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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어떤 빵일까.

carrot 조회수 : 2,679
작성일 : 2019-12-16 20:08:43

두아이의 엄마이다보니, 제일많이 말을 건네고 눈동자를 맞추며 들여다보는 대상은, 당연

우리 아이들이에요.

하루에도 몇번씩 엄마를 부르면서 달려와 안기거나, 혹은 식탁위의 망고주스 먹어도 되느냐고

묻거나, 혹은 교복치마를 찾는 아이들때문에, 제 일상은, 정말 정신없어요.

말귀를 못알아들어 간혹 우두커니 서있는 사춘기에 접어든 큰아이나, 이미 답을 알고있으면서도 나른하게 물어보는

일곱살짜리 아이에게 정성껏 대답을 해주다보면, 그하루가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소파에 넋놓고 앉아있기도 해요.

그렇게 아이와 함께 지내는 그 순간순간마다 제 어린날들의 기억들이 떠올라요.

세탁기가 없던 시절,엄마와 함께 해야했던 그 많고 무거운 빨래들,

늘 손에서 놓지못했던 빗자루,

밥이 탈까봐 조마조마해하면서 솥단지앞에 쪼그리고 앉아 불조절을 하던 그 어린날들이.

그자리에서 몇번씩 심부름을 도맡아하면서 숨이 막힐듯했던 그 더운 여름날들이.

어쩌다 잘못해서 연탄을 깨뜨리는 날은 머리채를 잡고 마구 뒤흔들고,

빨래가 땅거미진 저녁날, 하얗게 펄럭이면 펄펄 뛰며 고성을 질러대고

열개남짓한 고구마를 한꺼번에 쩌낸 날,

마당으로 끌고나와, 혼자 다 먹어치우라고 엄마가 소리소리 질러서 셋방살이 하던

그 모든 사람들, 다 팔짱낀채 보게 만들고


연탄가스로 쓰러진날은,

비실비실 살아났다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마당에 내동댕이치고,

열살무렵, 방둑아래 강물에 빠져 온몸이 젖은채로 나타난날에는

알콜중독으로 눈이 번들거렸던 아빠에게 붙들려 다시 방둑아래로

굴렀던 그어린날들이.


한번도 다정한 목소리로 제이름을 부르지않았고

늘 네머리엔 두부만 들었다,

늘 네머리엔 dung만 들었다.

마이너스 최최최저 저질이다,

밥상머리에서든, 손님들이 있는 자리에서든 그어디에서든

그런 말을 함부로 꺼냈던 아빠와 엄마.

겨울 저녁바람에 컴컴한 수돗가에 웅크리고앉아

그릇을 닦아대던 제 손은 처참하게 터져 피가 응어리지고 다시

갈라지기를 반복하던 그 유년을 보냈는데


여상을 졸업하고 1년간의 백수로 지냈던 그 시절엔

당시 식당을 하던 우리집의 일꾼으로 일하면서도

절대 금고속의 500원을 건들지 못하게 했던 20대.

500원으로 왕복버스비를 해야, 정보처리기능사자격증을

준비할 학원을 다녀야 하는데, 늘 바쁜 점심시간을 치루고도

절대 돈을 주지않았던, 먼지투성이 빈주머니였던 20대.


동전한푼 없는 겉옷에 손을 찔러넣고, 버스가 오기전

앉아있던 도심한가운데의 벤치와

타지에서 시작한 직장생활뒤 모아둔 돈을 집에서

다 써버린 뒤, 보증금낼길이 막막해진 셋집에서

쫒겨난 그 새벽, 놀이터벤치에 앉아 올려다본 그

겨울 밤하늘,

별은 저리도 많은데,

맞은편 창턱엔 노란색 니트차림의 여자가

팔을 괴고 꽤 오랫동안 나를 쳐다보았어요.

분홍색 커텐이 쳐진 그방은 온화하고 따뜻한

빛이 감돌았어요.

갈곳은 생각나지 않았지만, 절대로

창문앞을 떠나지않는 그 여자의 얼굴앞에서

커다란 가방을 들고 그자리를 떠났던 그 밤,

올려다본 그 겨울밤하늘 ,별이 참 많았어요.


그렇게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이름 한번 부모님께 못들어보고,

가난한 누군가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고

정신없이 살아왔던 30대를 지나고

이제는 40하고도 중반이란 터널을 지나는 중이에요.


지금은 눈이 멀고, 몸이아픈 엄마가

저와함께 지내고 계세요.

아이들의 이름을 부를때,

무언가를 설명하는 제 목소리를 제귀로 들을때

그 온화하고 평온한 어느 오후, 갑자기 가슴속에

슬픔이 밀려와요.

이렇게 다정한 목소리를 들어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다정하게 따듯하게 부를수있는데

한번도 못들어보고,

늘, 머리속에 두부만 들었다, 저질이란말을 들으면서

깊은 땅굴에 묻힌 시커먼 석탄을 떠올리며 컸던 유년과

한번도 돈을 모아보지못했던(자식의 돈이라고 마음껏 썼던 부모님덕분에) 20대의 지난날들과

가난으로 허덕였던 30대와.

지금은 늙고 힘없는 엄마와 살고있는 40대의 나


그래,

누군가는 좋은재료로 만들어진 카스테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포근한 밤식빵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달콤한 타르트로 만들어지기도 하지.

누군가는 거친 팥으로 짓이겨진, 붕어빵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참고 견디면, 나도 어두운 오븐안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낸 맛있는 노릇노릇한 빵이 되어있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저는 그순간을 견디어낸것 같아요.

지금도 전 완성된 빵이라고는 생각하지않아요,

그러기엔 세심하게 조심스럽게 다뤄지고 반죽되어지지않은 빵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아직 스텝은 엉키지않았으니까, 천천히 다시 가면 되겠죠?

슬픔이 앞으로 다가오면 나는 뒤로 한발

기쁨이 뒤로 다가오면 나는 앞으로 한발.

이렇게 이렇게.. 슬로우슬로우 퀵퀵.

이말은 이때 쓰는 거겠죠?

슬플때, 또 너무 기쁠때. 그렇죠?

IP : 220.89.xxx.21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19.12.16 8:14 PM (211.36.xxx.46)

    무식과 가난 몰이해의 대물림 고리를 끊으신
    님은 강한분인거죠.

  • 2. 오함마이재명
    '19.12.16 8:20 PM (211.49.xxx.51)

    당신을 응원 합니다

    이런글을 쓰는 엄마라면 아이들에게도 좋은엄마 분명 좋은딸이겠지요
    슬픈고 처연한 글인데 아이들과 행복감만 생각하세요 엄마를 외면하지 못하는 원글님의 착한마음을 제가 대신 고맙다 할께요 혹시라도 엄마한테 사과 받고 싶을때 꼭 이야기
    했으면 ,,,

  • 3.
    '19.12.16 8:55 PM (1.245.xxx.107) - 삭제된댓글

    그시절 못배우고 못사는 부모들이 자식을 그렇게 다루어도
    된다고 생각했나봐요
    잊고있던 어린시절 기억이 불쑥 소환되어 이나이에도
    슬퍼지게 하네요
    지금은 행복하신거죠

  • 4. ...
    '19.12.16 9:14 PM (183.101.xxx.30)

    잘 살아오셨어요. 님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수필 쓰셔도 되겠어요.

  • 5. 40대 중반인데
    '19.12.16 9:19 PM (211.202.xxx.216)

    세탁기도 없고, 연탄대로 어린시절을????
    집에서 장사하셨다면서 그시절애 그렇게까지 어려웠나요????

  • 6. ..
    '19.12.16 9:22 PM (175.211.xxx.231)

    슬프고 처연한데 글이 정말 귀하고 아름답네요
    잔잔한 마음의 파동이 아주 오래 남을것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행복해지실거예요

  • 7.
    '19.12.16 9:31 PM (223.62.xxx.216)

    고되고 힘들었던 지난날의 보상이
    지금 아이들하고 행복한 저녁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참 잘쓰시네요
    마음속 응어리가 치미실때
    글을 쓰면 분노가 녹아들겁니다
    지난 부모님세대는
    먹고살기위한 전쟁을 치루느라
    여유도 다정함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하세요

  • 8. 지나가다,
    '19.12.16 9:47 PM (223.33.xxx.122)

    나는 어떤 빵일까,
    참 좋은 제목입니다.
    저는 식빵이 되고 싶었는데(욕 아닙니다.)

    저는 요즘 시시각각 내게, 내 감정에, 내 마음에 주의를 기울이는 저를 봅니다.
    그게 굉장히 뿌듯하고 좋아요. 아, 네가 지금 이런 마음이구나, 아, 네가 지금 이렇게 느끼는 구나, 이렇게 말해주면서, 제가 치유되는 걸느껴요.

    저는 가끔 자신을 확 놔버리면서 자해하는 기분으로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곤했거든요.

    지금은 그런 순간이 오면, 잠깐, 내게서, 그리고 상대방에게 거리를 두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제가 많이 나아졌어요.

    엉뚱한 댓글같지만, 원글님 역시 마음 쓰리고 패인데가 있으려니 싶어 몇마디 남기고 갑니다.

    앞으로 빛나는 날들이 원글님께 찾아오기를 바래드립니다.

  • 9. 유한존재
    '19.12.16 10:33 PM (203.100.xxx.248)

    태평양이시네요 원글님 마음이... 다 품어줄수 있는 성격... 원글님의 행복을 그저 응원합니다.......그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수준이십니다.....

  • 10. 저번에도
    '19.12.16 10:34 PM (123.212.xxx.56)

    똑같은 글 쓰신적 있죠?
    빵얘기 빼고 어린시절 얘기요....
    하~
    틀림없이 고통스러운 기억이었을텐데.
    제겐 왜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기직전 상황처럼 느껴질까요?
    옷에 뭍은 재는 툴툴 털어버리고
    아주 보드랍고,
    고소하고 맛있는 게다가 예쁘기까지한
    삶을 사시길....

  • 11. ????? 작위적
    '19.12.17 12:56 AM (175.223.xxx.74)

    40대 이신데 어린시절에 연탄으로 난방을 하고
    세탁기가 없었나요 ?


    넌픽션이라면 마카롱이 되시길요.
    픽션이라면 좀 작위적입니다.

  • 12. ...
    '19.12.17 7:01 AM (223.62.xxx.247) - 삭제된댓글

    부모모두가 자존감을 죽이는 성격에 어린시절이 다 불안한 환경인데
    글이 사실이라면 자라면서 거의 생명의은인수준으로 도움받은 선생이나 친척이 있지않고서는 이런 예민한감수성과 글에서보이는 성격의 온화함을 가지기 힘들었을거라보는데 어떤계기로 누구의 영향을 받아 부모를 전혀닮지않은 온화한 성향으로 살고있는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세탁기 등 보다는 이점이 이글에대한 의구심이 든부분...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거고 더 궁금하구요.

  • 13. ...
    '19.12.17 7:14 AM (223.62.xxx.247) - 삭제된댓글

    부모모두가 자식의 자존감을 죽이는 성격에 어린시절이 다 불안한 환경인데
    글이 사실이라면 자라면서 거의 생명의은인수준으로 도움받은 선생이나 친척이 있지않고서는 이런 예민한감수성과 글에서보이는 성격의 온화함을 가지기 힘들었을거라보는데 어떤계기로 누구의 영향을 받아 부모를 하나도 닮지않은듯한 높은수준의 감성과 섬세한 성향을 가지게된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세탁기 등 보다는 이점이 이글에대한 의구심이 든부분...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거고 더 궁금하구요.

  • 14. ....
    '19.12.17 7:16 AM (223.62.xxx.247) - 삭제된댓글

    부모모두가 자식의 자존감을 죽이는 성격에 어린시절이 다 불안한 환경인데
    글이 사실이라면 자라면서 거의 생명의은인수준으로 도움받은 선생이나 친척이 있지않고서는 이런 예민한감수성과 글에서보이는 성격의 세심함을 가지기 힘들었을거라보는데 어떤계기로 누구의 영향을 받아 부모의 부정적성격을 1도 닮지않은듯한 높은수준의 감성과 섬세한 성향을 가지게된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세탁기 등 보다는 이점이 이글에대한 의구심이 든부분...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거고 더 궁금하구요.

  • 15. ...
    '19.12.17 7:27 AM (223.33.xxx.56) - 삭제된댓글

    부모모두가 자식의 자존감을 죽이는 성격에 어린시절이 다 불안한 환경인데
    글이 사실이라면 자라면서 거의 생명의은인수준으로 도움받은 선생이나 어른이 있지않고서는 이런 예민한감수성과 글에서보이는 성격의 세심함을 가지기 힘들었을거라보는데 어떤계기로 누구의 영향을 받아 부모의 부정적성격을 1도 닮지않은듯한 높은수준의 감성과 섬세한 성향을 가지게된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세탁기 등 보다는 이점이 글의진정성에대한 의구심이 든부분...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거고 더 궁금하구요.

  • 16. ...
    '19.12.17 7:39 AM (223.33.xxx.113)

    부모모두가 자식의 자존감을 죽이는 성격에 정서적으로 너무 결핍되고 불안한 환경인데
    글이 사실이라면 자라면서 거의 생명의은인수준으로 도움받은 선생이나 어른이 있지않고서는 이런 예민한감수성과 글에서보이는 성격의 세심함을 가지기 힘들었을거라보는데 어떤계기로 누구의 영향을 받아 부모의 부정적성격을 1도 닮지않은듯한 높은수준의 감성과 섬세한 성향을 가지게된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정도로 비하받는 환경에서 차라리 악착같이 돈벌어 성공했다는 스토리면 몰라도 이런 감성적능력의 발달에는 정말 대치되는환경이라 봐서.. 개인적으로는 세탁기 등 보다는 이점이 글의진정성에대한 의구심이 든부분...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거고 더 궁금하구요.

  • 17. 원글
    '19.12.17 8:50 AM (121.184.xxx.63)

    우리가 전화기랑 냉장고, 세탁기를 구비하고 살수 있던 때가 제가 16살때였어요,
    초등학교 졸업하고도 2년을, 원시적인 집안일에 매달렸어요.
    지금도 엄마는 네가 이나마 사람노릇하고 사는건 내가 교육시켜주었던 그 집안일들덕분이라고 해요,
    네가 만약 다른 친구들처럼 마구잡이로 놀았더라면 네가 밥상을 차리고, 인간답게 살수있었는지 의문이고
    이렇게라도 살수있는것을 고마워해야 한다고 할때, 아연실색할수밖에 없죠.
    식당은,18살때부터 했는데, 아빠가 원래 알콜중독자였기때문에 문여닫는 날이 많았어요,
    그나마도 그 식당도 학교다니는내내,우리몫이어서 힘들었어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결여된 사람이라, 혼자 일하는것을 억울해하면서 평생을 우리가족들의 짐이 되었어요,
    타지의 기숙사에서 일정한 동선안에서 지내던 20대의 제게는 평소엔 전화한번 없다가,
    "우리 창동짝 나겠다, 또 빚쟁이들이 우리 멱살잡겠다."
    그말에, 저금통장 번번이 털어 통째로 송금하던 날들이었어요.
    남편복없으면 자식복도 없다던데로 시작하던 엄마의 신경질은 늘 초등학생이던 제게 날아와 비수처럼 꽂히고, 그런 엄마마저도 초등3학년때 집을 나가서 6개월을 안왔어요,
    굶고 살았죠, 엄마없이 자란 아이들, 남의 집에 가서 눈치슬슬보고 먹을것 축내서 밉다는 아이들 있죠,
    제가 정작 그런적은 없지만, 어른들로부터 후*자식들이라는 욕과 냉대와 선생님들로부터의 미움,왕따,등등
    차고 넘치게 받은거죠.
    이미 6살때, 알콜중독자로 살았던 아빠가 빚때문에 모든 살림을 거덜내고, 친척집에서 더부살이도 했는데
    그 고모부얼굴이 꼭 전두환처럼 생겼어요, 싱크로율 99%고모부가 손님들 오면 손가락질을 해대면서
    저아이가 거슬리고 애비애미 다 보기싫다고 했어요, 얄미움이 가득한 눈빛과 표정으로 입술을 덜덜 떨면서
    상대방을 쳐다보는 전두환씨를 모두 떠올리시면 되고요,
    그 고모네집은, 제가 81년도인데도 지금의 수세식화장실과 세탁기와 냉장고및 미국치약이 다 있었는데
    평생 집없이 단칸셋방만 살다간 우리 부모님은 제가 16살이 될때까지 그 가전제품을 구비하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제가 사람마다, 이미 태어나는 모습이 다르다고 한거에요.
    누구는 비싸고 좋은 재료로 버무려진 카스테라가 되기도 하고 누구는 싸구려 재료로 아무렇게나 짓이겨진
    볼품없는 빵으로 태어난다고말이에요.
    제가 태어나기전의 그 단칸방도 월세를못내 주인을 힘들게 했다고 하네요.
    새벽마다 물장사가 물을 채워넣는 소리가 들리는데 제가 태어난 그 11월중순의 그 흐리고 바람부는 추운날,
    벽에 바람이 스미고, 그때에도 우리집만 물넣는 소리만 들리지 않았다고 말이에요.
    제가 태어나기 전의 창동에서도 아빠가 운영했던 식당이 또 알콜중독으로 망했다는데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제 20대는 창동짝 났다는 엄마의 한탄을 듣고 적금 깨서 갚아주는 긴 세월이었던거죠.
    그 고마움도 모르고, 너희는 곧 시집갈거니까, 라는 아빠의 말과는 달리 전 30대 초반까지도 남자를 한번도 못사귀어봤어요, 그냥 전 정돈된 회사원으로써의 제 일상과 세명의 친구면 충분했거든요.
    제 20대는, 버스비를 걱정하면서 도심의 벤치에 앉아있던 백수,
    또, 타지에서 셋방살이 하다가, 쫒겨난채 갈곳을 모르고 새벽까지 놀이터벤치에 앉아있던 모습으로,
    또 타지에서 가끔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벤치에 앉아있던 회사원의 모습으로
    제일 아깝게 흘러간 시절이었어요,

  • 18. 더듣고 싶어요
    '19.12.17 9:29 AM (1.245.xxx.107) - 삭제된댓글

    님의 결혼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
    지금까지도 기죽고 힘든삶은 아니었으면
    지금은 여유있는 삻이라 옞일 떠올리며
    그때는 그랬는데 하는거였으면
    성실하고 사랑많은 남편과 발랄한 자녀가 있는 삶이었으면
    이런해피앤딩
    소설인듯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되길 바라래요

  • 19. 원글
    '19.12.17 9:29 AM (121.184.xxx.63)

    빨래는, 제게 참으로 많은 에피소드들을 주곤해요,
    정말 빨래를 많이 했던 때가, 세탁기가 마련되던 16살때 중학생 시절이 아니라,
    정작 12살이었던 초등학생때였어요,
    늘 김치절여두는 큰다라에 엄마와 함께 주말이면 식구들이 다 벗어두었던 빨래를
    하는게 일상이다보니까, 어느날은
    저혼자 산더미같은 빨래를 수돗가에 들고나와 하기시작했어요,
    그 모습을 본 우리엄마의 눈시울이 치켜올라가고, 거친 숨소리와 함께 저를 향해
    성급하게 오더라구요.
    꽃에 물을 주던 옆집 아줌마가
    "애 혼내지마,"
    그 말 한마디에, 엄마가 잠시 숨을 고르고 멈칫 서있다가, 저랑 함께 그 묵은 빨래를 했어요,
    그때가 여름한낮이었는데, 빨래들은 지난 겨울 무거운 빨래들.
    그런데 그 똑같은 내용을 정보처리 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취업한 회사내 도서관에서
    22살 신경숙의 단편소설집에서 읽었어요,
    철지난 빨래들을 한가득 이고 수돗가에서 빨래하려다가 엄마한테 꾸중을 듣는 그 장면에서
    주인공이 울음을 터뜨리면서 빨래하려고 했단말야,
    그리고 지금은 참 예뻐요, 내맘 가져간 사람으로 시작하는 빨래란 노래도 있잖아요,
    그 노래 참 좋지요,

  • 20. .....
    '19.12.17 1:40 PM (223.62.xxx.230)

    슬로우 슬로우 퀵퀵

    들으러 갑니다.

    토종 유기농 호밀빵

    딱딱하고 거친 껍질
    속엔 빨강머리앤 주근깨 보다 많은 잡곡껍질
    결이 살아있는 촉촉하고 부드럽고 고소한
    누구라도 한입 먹으면 영혼까지 따뜻해지는 맛
    저절로 건강해 지는 맛

    어느곳에서도 큰 돈을 주어도 구하지 못하는 빵

    선택된 자들만, 어쩌면 먹어 볼수도 있는 빵

    또 뵈어요.

  • 21. ....
    '19.12.17 1:43 PM (223.62.xxx.230)

    빨래 - 들으러 갑니다.

  • 22. ..
    '19.12.19 10:55 AM (121.88.xxx.6)

    그런 엄마라는 여자를 왜 데리고 사세요?
    제 머리로는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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