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음식에 부심이 강하십니다.
많은 양의 음식을 해서 주변에도 나누고 딸네집, 사돈네 팔촌까지 나누는 걸 좋아하십니다.
그덕에 50다된 딸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김치를 담궈본적 없어도 지금까지 두대의 김치냉장고에 종류별로 김치를 꽉꽉 채워 두고 먹었습니다.
처가집에서 얻어 먹기만 해본 남편도 김장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과정인지를 별로 고마움을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젠 연세도 많으신 울 엄마, 이제 그만 양을 좀 줄이시라 말씀드려도 시골에서 누구네가 배추농사를 했는데 농사가 잘되서 뽑아가라고 했다고, 누구네는 고추를 열근이나 빻아서 갖고 왔다며 김장하는 날도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서 괜찮다고 하시는데 문제는 엄마 김치가 맛이 덜해서 손이 가지를 않습니다. 올해도 좋은 재료에 좋은 것만 넣어서 담궜다는 김치에서 엄마집에서 나는 냄새가 납니다. 김장하는 날은 맛있게 먹었는데 집에와서 김치통에서 꺼내 먹는데 냄새가 나는겁니다.
집집마다 비슷한 재료를 가지고 김장을 해도 왜 맛이 다다른지. 엄마네 김치에서는 왜 엄마집 냄새가 나는건지.........
한때는 내 친구들이 울 엄마 김치 너무 먹고 싶다고 했던 때도 있었는데
저 많은 김치를 올해도 다 못먹을거 같네요
이제는 내가 김장해서 엄마를 드려야하는데 엄마 김치 맛없다고 철 없는 딸은 투덜거리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