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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우용님 페이스북.

공감백배요 조회수 : 1,831
작성일 : 2019-10-24 23:19:05
전우용
1시간

아침에 출연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막간에 진행자가 정경심씨 구속을 예상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예상했다고 하니, 자기는 예상 못 했다고 하더군요. 변호사인 그는 이를 ‘법리의 문제’로 보았고, 역사학자인 저는 ‘집단 성향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지난번 다스뵈이다에 나가서도 한 얘기지만, 참여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주 싫어하는 정신과 의사가 있었습니다. 누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노무현 저거 미친 거 아냐? 정신과 의사로서 어떻게 생각해?” 그가 대답했습니다. “접수만 시켜주면 바로 입원시킬 수 있는데, 접수를 안 해요.” 물론 농담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심’이 담긴 농담이었죠. 제가 아는 그는 자기의 이익과 정치적 소신을 위해서라면 전문가적 양심은 얼마든지 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이런 사람은 무척 많습니다.

조국 교수 딸의 논문 제1저자 문제가 불거진 직후부터, 언론들은 ‘기득권 강남 좌파의 위선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썼습니다. 지금도 몇몇 ‘진보적’ 언론들은 열심히 이런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사건의 본질은 ‘기득권 강남 본진이 본색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역사상 부유층과 서민층 사이의 ‘불공평’을 완전히 해소한 사회는 없었습니다. 이런 걸 완전히 없애겠다고 등장한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얼마나 공공연하게 ‘불공평’한 일들이 자행되는지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문제는 이런 불공평을 가급적 줄어나가려는 지향과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는 지향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있습니다. 지금껏 검찰과 법원이 ‘강남 부자’답게 자식들 가르치고 재산 불린 행위에 대해 칼을 뽑은 적은 없습니다. 만약 강남 부자 아무나 찍어서 이번 경우처럼 혐의를 뒤집어씌우면, 구치소를 몇 개 더 지어야 할 겁니다. 조국씨 일가가 풍비박산된 건, 그가 ‘강남 부자’라서가 아니라 ‘강남 부자’들의 기득권을 유지, 확대하는 길과 다른 방향을 바라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기득권 세력’이라는 말을 쓰면서도, 그 ‘기득권 세력’의 중심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법치국가’라는 말 자체가, 법 기술자들과 기득권의 상관관계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치’가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법 적용이 공평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법치’는 유시민 이사장을 고발한 사건은 득달같이 수사하면서 나경원 의원에 대한 고발에는 미동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토대를 허무는 진짜 심각한 ‘불공평’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법치국가’에서 ‘공평’과 ‘공정’을 실현할 수 있는 방도가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법 기술자들이 집단 이기심에 따라 좌지우지하는 나라도 ‘법치국가’라고 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나라는 결코 ‘민주국가’가 아닙니다.
IP : 27.117.xxx.15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출처
    '19.10.24 11:19 PM (27.117.xxx.152)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3140557606016507&id=10000186896182...

  • 2.
    '19.10.24 11:22 P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그냥 슬프기만 해요

  • 3. ...
    '19.10.24 11:26 PM (14.39.xxx.161)

    ‘공평’과 ‘공정’을 실현할 수 있는 방도가 무엇인지???

    이게 우리의 과제입니다.
    그 과제 해결로 가는 길에
    조국 가족이 검찰의 칼에 쓰러져
    피 흘리고 있는 거구요.

    촛불시민들은 조국 가족을 위로하고 응원하며
    함께 가고 있어요.

    힘들고 더뎌도 우리 함께 끝까지 가요~~~

  • 4. ...
    '19.10.24 11:26 PM (218.236.xxx.162)

    구구절절 옳은말씀입니다 ...

  • 5. 옳소
    '19.10.24 11:27 PM (115.137.xxx.88) - 삭제된댓글

    이 사건의 본질은 ‘기득권 강남 본진이 본색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정확하네요.
    기레기 개검 판새 자일당 그리고 그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자들로 구성된 강남 조폭 본진

  • 6. ...
    '19.10.24 11:27 PM (117.111.xxx.44)

    진짜 답답하고 슬픕니다ㅠㅠ
    그럼에도 힘내야죠...

  • 7. 이제
    '19.10.24 11:28 PM (49.167.xxx.126)

    지금의 법치가 어떤 모습인지
    잘 정리해 주셨네요.

  • 8. 자한당소멸
    '19.10.24 11:32 PM (211.108.xxx.228)

    좋은 말씀 입니다.
    강남 부자들 하나 찍어 털면 안나올 사람 아무도 없을겁니다.

  • 9. ㅇㅇㅇㅇㅇ
    '19.10.24 11:40 PM (161.142.xxx.107)

    문제는 이런 불공평을 가급적 줄어나가려는 지향과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는 지향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어 놓고 조국 딸이 그 입시시스템을 따라간게 왜 공평과 공정을 따질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불법성은 따질 수 있겠죠. 불법성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조사하면 다 나오겠죠. 공평과 공정은 내 마음속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저는 토착왜구들 본진인 자유당을 한번도 지지한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한테 공평과 공정은 그들을 선택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합의를 존중하지 않고 내 마음속 이치와 정의만 따져대는 사람들때문에 이 사회 발전이 한걸음 나아가기가 너무나 힘이 듭니다.
    조구 딸의 입시는 우리 사회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합의된 시스템이었어요.

  • 10. 법과 원칙?
    '19.10.25 12:02 AM (123.214.xxx.169)

    검새들 입을 ...

  • 11. ㅇㅇㅇㅇㅇ님
    '19.10.25 12:07 AM (180.68.xxx.100)

    댓글에 공감 1000%
    공평과 공정은 내 마음속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저는 토착왜구들 본진인 자유당을 한 번도 지지한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한테 공평과 공정은 그들을 선택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222222222222222

  • 12. 성경얘기해서
    '19.10.25 5:43 AM (218.154.xxx.188)

    그렇지만 여리고성을 공격할때 여리고성 주위를
    고함을 치며 돌았더니 성벽이 무너졌다는 구절이
    나와요.
    그런 의미에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해서 저 부패의 검찰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 13. ㄹㄸ
    '19.10.25 8:11 AM (175.114.xxx.153)

    우리모두 스트레스 받지말고 한발한발 가벼운마음으로
    검찰개혁 성공할때까지 같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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