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소머리국밥 달인이었어요
곰국 도가니탕 소머리국밥도 겨울되면 항상 직접 고아서 보내주세요.
문제는 보내신 후에 계속 전화하셔서 맛있나? 입에 챡 붙지?? 내가 소머리 사러 으데까지 갔는줄 아나??? 불라불라 쏼라쏼라...
생생한 재료구입부터 요리 전 과정을 듣는건 기본이며 느무느무 맛있다 안그래도 뚱보나라 돼지공주 어머니 며느리는 밥을 3공기나 먹어서 더 돼지가 되었다 라고 맛에 대한 지대한 찬사를 돌려드려야합니다.
이 과정에 심신이 지친 20년차 며느리가 급기야 실언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 소머리 삶는게 아주 어려운건 아니죠.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불앞에서 삶기만 하는건데 애들도 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홍 홍 홍~~~
요까지 하고선 내 입을 닫았어야 하거늘 뭔놈의 자신감에 앞으로 소머리국밥은 내손으로 끓이겠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소머리라 쓰고 소대가리라고 부르고 싶은 이걸 시엄마처럼 쩌어기까지 가지 않고 손가락 샥샥샥~~~ 인터넷 주문을 하고 낮동안 핏물 쫙 빼고 밤새 고아서 아침에 식구들 먹이는게 뭐 일이겠냐 싶었는데
왤케 일이 많은건가요 헐~~~
일단 핏물 뺄라고 보니 큰 들통이 필요했고 그걸 꺼내겠다고 광에 들어가서 짐들 사이에 깊숙히 쑤셔박힌 들통 꺼내다 머리에 떨어져서 전치2주 나오구요.
인터넷 검색해보니 끓는물에 한번 삶아서 씻으라더군요. 걍 푹 삶기만 하면되는거 아니였어요??
그리고 우설은 왜 흰 껍질이 있는거죠? 걍 먹음 안되고 꼭 벗기라는데 쫙 한번에 뜯겨지는게 아닌건가요?? 칼로 살살살 긁으면서 쎗바닥쎗바닥쎗바닥...내 요놈의 쎗바닥을 욕을 욕을 했네요.
밤새 고아서 기름 걷고 머릿고기 이쁘게 썰어 수육까지 준비하고서 식구들에게 쨘~~ 하고 대접했죠.
뜨신 국물에 밥 말아서 김치 챡 올려 먹는데 보고 있는 내 요 입이 막 오물거리면서 글케 뿌듯할 수가 없네요.
요기까지 했어야 하는데 식구들한테 맛있지? 할머니꺼보다 맛있지? 접때 곤지암 가서 먹은거 보다 훨 맛있지??? 엄마 소머리국밥집 하면 완전 대박 장사 잘 되겠지?? 불라불라 쏼라쏼라 ....
내가 이틀동안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생생하게 또 나불나불...
오늘까지 장장 3일을 소머리국밥을 식구들에게 정성껏 대접했는데 남편이랑 애들 얼굴이 쌔카매진건 내 착각이겠죠?
넋이 나간 얼굴로 남편이 저에게 자긴 이제부터 채식주의자 될꺼라며 회사 갔어요.
1. ㅎ
'19.11.29 2:41 PM (211.204.xxx.195)채식주의자에 빵터졌어요ㅎㅎ
2. 이팝나무
'19.11.29 2:41 PM (59.0.xxx.79)미치겠다..ㅋㅋㅋㅋ
님글 왜일케 재밌나요?
특히 마지막줄....저 울어요3. ,,,,,,,
'19.11.29 2:41 PM (220.79.xxx.16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시어머님한테 다시 전화하셔서 요대로 말씀드리면 거봐라 하실 거에요.4. 고생하셨어요.
'19.11.29 2:43 PM (125.15.xxx.187)찹쌀 풀을 쒀서 좀 풀어 넣으면 더 뽀애집니다.
5. ..
'19.11.29 2:45 PM (58.230.xxx.18)시어머님께 경솔했던 발언 사과하셔야 할듯 ㅋ
ㄱ그나저나 시어머님정성이 대단하시네요
뭐 당신아들 먹이는게 우선이었겠지만서도 ㅎㅎ6. 마키에
'19.11.29 2:48 PM (117.111.xxx.11)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어요 ㅋㅋㅋㅋㅋ 결국 마무리는 어머님처럼 말씀 하시는 게 포인트죠? ㅋㅋㅋㅋㅋㅋ
7. ...
'19.11.29 2:58 PM (61.72.xxx.45) - 삭제된댓글고생많았습니다 ~^^
마지막 채식주의자에서 뿜었네요~^^
한우 소 머리 수육 먹고 싶네요..
파는 건 수입이라 광우병 무서워 못먹겠어요
부러워요8. ㅎㅎ
'19.11.29 3:05 PM (175.223.xxx.94) - 삭제된댓글진짜 갈비 5근사서 갈비탕 끓이는 것도 일이 엄청 많더라구요ㅜ
딱 10인분 나오길래 소분.냉동해서 원룸자취하는 아이 냉동실에 넣어주곤 매번 몇봉 먹었냐.얼마 남았냐 그거 엄마가 어쩌고저쩌고ㅎㅎ9. ㅋㅋㅋㅋ
'19.11.29 3:12 PM (112.165.xxx.120)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님께 사과드리고 ㅋㅋㅋ 칭찬 백번 해드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10. ... ..
'19.11.29 3:15 PM (125.132.xxx.105)처음엔 시모가 생색내시는게 짜증스럽더니
정작 원글님도 시모님도 너무 귀여우세요 ^^11. 엄마가
'19.11.29 3:31 PM (112.149.xxx.254) - 삭제된댓글고기 못 드시는데
가을마다 꼬리곰탕 끓이고 꼬리고기 식기전에 뜯어먹으라고 사정사정을 하며 따라다니시더니
65세 꺾이니까 이제 안하시더라고요.
엄마가 끓인 꼬기고기 먹고싶네요.12. ㅋㅋㅋ
'19.11.29 3:41 PM (222.120.xxx.234)이거 당해본 사람은
RGRG.13. ㅎ ㅎ
'19.11.29 3:44 PM (49.174.xxx.153)크크크 ~~
글을 맛깔지게 넘 잘 쓰시네요~~14. 지나가다
'19.11.29 3:58 PM (221.155.xxx.191)님 글 쓰시는 분이죠.
어찌 이리 단어 하나 하나 쓰임새가 적당하고 재미있나요.
이야기 구조도 완벽해요!!!!
읽기만 했는데 저도 그냥 콩나물국밥이나 한 그릇 먹고 싶어지네요 ㅎㅎㅎㅎㅎ15. ...
'19.11.29 4:12 PM (182.220.xxx.86)근데요.. 소머리고기를 썰다썰다 손목이 아파서 남겨뒀는데요. 이거 냉동보관이예요? 냉장보관이예요?
국물이랑 냉동보관해요??16. ..
'19.11.29 4:19 PM (223.38.xxx.203)애매하면 냉동
17. ㅋㅋㅋㅋ
'19.11.29 4:37 PM (223.52.xxx.177) - 삭제된댓글뚱보나라 돼지공주 ㅋㅋㅋ
18. 달인 맞음
'19.11.29 4:54 PM (211.36.xxx.208) - 삭제된댓글누린내잡기 힘든데 잘하셨네요.
덩어리로 냉동하면 꺼내다 발등 나가고 해동하다 누린내 추가됩니다.
꼭 썰어서 1인분씩 밀봉해서 냉동하세요.19. ..
'19.11.29 5:09 PM (116.39.xxx.162)그래도 대단...
돼지족 집에서 하는 사람들도 대단하던데
원글님은 소머리를....오~
소머리 통째로 와요?
대단...20. ㅎㅎ
'19.11.29 5:16 PM (121.139.xxx.97) - 삭제된댓글오랜만에 깔깔 거리고 웃었네요~
너무 재미있으세요^^21. ...
'19.11.29 6:21 PM (175.116.xxx.162) - 삭제된댓글소머리 국밥 같은건 사먹는 겁니다 ㅋㅋㅋㅋ
님..글 너무 웃겨요..^^22. ㅋㅋㅋ
'19.11.29 7:36 PM (121.160.xxx.214)웃겨서 댓글!
원글님 최고세요!!23. 몰라서 물어요
'19.11.29 8:14 PM (112.157.xxx.5)소머리국밥이 소 머리를 직접 물에 넣고 끓이나요? 그 큰 소머리를요?
눈.코.입.. 이빨들은 어찌 처리하시나요?
아고..생각만해도 무셔요.24. 잘라서
'19.11.29 8:15 PM (118.33.xxx.148)팔아요. 콧구멍인가 느낌의 구멍이 있긴 한데 귓구멍일수도
25. ..
'19.11.29 9:39 PM (118.216.xxx.30) - 삭제된댓글글도 잘쓰시고 음식도 맛깔스럽게 하실것 같아요^^
소머리 다듬은거 쇼핑몰서 팔아요
그러나 사드시는거 권장합니다
흉칙한건 둘째치고
데치고 끓이는 중간에 나오는 소기름 뒷정리가
장난 아니예요
돈을 생각하면 만드는것이 좀 남지만
삼일동안 들인 내 노동을 생각하면... 사먹어야죠^^
아참 이틀 내로 다 못드실것 같으면
고기 썰어서 한까분량씩 고기와 국물을 함께 냉동하세요
고기만 얼리면 수분이 날라가서 맛없어요26. 힐러리
'19.11.30 12:02 AM (125.177.xxx.207)와우~ 소머리 국밥을 직접하시다니~
더불어 글솜씨까지 재밌게 읽고 갑니다~^^27. ㅋㅋ
'19.11.30 6:19 AM (218.38.xxx.130)국밥 먹고 싶어요~ㅋㅋㅋㅋ
28. ...
'19.11.30 10:11 AM (1.235.xxx.180)광에 들어가서 들통꺼냈다고 하는 부분에서 빵터졌어요.
옛날 울 할머니가 쓰시던 말. 광. ㅎㅎ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