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경쟁작이었다고 합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인 스토리로 알려져 있으며 주연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연기가 뛰어나 결국 칸에서 남우 주연상을 탔다고 합니다.
포스터를 이미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굉장히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제 기억의 왜곡일까요? 안토니오 반데라스라면 정통 라틴 계열의 느끼한 섹시함이 줄줄 흐르던 배우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어쩜 이렇게 담백하게 중후한 배우가 된 겁니까?
그냥 외모만으로도 남우 주연상이 납득되었으나(-_-), 영화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우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애니메이션과 색채의 활용입니다.
주인공의 일생에 페인이 어떻게 찾아와 어떤 의미인지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데 당황스럽지만 산뜻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씬이 명화의 한장면처럼 화려하지만 정제된 구성, 배경과 주인공의 간단한 옷의 색상 배치조차 세심하게 선택했음직한 색채가 너무나 인상적입니다.
비쥬얼적으로도 인상적이지만, 주인공의 과거 추억을 소환하고, 평생을 괴롭혀 온 신체적 고통으로 인해 폐쇄하다시피 자신을 숨겨 최소한의 관계만 남겨놓은 자신과 고집을 꺽고 세상과 화해하는 장면들이 잔잔하게 마음을 움직입니다.
한 남자가 고집스럽게 투쟁하듯 살아온 인생에서 다투었거나 아쉬움이 남는 관계들과 화해하고 어린 시절에 맑은 마음으로 돌아가는 그 과정이 통증으로 굳어져가는 육체와는 반대로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노후의 회한을 그대로 짊어지고 가지 않고 비록 작품에서의 고백이라도 하는 용기를 낸 감독이 중후한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얼굴에 겹쳐져 느껴집니다.
저는 정식 개봉하면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
마지막 장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 하여...
역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남우 주연상에 지명되었습니다.
와킨 피닉스의 조커가 너무 막강한 상대라 아쉽지만,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연기도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