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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나요

조회수 : 4,644
작성일 : 2020-01-09 16:10:33
아들이 하나 있고요 대학생입니다.
남편은 결혼초부터 백수가 되더니 지금까지 백수이고요 자기말로는 사업을 한답니다. 그런데 그 사업준비에 필요한 돈도 다 제돈이고 거기서 진 빚도 다 제앞으로 만들어놨습니다.
저는 힘들게 힘들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어마어마한 빚을 갚으며 한마디로 딱 남남처럼 살았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쯤에 제게 물어보더라구요,

- 엄마 엄마는 대학교 다닐때 좋아하는 사람 없었어?  
- 있었지. 엄마 인기 많았다? 엄청 따라다니는 사람 많았는데?
- 근데 왜 아빠랑 결혼했어?
- 그러게? 아마 너 만날라고 그런건가봐.
- 에이, 나 못만나더라도 아빠랑 결혼하지 말지...

뭐 대충 저런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근데 어제 아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이야기를 꺼내면서

- 엄마, 나 근데요, 그때 엄마가 다른 아빠를 만났다면 내가 이세상에 안나오고 다른 아이가 나왔겠지? 
  그럼 몸은 다른 아이인데 영혼은 내가 될수 있었을까? 나는 뭐지? 그 영혼이 꼭 나였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밤마다 했어요.

이러는데 갑자기 눈물이 팍하고 쏟아지더군요.
내가 뭐라고 이 부족한 엄마가 뭐라고 이런 고민을 하다니... 그 당시의 어린 아들이 너무 안쓰러워 아주 꼭 안아주었답니다.



IP : 203.142.xxx.24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흐흑
    '20.1.9 4:16 PM (211.244.xxx.149)

    ㅠㅠ
    아들도 엄마도 짠해서
    저도 눈물이 나네요
    아들이 엄마를 많이 사랑하나봐요

  • 2. ㅜㅜ
    '20.1.9 4:23 PM (220.123.xxx.111)

    그 집 아빠 참 나쁜사람인듯.

    돈은 못 벌더라도
    가족에게.잘했다면
    아들이 저렇게 말하진.않을텐데

  • 3. 비디
    '20.1.9 4:33 PM (223.32.xxx.100)

    어???????? 뭐죠 ㅠ 제가 쓴 글 인줄 알았어요
    깜짝 놀랐어요..님이 처한 상황이랑 아들분이랑 나눈 대화가 저랑 너무 똑같아서 소름이.. 정말 너무 너무 똑같아서 진짜 근처에 계시면 따뜻한 차 한잔 대접 하고 싶네요 ㅠ

  • 4. ㅏㅏ
    '20.1.9 4:35 PM (1.240.xxx.99) - 삭제된댓글

    그아들이 지금도 님에게 위로가 되시길....

  • 5. 슬프네요
    '20.1.9 4:49 PM (106.102.xxx.94)

    비슷한 경우가 이리도 많다니...슬퍼지네요

    다시 태어났을때
    혹시 엄마의 아이가 아니면 어떡하냐면서
    울던 아이...
    부족한 엄마를 사랑해주어 고마워, 했더니
    아니야, 엄마는 완벽한 엄마야!
    그 말에 펑펑 울었네요.
    뭘로 봐도 어떤 면으로 봐도
    완벽 근처도 못가는 제가
    어디서 누구에게서 이런 말을 듣겠는가 싶어서..

  • 6. ㅠㅠ
    '20.1.9 4:59 PM (14.35.xxx.110)

    글 읽자마자
    원글과 댓글에
    눈물이 주르륵...

  • 7. ㅜㅜ
    '20.1.9 5:18 PM (218.232.xxx.136)

    모두 힘내세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ㅜ
    원글과 그리고 댓글을 읽다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 8. 사는이유
    '20.1.9 5:25 PM (175.223.xxx.74)

    자식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잖아요
    자식은 하늘별이 내게 내려와
    늘 반짝거려주니 그힘으로 사는거
    같네요
    님 축하드려요
    별중에 가장빛나는 샛별이
    님아들이 되어 님인생에 빛을 주고있네요

  • 9. 고운 아드님
    '20.1.9 5:26 PM (220.120.xxx.70)

    어머니께서 잘 키우셨네요^^
    어린 눈에도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감성이 읽혀서
    제 맘도 아픕니다.
    세상에 의지할 수 있는 오직 한사람 어머니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절박했을까요ㅠ
    그 한 마디로 님의 모성은 지난하니세월을 씩씩하게 견뎠구요. 고맙습니다 훌륭하신 어머님 ^^
    오늘밤은 아드님 꼭 안고 서로 기댄 시간들의
    축복을 자축해보세요~

  • 10. 스텔라
    '20.1.9 6:15 PM (122.38.xxx.203)

    눈물나요. 저도 님 아드님같은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엄마가 되고 나니 다시 같은 인생을 살더라도
    그 모든 고통을 겪게 되더라도 나는 내 아이를 택할 것 같더라구요.
    엄마의 삶에 부채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의 아픔도,
    버틸 수 있는 힘의 원천인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도 다 느껴져요.

  • 11. ...
    '20.1.9 7:58 PM (125.191.xxx.118)

    아이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눈물이 나네요 ㅠㅠ

  • 12. ..
    '20.1.9 8:43 PM (124.53.xxx.142)

    얼마나 힘드실지 ......
    아이들은 엄마든 아빠든 인격적인 허물을 알면 상처 받을거 같아서
    아이들 앞에서 아빠에 대해 나쁜말을 못하겠어요.
    가슴이 늘 답답하고 불만이 산을 이루지만 ...
    아이들에겐 좋은 아빠로 기억되었으면 해서
    아빠가 열심히 노력하잖아,
    아빠가 시간이 없고 힘들어서 그래,
    아빤 니들이 알아서 다 잘할거라 믿고 있어,
    등등..
    휴~ 힘드네요.

  • 13. ....
    '20.1.9 9:14 PM (118.33.xxx.187)

    원글님 글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고 정말 주옥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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