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은 좌뇌보다 우뇌, 거시적인 것보다 미시적 관점으로 쓴 후기라..
읽는데 조금, 아니 많이 피곤하실 수 있음을 미리 양해 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진짜 주저리주저리 다 나옵니다 ㅎㅎ.. 저는 경고 분명히 드렸습니다~)
9월 28일 개인 일정에 조금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녀온 촛불집회.
후기도 두 편이나 썼답니다. 읽어보신 분들도 계시겠네요.
10월 5일 집회는 저번 주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회 참석 준비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나경원의 미꾸라지 발언이라든가 5만 밖에 안 모여놓고 200만이라고 우긴다는 둥,
그 인원들 다 서리풀 축제 인원이라는 둥
자한당의 서초 집회 폄화 발언에 또 굳센 다짐을 하게 하는 일주일이었어요.
개국본 카페 울산경남 방에서 마산행 출발 버스가 없나 살펴보는 중
어떤 분께서 나서 주셔서 이번에는 다행히 옆 동네 김해 버스 안 타고
우리 동네 버스 타고 편안히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지방에서 집회 참가자 모집하는 웹 포스터들 많이 보셨지요?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눈에 확 들어오니.. 또 배운 게 도둑질이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마산 출발, 통영 출발, 창원 출발 웹 포스터를 후딱후딱 만들어 뿌렸습니다.
(창원은 나중에 다른 분께서 만든 이미지로 교체했어요 ㅋ)
나중에 알았지만..
우리 동네 버스 인솔자가 민주당 마산합포지역구 사무국장인 게 알려져서
기자들로부터 시달렸다고 하네요.
특히 조선일보 기자가 뭔가 꼬투리 잡을 거 없나 아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아주 곤란했다는거에요.
우리 팀은 민주당이나 다른 어떤 단체에서 후원금 1원도 받은 거 없는
내 돈 내고 내 시간 투자해서 다녀온 아주 떳떳한 집회 모임이었으니까요. ^^
아쉬웠던 점은 신청자가 꽤 있었음에도
단 한 대밖에 출발하지 못했다는 거...
버스 인솔자도 생업으로 바쁜 분이니 이것저것 신경 쓰지 못 했을 테니까요.
그래도 우리 마산 출발 버스팀 전원 무사히 서울 잘 다녀온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출발시간은 오전 9시~
다들 일찍 일찍 들 오셔서 서울로 출발.
고속도로는 막힘없이 잘 빠졌습니다.
휴게소 두 곳 정차, 그중 한 곳은 무려 시간이나 머물다 갔는데도 2시 즈음 서초동에 진입할 수 있었답니다.
예술의 전당, 남부터미널을 미로처럼 구불구불 돌아 버스에서 내려 함께 내려가던 중...
뒤에서 멀리 광주팀이 노란 깃발을 들고 내려오시더라구요.
참 장관이었습니다. 엄지척~ 해드렸어요.
예술의 전당 도로에서 메인 무대 쪽으로 걸어가면서 아직 3시도 안되었으니
한적한 도로에 벌써 자리 깔고 앉아계신 시민분들이 드문드문 보였습니다.
전광판이랑도 너무 멀어 공연도 못 보실 텐데
보수 집회로부터 자리 지키시는 건가 싶어 그 희생정신에 또 울컥했네요.
서초역 사거리에 도착해서 저는 또다른 업무를 위해 교대역 쪽으로 향했습니다.
한 가지는 더민주 권당 카페에서 준비하신 피켓을 마산 팀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
또 하나는 조국 장관님 잘 생긴 얼굴이 잘 프린트된 피켓을
교대역 입구에서 나눠주신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겸사겸사 교대역으로 내려갔어요.
내려가면서 이재명 구명 서명 테이블은 왜 그리 많이 보이는지..
참 보기 싫었지만 무시....하고
장관님 얼굴 사진 피켓 줄 서서 잘 받았어요.
줄은 얼마나 길었던지..
권당 카페 피켓 받으러 또 약속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아이디당 2~3장씩만 신청해서 나눠주는 피켓인데...
단체로 부탁을 드리니 피켓 나눔 하시는 분들도 조금 당황하셨을 거예요~
피켓도 감사한데 집회 구호 외치면서 먹으라고 이것저것 싸주신 간식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간식도 사진 찍어두면 좋았을걸..
그 간식은 나중에 집회 때 뒤에 앉은 남자아이에게 나눠줬습니다.
가족단위로 참 많이들 오셨어요.
여튼 중요한 업무를 마치고 드디어 검찰개혁 8282 깃발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유지니맘님 성호 삼촌님께서 먼저 와 계셨어요.
유지니맘님께서 새로 만든 깃발을 택배회사로부터 제때 받으시려고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중간에 휴일이 껴서 택배 배송이 예상대로 원활하지 못했나 봅니다.
택배회사랑 여러 번 통화하셔서
물품을 토요일 오전에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시느라 시간, 비용 엄청 들이셨을 겁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다시 한번 감사 말씀드립니다.
참, 새 깃발 제작은 기수 봉사하시는 분 중 한 분께서 지원해주셨어요.
분당에 계시는 미묘를 닮아 분당 냥이라는 닉넴을 가지신 회원님께도 감사 말씀 올립니다. ^^
사실 그분께서 밭농사 할 때 앉는 방석(쪼그리 방석?? 크크)도 사오셨답니다~ 참 기발하시죠~ ^^
저는 버스에서 내려 바로 약속 장소에 왔더니 화장실이 해결이 안 되어 줄 짧은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어떤 회원님께서 사랑교회 화장실을 추천해주셨는데..
사실 조금 망설였지만..
줄 서는 것보다 낫겠다 싶어
(sk주유소 화장실 줄은 백종원 맛집 돈까스 대기 줄보다 긴 것 같았습니다.. 심적으로.. ㅎㅎ)
또다시 이재명 구명 서명 받는(아 진짜 제일 복잡한 7번 출구 쪽에서 뭐 하자는 건지..) 곳을 지나쳐서
사랑의 교회로 향했습니다. 아까 마산 팀이랑 걸어올 때는 한산하던 예술의 전당 방면 도로가
전광판을 중심으로 꽉꽉 채워지고 있더군요.
늘어난 사람들을 흐뭇이 바라보며 상대적으로 썰렁한 사랑의 교회 광장 같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멀리서만 보다가 들어가 보니..
교회 크기에 위압당했어요.
그래도 나는 죄지은 게 없는 순한 양이니.. 용기 내서 들어갔습니다.
카페 같은 만남의 공간이 건물 밖에서도 보이더라구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봉사라는 배지를 다신 교회 분이 집회 오신 거죠? 화장실? 하면서 먼저 말을 걸어주셨어요.
그래서 씩씩하게 네! 외치고 안내해주시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근데 화장실 안내 봉사자분들끼리 뭐라 뭐라 하셔서 지나가다 슬쩍 들었는데..
그쪽 통로는 도자기가 어쩌구..하시더라구요.
진짜 화장실 지나가는 입구에 정말 옛날 시골 된장 독보다 큰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더라구요.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다하면 도자기가 깨질까 봐
화장실 가는 길 안내에 의견마찰이 있나보다..
코끼리가 지나가도 안 깨질 튼튼해 보이는 도자기 같은데? 릴렉스 하셔도 괜찮을 텐데 하면서
화장실 잘 다녀왔습니다.
대기자 없어 기다림없이 잘 사용했어요.
다시 나오면서 교회 봉사자분들게 감사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다시 sk 서원주유소 앞에서 회원님들과 만나 인사드리고 잠깐 수다 떨다 보니
금세 다른 기수 봉사자분들이 속속 도착하셨어요.
화장실도 다녀왔겠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대검찰청 입구 쪽 깃발 팀은
씩씩하게 82회원님들과의 만남을 위해 목적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깃대가 긴 걸 깜빡하고 7번 출구 쪽 나무에 걸려 잠시 버둥거렸다는..
(나중에 돌아올 때는 6번출구에서 현수막때문에 또 버둥버둥 ㅠㅠ)
무대 왼쪽 이동인구가 너무 많아서 떠밀리듯이 가는데
밀리는 속도가 올라가니 이러다 넘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 밀지 마세요! 두 번 소리 질렀네요.
개미굴 같은 인파를 지나 조금 한적한 장소
(나중에 숨돌리고 보니 경찰서에서 마련한 이동화장실 뒤라 한적했어요 ^^;;;;)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인도와 차도 경계턱에는 어르신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쭉~~ 앉아계셨어요.
아무래도 바닥에 앉는 것보다 무릎에 덜 무리가 가니까..
그 경계턱이 효자노릇 톡톡히 했을 겁니다.
뭣보다 어르신들은 잘 안 움직이시고 보수적일 거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번 집회에는 정말 많이들 나오셔서 놀랬습니다.
자식들이랑 같이 온 분들도 많이 계셨지만 그냥 친구분, 혹은 혼자 오신 어르신들도 정말 많으셨어요.
어르신들에게는 권당 카페에서 챙겨주신 폴로 목캔디 잘 나눠드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음 초코파이라도 몇 통 챙겨올 걸 조금 후회도 했어요.
그리고 대검찰청 입구 쪽, 우리 82만큼 열혈적인 여성 참가자 네 분도 우리 팀 앞쪽에 자리하셨는데..
그분들은 조국 수호 글씨랑 조국 장관님 얼굴 사진이 인쇄된 천을 망토처럼 입었더라구요.
네 분이서 똑같이 맞춰 입고 작은 깃발도 준비하고
응원용 나팔도 준비해서
간간이 지나가는 박사모 할배, 할매들 삘소리 지를 때마다
나팔소리로 가볍게 쫓아내더군요.
그거보니 나팔 참 요긴하겠다 싶었습니다.
거기다 그분들께서 떡, 과자, 구운 계란까지 주위 분들이랑 나눠드시는 등..
정말 정말 준비 많이 하셨구나.. 싶었어요.
덕분에 저도 잘 얻어먹고 그분들 보며 나도 열심히 해야지 힘도 내 열심히 깃발도 흔들었습니다.
어느 커뮤니티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중에 어떤 분이 소울드레서 회원같다고는 하던데 확실치는 않아요)
그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 말씀 전하고 싶어요.
아쉬운 건 그 분들의 아름다운 조국 망토를 사진에 담아놓지 않아 직접 보여드릴 수 없는 점이네요.
근데 그 망토가 또 부러웠던 건..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바람은 더 세차게 불고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몸에 무리가 왔는지 감기 기운이 들었습니다.
낮까지는 더운듯하여 거추장스러울까 봐 버스에 두고 내린 담요가 참 아쉬웠더랬어요.
나중에는 못 참겠다 싶어 준비한 핫팩도..
원래 집에서 굴러다니던 거 가져왔더니 이미 사망한 녀석.. 흑흑..
다음 주에 참석하시는 분들 차라리 더운 게 나으니 꼭꼭 두툼하게 입으셔야 감기 안 걸리십니다. ㅠㅠ..
우리 팀은 세 명이서 30분씩 사이좋게 돌아가며 기수 역할 잘 했구요.
이번에는 사람들 앞에 무대가 있어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깃발을 들 수가 없었어요.
시야 확보 때문에..
그래서 길 가에서 열심히 흔들었습니다.
깃발 장소를 보면.. 경계턱에 앉아 계시는 시민 분들, 앉아서 무대 관람하는 시민들 사이라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아는 척 하기 쉬운 자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주통로은 어르신들 앉아계신 쪽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82회원이에요~ 하면서
반갑게 인사하고 가신분들 덕분에 힘 많이 났구요.
(어떤 회원분은 제가 소시지 막 까먹고 있을 때 인사하셔서 초큼 민망했더라는;;; 근데 그 소시지 정말 맛있었어요 ㅠㅠ)
해가 완전히 지고 준비해 둔 LED 머리띠도 쓰고
(다른 두 기수님들은 완강히, 완곡히? 거절하셔서 그냥 저 혼자 쓰고 열심히 흔들었습니다 ㅋㅋ)
조금 창피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촛불 물결에 한몫 보태고 왔어요.
인상적이었던 것 또 하나,
어떤 남자분께서 커다란 검은 봉투를 들고 사람들 앉아 있느 곳을 왔다 갔다 하는 겁니다. (진행자 조끼도 안 입으셨다는)
자세히 봤더니 쓰레기를 모으고 계시더라구요.
앉아 있던 시민 한 분이 멋지십니다! 하면서 박수를 치자, 주변 분들 함께 박수 쳐 드렸어요.
그 남자분은 집회 중간중간 계속 쓰레기를 수거하셨답니다.
그분께도 감사 말씀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 7시였다 6시 반이었나..
사람들이 웅성웅성하길래 뒤를 돌아다보니..
우와, 우리의 디바 이은미 씨가 앉아 있는 인파 사이를 걸어 무대 쪽으로 가시더라구요.
바로 2미터 옆에서 봤답니다. ㅎㅎ
그렇게 훈훈한 집회 분위기 속에서...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어요.
깡패 같은 보수 집회(다시 한번, 보수가 쓰고 토왜라 읽는다) 때문에
조달청 앞에 단체버스들이 주차를 못 했나 봅니다.
지하철을 타고 종합운동장에 9시 30분까지 오라는 통보를 받고
기수 봉사 시간을 조금 앞당겨서 끝내야 했어요 ㅠㅠ
대검찰청 입구 팀은 8시 20분이 자리 정리하고 깃발 모임 장소로 향했답니다.
그런데 들어올 때처럼 나갈 때도 왜 그리 사람들이 밀리는지...
8시 45분이 되어서야 겨우 서초 전철역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유지니맘님이랑 다른 회원님들과 작별 인사도 못한 채 헤어져야 해서 정말 아쉬웠답니다.
그래도 단체로 움직여야 하니 늦음 민폐라...
부지런히 종합운동장 역으로 향했답니다.
다들 일찍들 모이셔서 예상 출발 시간보다 15분이나 빠르게 출발했어요.
한 분도 다치신 분 없이 무사히 잘 귀가했습니다.
참, 마산 팀 책임자님께서 인솔용 깃발 깃대를 주셔서 감사히 잘 받아왔답니다.
원래 낚시용 뜰채라는데 가볍고 길이가 5m나 돼서
여기다 깃발 걸면 짱 잘 보일 거 같습니다.
검찰 개혁 8282 깃발 외에 다른 재밌는 깃발 인쇄해서 8282 깃발이랑 짝꿍으로 함께 들어도 좋을 거 같아요.
참, 전미협(전국미꾸라지협회-소미협도 탐내하셨는데 결국 전미협으로 인쇄하셨더라구요~ ^^;;;)
아이디어 내신 분 깃발 출력하셔서 저 직접 보여주신다고 대검찰청 쪽으로 오신다 하셨는데
저도 예정보다 빨리 떠야했고 그쪽 진입로가 너무너무 번잡해서 결국 상봉은 못했답니다.
아쉬웠지만 사진 찍어보내주셔서 뿌듯하게 잘 구경했어요~
박자 감각 떨어졌던 예술의 전당 쪽(^^), 서래 마을가는 방배역 방향까지
사방으로 퍼졌음 더 좋았을 검찰개혁 8282 깃발이었지만, 우리 기수들이 82회원님 한 분이라도 더 아이 컨택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흩어진 거랍니다.
질풍노도의 냥이 집사를 맡고 있어 새벽잠은 늘 포기하고 감기기운까지.. 지금 이 시간까지 아직도 비몽사몽이네요.
정말 감사한 분들 많았는데 빠트리진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참, 개국본 관계자분들 힘써주시고 애써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한데..
지방 참가자들의 유일한 소통 수단이 각 지역방까지 모두 닫아버리셔서 많이 갑갑하고 불안합니다.
의견 차이가 있었다면 대화하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운영진 어떤 의견에 대해 항의하면 작세니 똥파리니 하면서 소통 창구를 막는 게 최우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사타파가 이재명 지지자라는 소문이 있던데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엇박자가 난다면 이 중요한 시국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등을 돌릴까 봐 두렵습니다.
지방민들은 단체로 움직여야 하는데 따로 의견나눌 소통 창구가 절실합니다.
게시판 정상화 하루빨리 부탁드립니다.
저번 후기는 그래도 깨방정을 떨어 재밌게 봐주셨는데.. 이번에는 감기 기운에 짓눌려 깨방정도 못 떨고 정말 재미없는 후기가 되어버렸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