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식이 계획대로 되던 분들은 그게 안되는 부모 심정 모르더군요.
제가 중학생 가르치던 당시에는 학부모 면담같은걸 자주 했어요.
거창하게 면담이 아니여도 특활 하시는 어머님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다들 고민은 같습니다.
공부공부공부 성적성적성적
그런데 가르쳐보면 아이들마다 소위 말하는 공부 머리가 다 달라요.
태도도 당연히 다 다르죠.
어머님들이 이끄는대로 잘 따라가는 아이들 있어요.
어머님 플랜대로 말이죠.
보통 이런 어머님들은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면 다른 케이스의 아이들을 키워보지 못하셔서 그렇죠.
이런 아이들은 사실 누가 플랜을 짜줘도 공부머리가 좋고 의지가 있고 태도가 좋기때문에 어머님들이 꿈꾸는대로 따라가줍니다.
그런데 많은 어머님들이 자신의 플랜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고
반면 공부를 못하는 어머님들은 자기가 뭔가 잘못을 하고 있나 라는 자책감에 빠지면서 소위 플랜을 짜서 공부 시키는 전교권 아이를 둔 어머님들에게 큰 로망 같은 걸 가지고 있죠.
그래서 어떤 현상이 생기냐면 중상위권 정도의 성적을 내는 아이를 둔 어머님들이 최상위권 아이를 둔 어머님들에게 어떻게든 소스 빼내보려고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시는데...
물론 그런 노력들로 아이들의 성적이 향상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휩쓸리는 경우 아이 성적이 높아지는 경우보다 어머님 쪽에서 속된말로 현타가 오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동안의 시간 낭비 감정 낭비... 그걸 줄이기 위해 글을 쓰는 거예요.
저는 첫 면담때... 특히 공부 잘하는 최상위권 (전교권) 아이들 어머님들에는
아이들 어린 시절 어땠냐 자세히 묻는 편이에요.
그러면 대부분 10명중 9명은 세살 네살 다섯살부터 이미 어휘력이 뛰어났다 (독서량과 무관하게 말이죠)
퍼즐을 잘했다. 숫자를 거의 스스로 깨우쳤다 등등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시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거..
어릴때부터 집중력과 하고자하는 욕심이 너무 많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특히 이런 아이를 둔 어머님들은 아이에게 어떤걸 시켜주던 아이들이 받아들이고 흥미로워 하기에 의욕 없는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전혀 모릅니다.
그러니 공부가 잘 안되는 아이 어머님에게도 그걸 고려하지 않고...
자꾸 자기가했던 방식대로 푸쉬를 하는거죠.
근데 차마 이런 구체적 이야기들 학부모들에게 못하니
돌려돌려 무소뿔처럼 혼자 가라 이야기 하죠
그래도 잘 이해 못하시는 어머님들 많으시더군요.
아무튼 구체적으로... 타고나길 의욕적이고 욕심 많은 거기에 옵션으로 공부머리 까지 갖춘 아이를 둔 어머님들은...
자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 너무나 당연한 진실을 잘 모를때가 많고
공부가 잘안되는 아이를 둔 어머님들은 결국 아이들의 본질적인 문제라는 것은 외면한채 갈대처럼 흔들리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 성향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잘 모르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웠어요.
1. ....
'19.12.21 7:36 AM (175.194.xxx.151) - 삭제된댓글많은 부모들이 착각합니다.
본인 공인줄 알지만 사실은 아이 역량인거죠.
아이 둘 키우며 뼈저리게 느꼈어요.
너무 다른 성향의 아이를 보며 착각에서 벗어났더니 애가 행복해 지네요.
잘 따르던 놈도 걍 내려 놨는대 본인이 알아서 다 하더군요.ㅋㅋㅋㅋ
아 진짜 그 허무함이란.....
지금은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고 돈도 아끼고...2. ...
'19.12.21 7:38 AM (220.75.xxx.108) - 삭제된댓글뼈때리는 팩폭이네요...
3. 대체로
'19.12.21 7:40 AM (58.127.xxx.156)대체로 다 맞는 말씀 맞는데요
어릴때부터 지고는 못살아..식으로 욕심많고 집착하고 거기에 머리좀 따라주면
일단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건 맞는데
사실 욕심보다 그걸 의지력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주변이나 저희집 아이 최상위권 보니까
공부욕심이 많은게 사실 가장 큰 동기가 되는데
그게 인성과 받쳐주지 않으면 멘탈이 깨지고 다른 상대들에 대한 질투나 감정관리가 안돼서
자멸하는 경우 많이 봤어요
중등 2,3학년만 돼도 벌써 결과가 거의 고정되는데
성격적으로 욕심만 많으면 잘 안돼요4. 이글이
'19.12.21 7:45 AM (114.206.xxx.93)진리네요 자식문제 있어서는.
5. 베스트글보니
'19.12.21 7:55 AM (175.223.xxx.170) - 삭제된댓글크게 기대하면 크게 된다라고 하더군요.
꿈보다 해몽을 잘하는 분들의 옹호댓글도 있긴 하더라만...
저는 이 글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6. ㅇㅇ
'19.12.21 8:17 AM (49.142.xxx.116)그게 그렇습니다.
저도 자식이 운좋게 말 잘듣고 순하고 알아서 공부하는 성향인 애라 대학 졸업 취업까지 그냥
자기가 알아서 일사천리로 흘러가니 (중간에 대입때는 문닫고 들어가느라 조금 마음 졸이긴 했지만)
다른 자식이 속썩이는거 피상적으로나 이해하지 마음속 깊이는 이해 못하는것 같아요.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거고요. 뭐든지 자기가 경험한 만큼 뼛속까지 아는것이죠.7. 저도
'19.12.21 8:17 AM (180.68.xxx.100)아이들 상대하는 직업이라 원글님 의견 동의해요.
사실 타고 납니다.
영유아 때 벌써 나타나는 걸요?
자식이 세속적으로 잘되던 어떤식으로 잞되면 부모가 잘 키운 것 같지만 아이는 스스로 그렇게 자란거죠.
자기 타고 난 본성대로 큰 거죠.
그래서 교육에 정답이 없고 아이마다 다르다.
믿는 만큼 큰다는 박혀란씨 아이들도 그냥 타고 난 대로 자란거죠. 물론 부모의 영향이라면 DNA.
그러나 그또한 랜덤.8. ..
'19.12.21 8:29 AM (114.203.xxx.163)사실 이글이 맞죠.
부모의 경제력과 인성이 어느정도 아이에게 보탬이 되겠지만
잘하는 애들은 어떻게 해도 잘하는거 같아요.9. ...
'19.12.21 8:45 AM (223.38.xxx.181)제목에는 동의합니다. 저 또한 그런적이 있었으니..
하지만 내용을 읽다보니 뭘 말하려고 하는지, 또 이글을 선생님이 아닌 학부모가 썼다면 더 동의가 쉬웠을거 같아요. 글 쓰신 분의 경험치 차이 때문에요.
전 아이의 본질이 아니라 ㅡ어느정도 성향과 유전적환경은 인정합니다.ㅡ. 양육자의 태도와 환경이 더 크게 좌지우지 한다고 봅니다.
독서가 아니라도 어휘량이 늘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습니다. 모두 입닫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언어가 트일 수 있을까요?
아이의 성향은 타고나지만 어떻게 컨트롤하냐는 부모의 몫이고 공부를 좌지우지 하는건 성실, 끈기와 과제집착력인거 같습니다 이 또한 양육자에 의해 어느정도 달라지더군요. 물론 극소수는 제외입니다.10. ㅁㅁㅁㅁ
'19.12.21 8:52 AM (119.70.xxx.213)완전 공감합니다..
성실 끈기 근성 이런것도 많이 타고 난다고 생각해요11. 윗분
'19.12.21 8:54 AM (118.42.xxx.65) - 삭제된댓글결정적인게 하나 빠졌네요. 두뇌!
두뇌는 양육자의 노력여하가 크게 작용하지 않아요12. ㅡㅡ
'19.12.21 9:11 AM (220.127.xxx.135)이야 82에서 선생님들께서 쓰신 글 중 최고네요
13. ...
'19.12.21 9:15 AM (223.62.xxx.102)저도 학생들 상대하는 직업인데 동의해요. 타고나는 게 크더라구요
14. ...
'19.12.21 9:15 AM (116.36.xxx.130)공부머리는 타고나는겁니다.
환경은 그 다음이죠.
환경으로 공부머리를 끌고오다 사춘기때 난리나는 집 많아요.15. ...
'19.12.21 9:27 AM (220.79.xxx.192)공부머리는 타고나는 군요.
16. ..
'19.12.21 9:36 AM (1.225.xxx.79) - 삭제된댓글같은 부모 같은 양육방식이어도
형제들 크는 게 너무 달라요
타고나는게 큰 거 같아요
어떤 자식은 하나를 말하면 겨우 하나를 알아듣고
어떤 자식은 바로 열이상을 알아듣고17. ..
'19.12.21 9:39 AM (96.49.xxx.43)음...주변에 끝내주게 아이 컨트롤 잘하시는 분 계셨는데...정말 엄마도 머리가 좋고 기질도 쎄시고 지혜로우셔서 자녀 양육 및 공부 정말 잘 시켰는데요...아이들도 머리 좋은 편이고 하는데 고학년 되니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저는 아이 셋 키우는데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데 너무 달라요 ㅠㅠ
그 중 둘째는 머리는 좋은 편인데 그렇다고 반짝반짝하지는 않은데 과제집착력과 집중력이 과할 정도에요. 점수 잘 받아옵니다.
셋중에 둘째만 그런 성향이에요. 그런데 남편 집안에 둘째 같은 성향의 조카들이 10명중 둘이나 있어요.(남편이 7형제 중 막내라 조카가 많아요)..너무 비슷해요.
둘 다 서울대 갔어요...저는 외국 고등학교라 공부 말고 다른 거 잘해도 인정받는데..
우리 둘째는 공부 잘하는 그냥 모범생 ...
타고 나는.경우가 많아요..18. ....
'19.12.21 9:44 AM (110.70.xxx.13)타고난 공부머리가 한계에요.
부모의 노력은 그 공부머리를 최대한 활용하게 해주는거구요.
부모가 100의 노력을 해도
아이 공부 머리가 60이면
65나 70의 성과가 나오면 정말 잘한거죠19. 하고자하는
'19.12.21 10:09 AM (61.105.xxx.161)의욕이 남다르다...동의하는 바예요
큰애는 뭐든지 하려고하고 잘했고 하기싫은건 손절도 빨랐고 하기싫으나 성적이 나와야하는 건 어떻게든 해내더라구요 작은애는 하고싶은것만 하고 하기싫은건 지가 손해봐도 안하네요
성적도 당연히 하는만큼 나오구요 ㅠㅜ...
자식일 맘대로 안된다...시대를 통틀어서 세상 진리입니다20. ... .
'19.12.21 10:09 AM (180.224.xxx.137)너무너무 맞는 말씀이예요
21. 맞아요
'19.12.21 10:13 AM (58.227.xxx.128)원글님 글에 동의하고요. 전 엄마들 이해가 안 되는 게 본인들 형제 자매 남편 형제 자매들 없으세요? 같은 부모 밑에서 자라도 너무 너무 다르잖아요... 다 같이 잘하는 집, 다 같이 못하는 집도 있지만 형제들마다 편차가 있는데 그런 건 다 잊은 건지 뭔지...
22. 구구절절
'19.12.21 11:33 AM (39.7.xxx.80) - 삭제된댓글옳으신 말씀
23. 그렇군요
'19.12.21 11:46 AM (223.38.xxx.53)그렇군요...
24. ?
'19.12.21 1:41 PM (211.243.xxx.11) - 삭제된댓글절절이 공감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25. 댓글에도
'19.12.21 2:28 PM (180.68.xxx.100)컨트롤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쓰신 님 세월이 흐른 후 아시게 될겁니다.
부모가 컨트롤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아이스스로 본인을 컨트롤 하고 살아 온 거고요
컨트롤이 안 되면 사춘기 때 또는 그 이후에도 성장하면 컨트롤 안 되죠.
다만 어리고 약자이니 보호가 필요할 때는 있지만
결국 때가 되면 본인이 컨트롤 잘 하느냐 못 하느냐로 본인의 인생이 달라지는 거랍니다.26. 선물
'19.12.21 2:57 PM (121.165.xxx.175)공감합니다.
특히 저 어휘력이 좋다에서..아이가 말이 일찍 트이고 말을 그냥 잘하는 걸 말하는게 아녜요. 말 많이 시켜주면 말 많고 말 잘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어휘력이란 건 말의 양적인 의미가 아니라 질적으로 평가해야 되요. 머리 좋은 아이들은 말이 많지 않아도 쓰는 단어나 논리력이 달라요. 이건 가르친다고 되는게 아니더군요. 제 경험상..
논리력, 추리력, 인과관계 등등 이해가 빨라야 가능합니다.27. . . .
'19.12.21 3:39 PM (125.186.xxx.189)자식이 제 마음대로 안된다는 거 아는데,
공부머리는 타고 난다는거 아는데
그래도 능력에 비해 노력 안하는 아이
바라보기 힘드네요.
기다려주는게 답이겠죠28. 윗님
'19.12.21 5:58 PM (175.223.xxx.13)생각을 바꿔 보세요.
꼭 공부말고 잘하는 거 하고싶어 하는 거 지원해줄걸 하는 후회가 들어요.
어항 속의 열대어가 아닌 바다의 물고기로 ...29. ...
'19.12.24 9:21 PM (210.97.xxx.179)정말 공감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