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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월짜리 딸의 위로 (노견이야기 주의)

고맙고미안해 조회수 : 3,152
작성일 : 2020-01-12 13:59:49

18살 먹은 할아버지개 2마리랑 딸과 동갑인 야옹이 하나랑 살고 있습니다.

나이 많은 개들은 작년부터 기저귀 생활하고 있는데,

둘 중 하나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아 걸어다니며 여기 저기 부딪치고.. 귀도 안들리는 것 같네요~


언젠가부터는 자꾸 미끄러지고, 서있을 때 다리가 벌어지고 해서 관절약 먹이고 있고,

발작때문에 간보호제 먹이고 있고, 밤에 써클링 때문에 치매에 좋다는 영양제 먹이고,

양치질는 너무 힘들어서 그냥 포기하고 치석 덜 생기게 도와준다는 가루 밥에 섞어 먹이고 있습니다.

약 섞으면 안 먹으려고 해서, 숨겨서 몰래 먹이는 것도 일입니다.


두 마리에게 4~5가지 안약을 5분이상의 간격으로 보통 하루에 4번씩 넣어주고,

1~2일에 한 번 수액을 주사해주고, 

딸아이가 기저귀 떼고는 다시는 살 것 같지 않았던 기저귀를 사서 갈아주고,

하루 2~3번 밥 먹을 때 도와주고 ( 밥 먹으면서 흘리고, 먹던 밥 그릇을 못찾기도 하고 해서)


미용실 언니도 털 깎는 것을 너무 힘들어 해서, 지난 번에는 제가 화장실에서 죽기살기로 깎았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고 너무 발버둥치고, 그러다가 똥싸고, 오줌싸고..

목욕도 그렇고, 미용은 말할 수도 없이 힘들어졌습니다.

어제는 두 마리 다 너무 미끄러져서, 발만 제가 깎아줬는데.. 역시 진이 빠지네요~

그래도 덜 미끄러지는 걸 보니.. 깎아주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바닥 털을 깎아주고, 씻겨야 하는데.. 두 마리 다 하고 기운이 다 빠져서 그냥 털고..

다시 기저귀를 채워 내보내야 하는데 화장실로 기저귀를 챙겨오질 않았네요.

밖에서 혼자 놀고 있고 있던 아이에게 '엄마, 기저귀 하나만 가져다 줄래?'하니,

아이는 쪼르르 가서 기저귀를 가져다 줬고..

저는 온몸에 털이 붙어 있어서 강아지를 꽉 안지도 못해서 기저귀 채우는 걸 힘들어하니까,

40개월짜리가 '엄마, 내가 잡아줄게~' 하면서 기저귀 채울 수 있게 어깨쪽을 잡아주네요.

기저귀 다 채워 거실로 내보내고, 화장실 문을 닫고 털들을 치우는데 눈물이 나면서 너무 고맙고, 대견하고..


털깎아줄 때, 화장실 앞에 와서 쉬가 마렵다고 해서..

'거실 화장실로 가서 발 받침대 놓고, 아기 변기 놓고 쉬할래?' 했었는데, 나와보니 물까지 다 내려 놓았어요.


16여년을 같이 살아온 이 개들에게 죽는 날까지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일본 한 효부가 거동못하는 90대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병든 남편을 살해했다는 뉴스를 보고

혼자서 그 노인 셋을 돌보다 그런 일을 한 며느리를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생각으로는 그 며느리와 비슷한 일을 이미 여러번 했네요.


아기가 더 어릴 때는 아기 보느라 강아지들은 거의 방치 수준..

이제 아기랑 같이 산책갈 수 있게 되었는데.. 서글프게도 개들은 그러기 힘든 컨디션이 되었버렸네요.


결혼하면서.. 아기 낳으면서... 저에게는 무심한 남편..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즘도 많이 지쳐 있었는데... 어제는 딸아이의 말에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정신 차리고 나서 사과하면..

'괜찮아, 용서해줄게. 엄마, 이리와~'하면서 저를 안아줍니다.

제가 울면 휴지로 눈물을 닦아주고, '엄마, 걱정하지마.' 그러네요.

IP : 1.240.xxx.205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20.1.12 2:13 PM (221.153.xxx.251)

    노견 돌보는게 보통일이 아니죠 그래도 이렇게 책임감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거 대단하세요 참 좋으신 분입니다 꼭 복받으실거에요 딸아이가 너무 이쁘고 벌써 엄마를 위로하네요. 이쁜딸아이 보고 힘내세요 저도 네살 강아지 키우는데 지금 주는 행복만큼 나중에 노견되면 제가 보답해야지 그런맘으로 키워요. 힘내세요

  • 2. 귀엽고
    '20.1.12 2:13 PM (123.213.xxx.169)

    사랑스럽네요.. 이쁘게 자라길...

  • 3. 원글
    '20.1.12 2:21 PM (1.240.xxx.205)

    네 살 강아지면 정말 한창 때이네요! 저희집은 두 마리 나이가 비슷하니.. 한꺼번에 둘이 그래서 힘들지만.. 저도 함께 행복했던 시간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팁니다. 행복하세요!

  • 4. ......
    '20.1.12 2:24 PM (180.71.xxx.169)

    그 정도면 안락사가 서로를 위해 좋지 않나요?
    가족들이 더 힘들겠네요.
    그리고 이건 딴 얘기지만 24개월 이후로는 그냥 나이로 얘기해주는게 나아요. 두살 세살 이렇게요.
    저도 습관적으로 애 나이 물으면 삼십 몇개월 이러면서 알려줬었는데 애기 엄마들 빼고는 별로....

  • 5. 원글
    '20.1.12 2:31 PM (1.240.xxx.205) - 삭제된댓글

    개들은 주로 자는 시간이 많아요. 아직 식욕도 있고요~
    식욕도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 바램입니다.
    아기는 올해 5살 되었습니다! ^^

  • 6. 지향
    '20.1.12 2:33 PM (1.240.xxx.205) - 삭제된댓글

    개들은 주로 자는 시간이 많아요. 아직 식욕도 있고요~
    식욕도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아기는 올해 5살 되었습니다! ^^

  • 7. 원글
    '20.1.12 2:52 PM (1.240.xxx.205)

    개들은 주로 자는 시간이 많아요. 아직 식욕도 있고요~
    지금으로선 식욕도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아기는 올해 5살 되었습니다! ^^

  • 8. ㅇㅇ
    '20.1.12 3:11 PM (49.196.xxx.179)

    오래 잘 키우셨는 데요
    그정도면 개들은 안락사 하시고 아이에게 잘해주세요, 하루에도 몇 번씩 소리를 지른다니.. 개한테도 안하는 짓을 아이한테하는 것 알고 계세요? 저도 좀 그렇게 자라 나중에서야 내가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구나 알았어요. 물론 거의 안보고 살죠.
    저도 개 애지중지 키우지만 아이가 먼저에요

  • 9. 0000
    '20.1.12 3:17 PM (118.139.xxx.63)

    딸 너무 대견하네요...
    엄마 힘든것도 알고...
    글만 봐도 너무 힘들어 보여요...그래도 책임 다할려는 모습이 대단하네요.
    힘내세요.

  • 10. 힘내세요
    '20.1.12 3:23 PM (125.177.xxx.100)

    아이들 키우고 돌아보니
    강아지가 혼자 늙었더라 하고 말했던 동호회 사람이 있었어요

    강아지들 삶이 정말 짧지요
    저도 그렇게 여섯마리를 보냈어요
    세마리는 제가 재웠어요
    정말 늘어져서 제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고통으로 신음만 하고
    심장이 안좋아서 약을 장복하지 신장이 망가져서
    결국 신부전으로 보냈고
    그런데 그렇게 보내보니 후회가 되더라고요
    말을 못해서 그렇지 그래도 살고 싶지 않았을까?

    마지막 놈은 그래서 자연사했는데
    정말 숨이 딱 그치고 제가 막 울고불고 안고 그랬는데
    2분??정도 지나고 숨이 돌아와서 정신 차리고 물도 먹고 하고
    그 다음날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원글님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에구.. 힘내세요
    그리고 원글님 아이가 엄마 마음 그대로 알겁니다
    우리 아들도 그렇더라고요
    지금도 생명 귀하게 여기는 따뜻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 11. Inss
    '20.1.12 4:16 PM (1.237.xxx.233)

    님이 너무 힘드셔서 어쩌나요...
    근데 5살딸은 그냥 있는거 아니예요 엄마가 노견들에게 어찌하는지...누가봐도 힘든 상태이지만 바리지 않고 끝까지 거두는 모습은 아이에게 엄청난 가치인 안정감을 주는 겁니다
    저도 노견을 보내봤지만 아이키운 추억만큼 너무 소중하고 이뻤어요 조금만 더 고생하시면 보내고 나서 맘이 편하실거 같아요

  • 12. 원글
    '20.1.12 5:31 PM (1.240.xxx.205) - 삭제된댓글

    힘이 되는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저희 엄마도 많이 도와주고, 네가 개들한테 지금 하고 있는거 잘 하고 있는거고, 아이에게도 산 교육일 거라고 말해주세요. 제가 결혼초부터 남편이랑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 더 많이 안좋아졌어요. 안좋아졌다기 보다.. 제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들다보니, 이전보다 참기어려워져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힘들고 안좋은 것도 있지만, 좋은 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들이 지금은 의식도 있고, 기운도 있고 그래요. 전과 같지는 않지만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좀만 더 힘내서 하자 하고 있어요. 남편이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줬으면.. 하지만, 남편에게는 제가 힘든 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제 딸아이의 말고 행동이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 13. 원글
    '20.1.12 5:31 PM (1.240.xxx.205) - 삭제된댓글

    힘이 되는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저희 엄마도 많이 도와주고, '네가 개들한테 지금 하고 있는거 잘 하고 있는거고, 아이에게도 산 교육일 거다'라고 말해주세요. 제가 결혼초부터 남편이랑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 더 많이 안좋아졌어요. 안좋아졌다기 보다.. 제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들다보니, 이전보다 참기어려워져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힘들고 안좋은 것도 있지만, 좋은 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들이 지금은 의식도 있고, 기운도 있고 그래요. 전과 같지는 않지만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좀만 더 힘내서 하자 하고 있어요. 남편이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줬으면.. 하지만, 남편에게는 제가 힘든 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제 딸아이의 말고 행동이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 14. 지향
    '20.1.12 5:35 PM (1.240.xxx.205) - 삭제된댓글

    힘이 되는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저희 엄마도 많이 도와주고, '네가 개들한테 지금 하고 있는거 잘 하고 있는거고, 아이에게도 산 교육일 거다'라고 말해주세요. 제가 결혼초부터 남편이랑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 더 많이 안좋아졌어요. 안좋아졌다기 보다.. 제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들다보니, 이전보다 참기어려워져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상황이 힘들고 안좋은 것도 있지만, 좋은 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들이 지금은 의식도 있고, 기운도 있고 그래요. 전과 같지는 않지만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좀만 더 힘내서 하자 하고 있어요. 남편이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줬으면.. 하지만, 남편에게는 제가 힘든 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제 딸아이의 말고 행동이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 15. 원글
    '20.1.12 5:36 PM (1.240.xxx.205)

    힘이 되는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저희 엄마도 많이 도와주고, '네가 개들한테 지금 하고 있는거 잘 하고 있는거고, 아이에게도 산 교육일 거다'라고 말해주세요. 제가 결혼초부터 남편이랑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 더 많이 안좋아졌어요. 안좋아졌다기 보다.. 제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들다보니, 이전보다 참기어려워져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상황이 힘들고 안좋은 것도 있지만, 좋은 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들이 지금은 의식도 있고, 기운도 있고 그래요. 전과 같지는 않지만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좀만 더 힘내서 하자 하고 있어요. 남편이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줬으면.. 하지만, 남편에게는 제가 힘든 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제 딸아이의 말고 행동이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 16.
    '20.1.12 6:29 PM (178.191.xxx.56)

    님 ! 님 에너지와 정신이 온통 개한테만 쏠려있고
    어린 딸한테 그 스트레스 풀고
    어느 남편이 좋아하겠어요?

  • 17. 정말
    '20.1.13 12:46 AM (119.194.xxx.39) - 삭제된댓글

    힘드시겠어요. 전 13살짜리 강아지 한마리에도 절절매거든요. 작년부터 부쩍 늙은 게 느껴져서 안쓰러운 맘에 강아지에 매여 있는데 지친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노견 키우는 일이 보통이 아니라는 거 강아지 입양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더라고요. 힘내세요. 아이가 참 예쁘네요.

  • 18. 정말
    '20.1.13 12:49 AM (119.194.xxx.39)

    힘드시겠어요. 전 13살짜리 강아지 한마리에도 절절매거든요. 작년부터 부쩍 늙은 게 느껴져서 안쓰러운 맘에 강아지에 매여 있는데 지친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노견 키우는 일이 보통이 아니라는 거 강아지 입양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힘내세요. 아이가 참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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