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갑작스럽게 남친 부모님을 뵙게 되어 인사를 드렸었어요
제가 연상인데다 40초반도 꺽이는 나이때문에 반대 분위기라 전해들었기에 걱정, 긴장이 무지 되었었죠
걱정과 달리 그 자리의 말미쯤에 '결혼하고 두 사람 열심히 힘 모아서 살아요' 라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전 결혼은 커녕 곧 헤어져야 할 수도 있겠다..그런 생각도 했었던터라
그 순간에 뭔가 얼떨떨 '어머 이제 반대 안하신대. 허락해주신대. 진짜.. 옴마야... 결혼하는거?'
속으로 이런 생각들이 들더라구요
드라마에서나 많이 보던 상황,장면, 단어, 문장들.. 내내 뭐랄까 실감이 잘 안나면서 기분이 묘했었어요
'결혼 승락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잘 살아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말씀도 못드렸었네요
단정하게 입고 정식으로 부모님께 다시 인사드릴 수 있는 자리를 가져야할거 같은데,, 맞는거겠지요?
지방에 계시는 저희 부모님께도 인사 드리러 가야구요
진땀나고 긴장된다는 상견례도 무사히 잘 마쳐야할텐데 이게 또 무섭고 걱정이 앞서긴 합니다
(70대 들어선 지금도 사네 못사네 하시는 부모님이 제 인생에 큰 걱정거리이자 평생의 숙제거리 같은건데
제가 결혼한다고 하면 좀 참고 조용히 사시려나 모르겠어요 ;; )
결혼 날짜 정하고,, 준비할 것들 하고,, 신랑신부 입장~~?? (신혼집은 현재 남친 전세집에서^^)
제 욕심으로는 결혼식도 생략하고픈데 ,, 저 빼고 다 결혼식은 해야한다는 분위기여서 ㅠ
제 가족들로 인해 얼어붙은 마음을 그냥 조용히 지켜봐주고 늘 같은 맘으로 저를 잡아준 남친이 고마워요
결혼까지 인연이 될까 ? 설마.. 했었던 마음에 못되게 한 적도 있는데 제 곁에서 계속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행간이없는..? 이런 말이 얼마전 동백꽃 드라마에서 나왔는데 제 남친이 좀 행간이 없어요 (단점이기도ㅋㅋ)
둘 다 좀 모자란 구석도 많고 아직 나이값도 잘 못하는 면이 많은 커플인데
둘이 알콩달콩 뜻 모아서 잘 살아보려구요
친구나 지인 중 그 나이에 무슨 결혼이냐,, 혼자 사는게 맘 백배 편한데 뭐하러 그 길로 이제사 들어가냐..
나이 들어서 하는 결혼인데 시작이 넘 초라하니 어쩌니... 걱정 한마디씩들 난리에요
뭐 저도 걱정이 안되는거 아니지만 딱 결단 내렸어요
덕 보자는 마음 없이 나 살던대로 열심히 계속 살고, 내 눈에 이쁜 남자랑 같이 늙어가기로요
노처자 결혼 소식을 전하려니 너무 부끄러워서
82님들께 예행연습 차 먼저 고백해보았습니다아아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