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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내가 아는 조국- 작가 이서희

후배가 본 조국 조회수 : 2,275
작성일 : 2019-10-15 20:59:51
이제야 비로소, 그가 떠났으니 하고 싶은 말을 하겠다.

조국 선배는 내가 만난 가장 섬세하고 가장 조심할 줄 아는 선배였다.

그동안 떠돌았던 그를 향한 온갖 억측의 말들을 들으면서도 단 한번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던 건, 그가 어떤 사람인지 20년의 세월을 통해 겪은 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마도 한심하게 속아 넘어가는 일은 있어도- 이 말이 많은 사람에게는 의미 없다는 건 알지만- 순진할 수 있어도 의도적으로 자신의 이득을 찾아 헤매는 사람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고 믿는다.

그는 아마도 천진하게도 이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 하길 염원했을 것이다. 나는 그가 감옥에 다녀온 직후, 아니 그 전부터 그리고 그 직후, 그리고 그 이후부터, 띄엄띄엄이나마 일관적으로 지켜봐 온 사람 중 하나이고, 그가 얼마나 평생을 살얼음 걷듯 살아왔는지 목격해 왔다.

그건 그가 정치적 야심이 있어서도 아니고(그는 내가 아는 가장 야심 없는 인물, 아니 야심을 거부한 인물 중 하나이다) 그 시대 속 순수하게 유토피아를 꿈 꿨던 인물답게 촌스러웠고 그것에 매우 충실한 인물이었다. 그는 내가 아는 정치적 인물 중, 가장 나이브했고 가장 정직했고 가장 착했다.

나는 여전히, 조국이란 인물은 학습이 가능한 존재라고 믿는다. 그는 기가 막힐 정도로 자기 성찰에 능하고, 눈치를 보고,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존재다. 그를 잃어버린 건 우리가 그만큼 부족한 탓이란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내 개인적 이기심으로는, 조국처럼 뛰어난 인물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 미쳤다고 대한민국의 후진 정치에 조국처럼 멋진 인물을 희생하겠나. 조국 같은 절세미남이 시절을 못 산 건도 억울한데, 이토록 후진 정치에 그 능력까지 써버리라고 할 수는 없지.

선배님, 단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않다가, 따님이 너무 예쁘다고 하니까 단번에 흔들리시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지 두고두고 가슴에 새기던 중이었습니다. 절대로 정치는 하고 싶지 않으시다는 말씀, 저는 내내 진심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당신을 너무 일찍 불러냈습니다.

IP : 59.13.xxx.68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조국
    '19.10.15 9:02 PM (222.98.xxx.159)

    얘기는 언제나 가슴 아파요ㅜㅜ

  • 2. ..
    '19.10.15 9:02 PM (223.62.xxx.87)

    ㅠㅠㅠㅠ
    눈물나요
    지금도 지지율 어쩌고 선거 때 어쩌고
    표만 계산하더라구요

  • 3. 정경심교수는(펌)
    '19.10.15 9:02 PM (117.123.xxx.155)

    어제 대학후배한테 들은 얘기.

    이 후배가 의왕시에 있는 **사라는 절에 오래전부터 참선하러 다녔는데..
    같이 참선하는 모임이 있는데 여기서 아주머니 한분이 조교역할을 오래 하셨답니다.
    너무나 차분하고 수수해서 그냥 의왕 동네아주머니 인줄 알았는데.. 엊그제 절에 갔는데 그 아주머니가 안보이길래 스님께 여쭸더니 그분이 정경심 교수라고.
    정경심 이름은 다들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의 부인일거라고는 스님외에는 아무도 몰랐다네요.

    정경심 교수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 4. ㄱㄴ
    '19.10.15 9:03 PM (175.214.xxx.205)

    오늘.주진우기자도 이비슷한 얘길했죠 ㅜ

  • 5. ...
    '19.10.15 9:03 PM (61.72.xxx.45)

    일단 좀 쉬세요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 6. 조국부인
    '19.10.15 9:03 PM (222.98.xxx.159)

    얘기도 언제나 너무 가슴 아파요ㅜㅜ

  • 7. (본인)내가 아는
    '19.10.15 9:04 PM (122.45.xxx.100)

    조국은 청문회에서 모릅니다로 일관하던 분.

  • 8. ..
    '19.10.15 9:04 PM (49.170.xxx.117) - 삭제된댓글

    울컥하네요. 이런 분을 왜 몰라볼까요. 보이는 그대로인데

  • 9. ...
    '19.10.15 9:04 PM (125.143.xxx.58)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나네요

  • 10. 내가 아는 조국
    '19.10.15 9:05 PM (122.45.xxx.100) - 삭제된댓글

    은 50대 강남 기득권. 헤비 트위터리안

  • 11. 내가 아는 조국
    '19.10.15 9:07 PM (122.45.xxx.100)

    은 50대 강남,경상도,헤비 트위터리안인데.

  • 12. ㄱㄱ
    '19.10.15 9:08 PM (121.141.xxx.171) - 삭제된댓글

    조국교수는 사교적이지 못해서 그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으리라고 하네요
    공부만 했었나 봅니다.
    쓰레기장같은 정치판에는 어울리지 않는 깨끗하고 단정함이 느껴집니다.
    조국교수나 가족들의 상처가 하루라도 빨리 치유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검찰 언론 자한당은 박살내야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네요

  • 13.
    '19.10.15 9:08 PM (39.119.xxx.108)

    마음이 아픕니다.

  • 14. ...
    '19.10.15 9:15 PM (116.34.xxx.114)

    짠해죽겠어요. 얼마 힘들었을지...

  • 15. 윗댓글(본인)내가
    '19.10.15 9:16 PM (39.118.xxx.211)

    아는 조국은 청문회에서 모릅니다로 일관하던분이라 써셨는데 같은걸보고도 알게되는건 다르군요.
    죄송하다.사죄드린다.의도하지않았으나(가정환경) 그것조차도 상대적박탈감을 느끼게했다면 젊은세대들에게 사죄드린다고.
    넘 화나던데요. 성인군자처럼 모든걸 내탓이오 라니. 드러난 명백한 불법에도 그렇게생각한다면 유감이다는 말로 이게 사과를 한건지
    니생각땜에 내기분이 상한다는건지 헷갈리게하는사람들이 판치는 세상에 말이죠.
    극악스럽지 않고 목청크지않고 뻔뻔하지못해서 더 당했다봅니다.

  • 16. ...
    '19.10.15 9:17 PM (1.231.xxx.48)

    주위의 평가가 한결같네요.
    사심없고 매사에 단정하고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
    이런 분이 너무 큰 상처를 입고
    법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것이
    안타깝고 슬픕니다.

  • 17. 때묻지 않은
    '19.10.15 9:20 PM (222.239.xxx.153)

    순수함..그나이에 그러기 싶지 않은데..문재인대통령과 조국 돌아가신 노무현대통령..우리나라의 더러운 정치판과 어울리지 않은 분들 그러나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겠다는 신념...진정 존경합니다. 정치는 그나라 국민의 수준이라..뭐 자유한국당이 존재하고 있는것도 그에 어울리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이라 뭐라 할 말이 없네요..

  • 18. ...
    '19.10.15 9:21 PM (122.45.xxx.100)

    죄송,사죄,의도하지 않았다. 다 같은 말을 변주한거죠. 원래 글이나 말은 중복된 단어를 가급적 안 쓰는 겁니다만. 배운 사람이라면.

  • 19. 패스는
    '19.10.15 9:21 PM (117.123.xxx.155)

    나중에 문프가 당해도 민주당이 뭘어쩌겠냐

    바로 윗글

  • 20. 맞아요
    '19.10.15 9:24 PM (59.18.xxx.92)

    그는 소명처럼 일을 하셨다고 느껴요.
    노무현대통령과 노회찬의원을 잃고 가슴에 짐처럼 힘들어 하지 않았을까요?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길을 뚜벅 뚜벅.
    우리가 다같이 짐을 이어 받아요

  • 21. 고마운장관님
    '19.10.15 9:30 PM (166.104.xxx.11)

    그는 정말 이 더럽고 후진 한국 정치판에는 너무 아까운 인물이지요...
    그에게 더러운 입을 여는 천박한 인간들에게 기가 막힐 뿐입니다.
    그는 이런 인간들에게도 미안해하더군요.
    대한민국 역사에 이런 고결한 인간이 있다니, 이번 일 이전에 그를 잘 몰랐던게 아쉽네요

  • 22. ...
    '19.10.15 9:33 PM (122.45.xxx.100) - 삭제된댓글

    여러분들의 간증 퍼가요.

  • 23. ... ..
    '19.10.15 9:34 PM (125.132.xxx.105)

    그분의 사퇴하시는 모습만 봐도 얼마나 품격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어요.
    장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분이, 순수하게 검찰개혁에 올인하신 분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려면 가족이 다 망가져야 하는 걸 보면서
    얼마나 아프고 힘들고 외로우셨을까... 미안하고 고맙고 애처롭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더 크고 더 강해져서 사람들이 부르면 외면하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 24. 악은
    '19.10.15 9:35 PM (223.38.xxx.214) - 삭제된댓글

    선을 바로 알아보고 잡아먹으려 공격한다.
    그러나 선은 악을 악으로 알아보지 못한다.
    세상은 그렇다.

    가혹한 책직질을 지켜봐야만 해서
    선에게 미안한 마음뿐..

    이제는 짐을 내려놓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25. ...
    '19.10.15 9:36 PM (122.45.xxx.100)

    딱 봐도 문재인이 손절한 건데 끈 떨어진 이제서야 상찬하면 소금 뿌리는 겁니다만.

  • 26. 어디선가
    '19.10.15 9:47 PM (59.13.xxx.68)

    계속해서 헛소리를 늘어 놓는
    그냥 별 볼일 없는 루저에게
    조커의 귀신이 붙었다.
    애도를 표한다.

  • 27. ...
    '19.10.15 9:51 PM (14.47.xxx.136)

    죄송,사죄,의도하지 않았다. 다 같은 말을 변주한거죠. 원래 글이나 말은 중복된 단어를 가급적 안 쓰는 겁니다만. 배운 사람이라면...
    ....


    배운 사람.. 소위 기존 적페세력들중 학벌 높은 인간들을 말하는 거면 그렇죠..뻔뻔한 면피성 발언들..

    그 중 어떤 인물은 주어없다고 발뺌하고
    죄송이란 말 절대안쓰고 유감이라고...알밉게
    빠져나가기도 하고.

    그런 인물들먀 보니 조국 전 장관님의 진심이
    잘 보이지 않겠죠.

    근데 매번 수백번. 수천번.. 인격모독 질문을 그것도 배웠다는 기자들이 중복된 단어로 중복된 질문을 하면 답 역시 중복된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 28. 기자들
    '19.10.15 9:54 PM (122.45.xxx.100)

    하는 청문회는 조국에게 유리한 세팅이었죠. 님들 같은 사람들 뻑 가라고 만든.

  • 29. 그러게요
    '19.10.15 9:54 PM (1.229.xxx.54)

    딱보지말고 제대로 보셔요.

  • 30. 영화 보고
    '19.10.15 9:56 PM (122.45.xxx.100)

    정치하는 그분 지지자 답게 조커 타령은 좀 순진한 것 같습니다만.

  • 31. ...
    '19.10.15 10:07 PM (61.253.xxx.225)

    참 못된 사람들 많네요.
    조국장관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사사건건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지..
    적당히들 해요.벌받아요.

  • 32. 122.45
    '19.10.15 10:20 PM (59.13.xxx.68)

    그럴땐 인문학적 상상력이라고 하는 겁니다.
    영화 보고 정치한다는 궤변을 하는 사람을 보니
    밤마다 연속극이나 봤다는 그네나부랑이 답소.

  • 33. 122.45
    '19.10.16 12:24 AM (121.183.xxx.6)

    그런 심보로 사니까 평생 루저로 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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