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떡국, 설날 떡국.
두그릇씩 먹으니까요.
저도 평소에 떡국 자주 해먹어요
맛있고 간편하니까.
그런데 무슨 격식 차리는 것처럼
일가친척 모여서 떡국 먹는 날은 설날로 족하지 않나요?
아랫글 보니 새해에 떡국 같이 안 먹으면 남이라며 며느리한테 떡국상 받아먹으려는 건 뭐죠?
저도 신혼때부터 별난 시어머니 덕에 신정, 구정이란 없어진 용어까지 들으며
새해부터 먹을 사람도 없는 만두 만삭의 몸으로 양푼 가득 빚어서 떡국상 차렸고.
그나마 만두 안 먹는다고 만두 빚는 건 없어졌지만
20여년 새해 첫날은 시댁가서 시어머니 제외하고 누구하나 즐거울 것 없는
떡국 해먹었던 사람입니다.
혼자 계신 시어머니 안쓰러워서 평소에도 먹는 떡국, 까짓 하루 더 먹자 하구요.
하지만 설날은 구정이 아니고, 1월1일은 신정이 아니라 새해 시작인 날일뿐이라고
용어부터 시모한테 알려드리며 슬슬 1월1일 시댁방문을 당연한 일이 아닌 걸로 인식시켜 드렸어요.
지금은 먼 지방으로 내려와 안 갑니다만, 서울에 있었으면 안 가도 마음 불편한 날이었겠죠.
떡국.
먹고 싶으면 언제든 끓여먹으면 됩니다.
사먹어도 되고요.
하지만 떡국 먹어야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풍습에 기반한
명절 떡국은 설날 하루로 족합니다.
어린 시절
떡국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는 할머니 말씀에
그럼 두 그릇 먹으면 두 살 더 먹을까?
올해도 두 그릇, 내년에도 두 그릇... 그렇게 먹으면
언니보다 내가 더 나이가 많아지겠네?
혼자 상상하며 즐거워하던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타의에 의해
격식 갖춘 떡국 먹고 2살씩 자동으로 더 먹게 생긴 사람들이 아직도 많네요.
저야 50대라 지난 시절 뭣모르고 그렇게 보냈다해도
오늘 떡국 이야기 올리는 분들은 저보다 훨씬 젊은 분들일 텐데
강산이 2~3번 변하는 동안에도 '며느리 도리'라는 의무는 왜 여전한 걸까요?
아니 30대 며느리 둔 시어머니라고 해야 기껏 60대일 텐데
왜 구태를 답습하는 걸까요?
제발 떡국 먹고 싶으면 직접 끓여서 편하게 드세요.
새해 첫날부터 어린애 키우기 힘든 아들내외 오라가라 하며
분란 일으키지 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