마리 형 고양이를 어찌나 괴롭히던지 아기고양이면서 정말 장난아니었어요. 그냥 걸어를 안다니고 날아다님.
우리집에도 고양이 두마리가 있었죠.
그땐 셋째였어요.
누나들인데 각각 따로 온 아이들이라 매우 독립적이고 자기 중심적? 이고 도회적인 성격이라 같이 놀거나 구루밍도 서로 해주지 않고 꼭 모르는 고양이들처럼 지내는 애들이라 얘의 장난을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어요.
제가 하루 한시간 이상 양말 뭉친걸로 놀아주고 집에 있는 인간 어린이들이 하루종일 놀아주고 싸워줬어요.
얘는 하루종일 싸움을 걸고 이기는걸 좋아해서 제가 하루 백번 정도 죽는척을 하며 지냈던거 같아요.
그게 2012년이네요. 그땐 정말 손바닥만한게 어찌나 영리한지 화장실 더럽다고 베란다에 새 모래를 물어뜯어서 모래밭으로 만든뒤 당당하게 응가 해놓고 그 위에 앉아있더라구요. 딱 주먹만한녀석이.
지금은 중년 고양이? 묘르신으로 가고 있는 나이지만
아직도 아주 용맹합니다.
선호하는 간식은 없었어요. 다른 고양이들 아플때 얘도 건강검진 받고 방광쪽 문제를 알고 약먹이는 과정에서 간식에 약을 타서 먹였더니 그 뒤론 모든 간식을 거부해서요. 그런데 최근 몰리스 펫샵 퓨레를 먹기시작했어요. 그래서 즐겁게 사들이고 있습니다.
취미는 뒤에서 다른 고양이 공격하기.
세째 고양이랑 싸움놀이하기.
가만히 바라보고있다 죽빵때리기.
군대간 큰형 때리고 도망가기
특히 지금은 큰고양이가 된 그때당시 둘째고양이 괴롭히기.
주로 괴롭히는게 일이구요.
아빠집사 출근시간만 되면 갑자기 가련한척하며 다가와 출근 못하게 울면서 따라다니기.
저더러 낮잠자자고 따라다니기. 그래서 같이 침대에 올라가면 제 옆구리 쭉쭉이하며 애기인척 하기.
그러다 재미없으면 크릉? 하고 똘똘한 얼굴을 하고 일어나 갑자기 딴데 가기. 가서 또 동생들 패고 늠름한 얼굴로 다시 와서 자기.
등등입니다.
웃긴건 늘 자기처럼 다른 애들도 뒤에서 공격하는줄 알아요.
그래서 늘 자기 뒤를 따라다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따라다녀주면 꼬리를 파르르 떨면서 좋아해요.
요즘은 새로 온 막내 고양이를 참 좋아하는데 막내는 얘를 싫어합니다.
막내도 한살 넘어서 두번 파양끝에 우리집에 온 애라 여간내기가 아니고 항상 화가 나있거든요.
여자앤데도 별명이 스파이더맨이에요.
주로 벽을 타고 다니고 아침에 일어나보면 쇼파에 등받이에 발자국이 있어요.
특기는 바닥 벽 삼중 찍고 위에서 오빠 공격하기 입니다.
그런데 우리 둘째는 다른앤 다 공격하면서 얘는 예쁜가봐요.
그런데 막내 고양이는 간식도 선호하는게 없어서 곤란한게요.
우리 둘째가 다른 고양이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집사에게 캔을 따게 하거든요.
그리고는 캔을 따면 베란다쪽을 보며 끙끙대요.
그러면 보통 새 고양이들은 그 냄새랑 소리에 나타나서 즐겁게 달려와 간식을 먹고 왠지 모르게 우리 둘째는 캔은 내가 땄는데 의기양양하거든요.
그렇게 친구가 되고요.
그렇게 실제로 친구를 만들기도 했는데 우리 둘째에게만 마음을 열던 길고양이. 제 손길도 거부하던 고양이 하나는 아파서 죽었어요. 수술도 두번이나 했는데요.
그 뒤로도 캔을 따게 하고 마냥 그 고양이를 기다리곤 했는데
이젠 막내에게 그러고 싶은거죠.
근데 캔을 따봐야 막내가 오나요.
걔는 입도 짧아서 사료만 쪼꼼 먹어요.
그래서 아주 곤란한거에요.
지금 쫒아다니며 걔만 보면 눕는데 그래봐야 위에서 날라찍기 하고 사라져버려서 얘가 정말 슬퍼하고 있어요.
못됐지만 이상하게 착하고 되게 싸움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허당이구
우리집에선 유일하게 저를 엄마로 아는 고양이라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입니다.
다만 큰고양이에게 너무 못되게 굴어서 그게 조금 문제죠.
기도할때 우리 큰고양ㅇ랑 작은 고양이가 제발 사이 좋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합니다.
그런데도 꼭 둘이 붙어서 잡니다.
그러다 싸우는거죠.
오래오래 저랑 같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너무 세월이 빨랐어요.
아기였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고양딸아들도 행복하고
세상 모든 고양이들이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IP : 223.38.xxx.5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ppy
    '20.2.1 10:25 PM (115.161.xxx.24)

    이뻐라 머리속 그려지는 그림에 항상
    따스한 햇살이 비추이는 집일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예요.
    오래오래 같이 행복하시길 바래요.
    종종 글도 주시고요.
    어찌 생겼나 사진도 보고픈데 줌인줌 쓰실까요? ^-^

  • 2. 호이
    '20.2.1 10:48 PM (119.64.xxx.75)

    저희집 냥이도 2012년에 첫만남을 가졌어요.
    2달된, 500g 도 안되는 작은 고양이라 병원에서 무조건 잘먹이라고... 그 고양이 확대되어 지금은 8~9kg 하하

    한마리 고양이가 뿜는 털도 장난아닌데, 그많은 털들 어찌 관리 하세요??

  • 3. 제인생보물
    '20.2.1 10:52 PM (116.41.xxx.148) - 삭제된댓글

    우리 집에도 그런애 있어요.
    어릴 때 지가 놀고싶은대 제가 자고 있으면
    깨서 장난감 흔들어줄 때까지
    머리카락을 물고 뜯어서 대머리 될까바 후드티 입고 잤어요.
    희노애락이 다 표현해야 하고
    애교도 앙탈도 장난 아니고
    늘 꾹꾹이 하다가 팔베개하고 자고
    삐졌다가도 1초만에 까먹고 손 대면 골골대는 우리 첫째.

  • 4. 제인생보물
    '20.2.1 10:54 PM (116.41.xxx.148)

    우리 집에도 그런애 있어요.
    어릴 때 지가 놀고싶은데 제가 자고 있으면
    깨서 장난감 흔들어줄 때까지
    쉬지않고 머리카락을 뜯어서 늘 후드티 입고 잤어요.
    희노애락이 다 표현해야 하고
    애교도 앙탈도 장난 아니고
    늘 꾹꾹이 하다가 팔베개하고 자고
    삐졌다가 1초만에 까먹고 손 대면 골골대는 우리 첫째.

  • 5. 하..
    '20.2.1 11:09 PM (211.112.xxx.251)

    즈이집에도 두마리 있지만 남의 댁 냥이 얘기도 왜 이렇게 재미진지요. ㅎㅎ 저희집 둘째도 뒤에서 공격하고 날라다니며 공격해서 큰애가 아주 경멸?해요. 큰녀석은 한달째 어미 죽어 주먹두개만한것 데려와 애지중지 키워 공주가 따로없고 둘째는 파양되서 오게 됐는데 세상 경계란걸 몰라요ㅎㅎ 잠자리에 누우면 둘째는 머리옆에 눕고 큰놈은 다리사이에 눕거든요? 진짜 이게 뭐라고 너무 행복해요. 고양이는 사랑 그 자체!

  • 6.
    '20.2.1 11:15 PM (1.245.xxx.107) - 삭제된댓글

    혼자사는 우리냥이 친구만들어 주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가족이 많아서 다들 예뻐서 쪌쪌매니 까칠한냥~~
    우리냥이가 예쁘니 세상모든냥이가 다 예쁜것 같아요
    냥이들은 다 사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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