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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금은 새벽 세시반

화장품정리 조회수 : 1,765
작성일 : 2019-10-31 03:24:23
별 비전없는 프리랜서입니다 외출이 좀 드물어요
그런 와중 내일 약속이 깨졌네요^^
한 번 일정을 잡으면 일과 사적인 약속이 연속해 겹치게 돼요
아무래도 꾸물대느라 못 만났던 사람들이 외출을 핑계로 연속되게 되는 것 같아요
나간 김에 기회다 싶어 만나게 되고...
그런데 공적사적 약속이 다 깨졌는데 기분은 왜 이리 홀가분할까요?^^ 이것도 나이 드는 탓인지 예전엔 좀 이래저래했을 일들이
메일도 있고 전화도 있는데 라며
야호야호 하고 있네요
세상 사람 같으려고 미용실도 가고 셀프 마사지도 했는데요^^

그런 김에 화장품을 정리했어요
제 은둔?의 이유엔 실연도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그 이후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았네요

내친 김에 화장품을 정리하면서 마음이 참 묘했어요
똑같으나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은 립스틱이 몇십개고 색상별 아이라이너,마스카라가 수몇개며 볼터치에 아이섀도우에 각종 파운데이션에 안 쓴 쿠션, 향수,바디로션 등등
근데 전 평소 그냥 사는 사람이라 이 물품들을 실제로 이용하지 않
아요..그냥 선크림에 니베아 립그로스 바르고 때비누 쓰는 사람이죠.. 어이구 시원하다 하면서^^

그런데 헤어진 그를 사랑하는 동안에 잔뜩 구입한 화장품들..

나는 뭐가 그렇게 불안했던 걸까
뭘 그렇게 잘 보이고 싶었을까
막상 만나면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어깨 구부정, 맘에도 없는 심술이나 부렸으면서..
잊었던 마음이 되살아나고 나는 참 사랑받고 싶어했나보다..
아 내가 많이 그랬었구나..한참 물건들을 바라봤어요
그리고 그냥 내 뜻이 아니었던 그러나 내가 꼭 갖고싶던 물건들을
뭐에 홀리는 것처럼
마치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듯
쓰레기통에 하나하나 정리했습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기대들.,
맨 얼굴같은 내 맨현실이..자신없던..어떻게도 꾸며지지 않던 건
그건 용기도 없었고 인연도 아니었을 테지요..
그래도 난 참 예뻐보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이구 참 애썼어요 하며 화장품을 쓰레기처럼 정리하니

그러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갑자기 유영석의..푸른 하늘이었던가요..
'지금은 새벽 세시반'이라는 노래가 떠올라 궁상을 떨고 있습니다^^
그냥 뭔가 쓰고 싶었나봐요...이런 쥐약같은 새벽^^





IP : 175.223.xxx.3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19.10.31 3:31 AM (59.31.xxx.206)

    저는 옷 정리하다가 잠시 82 들여다 봤거든요?
    원글님 글 읽고나서보니 뭔가 나도 옷들을 좀 버려야 할 듯 ㅋㅋㅋ
    일단 옷에 하나하나 담긴 기억을 더듬어봐야게 할것 같아요.
    정리 잘 하세요~

  • 2. ...
    '19.10.31 3:31 AM (37.120.xxx.130) - 삭제된댓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여유...

    있는 모습 그대로 그대를 사랑해주는 누군가 나타나면 그땐 용기를 내 보아요!

    그런 당신을 이뻐해주는 남자는, 보는 눈이 있는 남자일거에요..

  • 3. ...
    '19.10.31 3:32 AM (58.236.xxx.31) - 삭제된댓글

    좋은데요 원글님 인생에서 한 사이클이 끝났나 봅니다.
    마음이 진짜로 정리된 홀가분한 기분이 느껴져요 ^^
    약속 취소도 홀가분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런 마음의 정리 때문이 아닐까요?
    좋은 인연이 또 올 거예요
    경험상 마음에서 진짜로 털어내야 오더라구요

  • 4. ....
    '19.10.31 3:45 AM (220.85.xxx.239)

    부럽군요.
    담담하게 버릴수 있고...
    꽤 오래 세상 살았는데 아직 과거에 미련이 않은지
    쓸모없는 물건 종이들 정리가 안되네요.

  • 5. 원글님..
    '19.10.31 3:51 AM (121.128.xxx.99)

    참 괜찮은 사람같아요
    글에서 그냥 느껴져요

  • 6. 으흐
    '19.10.31 4:24 AM (39.7.xxx.14) - 삭제된댓글

    어차피 뒤척일테니까
    좀 더 용기내 보자면 어머 이 와중에 울었어요 ㅋ
    저 땜에 못 살겠어요 진짜
    화장품이 아까웠던 걸까 내 사랑이 슬펐던 걸까
    그래도 모든 게 일시불이라 내 맘도 일시불이어서
    좀 기다린 일에..
    그래도 괜찮아..다독다독 저한테 그래요
    사실은 아니에요 마음은 계속 할부중^^
    너무 고맙습니다
    쪼다같은 이런 마음에 힘 주셔서요

    https://m.youtube.com/watch?
    c*mhslklk-2_A

    오랜만에 새벽 세시반,이 노랠 듣고있는데 마음이 정리되면서 진즉 들을 걸 했어요 좀 빨리 들었음 좋았을까?
    근데 그 땐 좀 아파서 가사로 된 노래는 못 듣겠더라고요
    근데 좀 예전 좀 젊었을 때
    그를 만나면 좋았을 것 같아요
    이 가사차럼
    넌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니?
    넌 너무 냉정하구나?
    이렇게 큰 소리도 쳤을 것 같은데
    이해가 많아진 나는,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는
    새벽 세시반에 난 저 쓰레기통을 다시 열고 주워오지 않아
    중얼거리고 있네요^^
    너무 감사합니다..댓글분들
    이 시간..어려운 저에게 너무 좋은 친구가 되어주셨어요..

    (폰으로 복사 같은 거 못해서..노트북있는 책상까지 가면 뭐 계속 일이라도 할 것같아..맛폰이라 그래서 링크 안 열릴 수 있어요
    한땀한땀 같이 듣고 싶어서 링크 수기했답니다^^
    저런 친구도 음 산다고 사는구나.,해주세요^^)

  • 7. ..
    '19.10.31 4:38 AM (5.168.xxx.230)

    먼 옛시절 추억돋네요. 원글님의 그 감성.
    실컷 울고 아파하세요..
    다 지나갑니다~ 괜찮아요.
    BTS - RM의 everything goes 추천드려요 ^^

    https://youtu.be/9DQOdJZ0PDk

  • 8. 으흐
    '19.10.31 4:40 AM (110.47.xxx.181)

    솔직히 더 용감해 고백해보자면 지금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어요
    화장품이 아까웠던 걸까 내 사랑이 슬펐던 걸까 이유는 모르겠어요
    둘 다 일수도 있어요^^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걸 그냥 저는 알 수 있어서 정리하지 않으면 안됐어요.
    저는 사람을 좋아하면 아주 많이 좋아하고 기다리면 아주 열심히 기다리는 사람이라서..사실 좀 힘들었어요..이렇게라도 해야하는 건 좀
    저도 살아야 하니까^^
    어려운 시간과 마음에 친구가 되어주셔서 댓글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hSKK-z___A
    이 곡은 참 좋아요 오래 잊었던 노래인데...이 시간에 저에게 고마움이 되네요.
    어떻게 그렇게 냉정할 수가 있니? 이기적이니? 라고 한 번은 묻고 싶었는데
    그런 건 묻지 않아야 대답일 수가 있는 것 같아요. 침묵은 시간이 되고 각자 그런 시간속에서 살아가고..
    라면 먹고 부으나 울어서 부으나 내일은 또다른 내일일테니...홀가분하게 부었네요 ㅋ
    약속의 깨짐이 이리 좋은 건 결국 제 마음 때문이겠죠...^^
    그냥...같이 듣고 싶었어요.

  • 9. ..
    '19.10.31 4:49 AM (109.236.xxx.122) - 삭제된댓글

    새벽 세시 반..
    처음 듣는 노래네요. 잘 들을게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 화이팅하세요!
    정말로 괜찮아 질거에요. 저를 믿으세요 ㅎㅎ

  • 10. ..
    '19.10.31 4:50 AM (5.168.xxx.230)

    새벽 세시 반..
    처음 듣는 노래네요. 잘 들을게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 화이팅하세요!
    정말로 괜찮아 질거에요. 저를 믿으세요 ㅎㅎ

  • 11. 맑은
    '19.10.31 5:58 AM (108.7.xxx.43)

    막 세수를 끝내고 타올로 톡톡 얼굴을 두드리는 그 짧은 순간처럼 그렇게 깨끗하고 맑은 글이네요.

    지나간 연인에게 예뻐 보이고 싶었던 과거의 내 마음에게 애썼다 토닥토닥 할 수 있음이 참 예뻐요.

    다 괜찮아요. 잘 하고 계신 거예요.

    마침 약속이 깨져서 화장품도 원글님 마음도 정리하고
    실컷 울 수도 있고, 퉁퉁 부은 눈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덕분에 저도 이리 고운 글 보고, 옛 생각도 나고

    약속 취소하신 그 이름 모를 분께 감사라도 해야 하는 건가 ^^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해보고요.
    아침에 원글님이 일어났을 때, 원글님이 좋아하는 날씨였으면 좋겠어요

  • 12. 위로하고
    '19.10.31 7:48 AM (222.111.xxx.84)

    위로 받고
    아우~ 뭐 이런 따뜻한 사람들이 여기 모여있나요?^^
    저도 위로 받고 갑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 13. 같이들어요
    '19.10.31 8:26 AM (222.120.xxx.44) - 삭제된댓글

    조수미의 아베마리아2006
    https://youtu.be/cqoP8rkNIsY

  • 14. 마음에 맴돌아서
    '19.10.31 8:51 AM (108.7.xxx.43)

    저 위에 어느 분이 댓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원글님 참 괜찮은 사람 같아요. 글에서 그냥 느껴져요'
    저도 딱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댓글 달고 몇 시간 보낸 후에 다시 와서 몇 번 글을 정독하고 또 댓글 달게 되네요.

    솔직하고 담담한 글이 만들어 주는 조금은 아리지만 따뜻한 공기
    원글님의 맨 얼굴은 꾸며지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꾸밀 필요가 없었던 것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냥 내 뜻이 아니었던 그러나 내가 꼭 갖고싶던 물건들을'

    이 표현에 가슴이 먹먹해져서 뭐라고 멋진 말로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할 능력도 안되지만, 그렇게 하기도 싫어요.
    그냥 원글님이 참 고운 사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15. 고맙습니다^^
    '19.10.31 6:09 PM (110.47.xxx.181)

    앗...저는 괜찮은 사람은 아니고 좀 괜찮아져야 할 사람이라서...^^
    이렇게 좋은 말씀들 해 주셨는데 저는 진짜 좀 괜찮아져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해요...사실 오늘 은행 가기로 한 걸 깜빡 하고 (저 땜에 미치겠어요)
    빚쟁이가 허둥지둥 은행 다녀와서 더럽지만 사랑스러운 제 책상에 이제 앉았네요
    이게 노래 듣고 새벽을 새울 군번은 아니었던 건데..ㅋㅋ
    대출연장을 하려면 멋지고 훌륭해 보였어야 하는데 눈이 세상에..퉁퉁 부어서...그래도 다 헤아려주시고 저를 살펴주신 은행관계자분들에 너무 감사드렸던 하루입니다..
    그만큼 글 남겨주신 분들..참 감사하고 노래도 들려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같이 듣게 해 주셔서 참 좋아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저는 어떤 감정을 선택해서 살아가기로 했어요.
    씩씩함이랄까 용감할이랄까 두려움 없음이랄까..
    또 찌질해지는 어떤 새벽이 오겠지만
    그 새벽을 예쁘게 봐주었던 어떤 분들을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오래오래. 아주 소중히.
    108.7님. 저도 님이 마음에 맴돌 거예요.
    내가 일어났을 때 내가 좋아하는 날씨면 더욱.. 요...
    (해주신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봤어요. 와...했어요.
    제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써 먹을 거예요.^^ 마치 제 말인 것처럼 말이죠^^
    정맣 멋진 말이니 누군가에게 저도 꼭..들려주고 싶어요.)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기적이 그래도 내 생에 일어났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내 마음을 제일 아는 것 같은 기적도 내 생에 일어났어요
    이 정도면 괜찮죠. 그렇게 곱고 괜찮게 살아갈게요. 같이 그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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