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알던 사람인데요.
동물로 표현을 하자면 겁에 질린 토끼같은 모습이에요.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본인은 편하다고 하는데
심하게 눈을 굴리고 주위를 살피고 내 얘기에 집중을 못하는 분위기였죠.
가끔 캔커피 하나라도 주면 성은이 망극하다는 듯 과장되게 행동하구요.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통화가 길어질것 같으면 자리를 옮기든지 했으면 좋겠는데
계속 일행 눈치를 보면서 전화를 꿋꿋이 받아요.
전화받는데 대화하려니 뻘쭘해서 다들 암말 안하다가 한번인가 다른 사람이
그냥 큰소리로 얘기하니까 시끄럽다는 손신호를 보내다가 그래도 안되니까 그제야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가서 전화받고 옵니다.
제가 보기에는 자리를 뜨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 보였어요.
매사에 공포속에서 사는 사람 같아요.
그래서인지 당연히 받아야하는 권리나 대접에 대해서도 해주지 않으면 아무말도 안해요.
그랬다가 괜히 트러블 생기느니 안받고 말겠다구요.
일이 끝나면서 만날 일이 없어졌는데 한번씩 생각이 나요.
세상 사는게 너무 힘들어 보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