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tbs지부 성명]
tbs에 대한 조선일보의 ‘좌파 철밥통’ ‘혈세 낭비’ 보도
눈물 나게 고맙다!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tbs교통방송에 대한 최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눈물나게 고맙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조선일보가 서울시민의 공공방송 tbs를 ‘좌파 철밥통’으로 규정한 지난 9월 25일(수) 보도를 계기로 tbs가 대한민국 어느 방송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발자국들을 다시 짚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우리는 언론노조 tbs지부 조합원을 포함한 모든 tbs 종사자가 조선일보의 편파 왜곡 보도와는 차원이 다른 공정하고 신뢰도 높은 방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재확인하게 됐다.
tbs 종사자들은 ‘시민의 방송’이라는 조직 정체성을 최상위 가치로 두고 이 시대 시민과 사회 약자들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좌파’나 ‘우파’와 같은 정파성 따위는 관심 대상에도 없다.
조선일보가 좌편향 진행자로 규정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진행자를 맡고 있는 tbs ‘TV민생연구소’ 프로그램의 경우 학교 고속도로 요금소 노동자나 각종 플랫폼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근로 환경을 집중 조명한 것이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평가를 받아 '2019년 7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수상했다.
tbs에 지원되는 서울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그야말로 온전하고 적절하게 쓰이고 있는 사례를 이렇게 다시 알리게 해준 조선일보에 감사의 마음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자칭 ‘1등 신문’으로서 언론의 사명을 오롯이 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안타깝게도 조선일보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이미 추락할 대로 추락해, 올해 한 언론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 1위 자리에 올랐다.
또한 지난 7월에는 국내 신문사 중 최초로 ‘폐간 요구’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무려 18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20만 명 동의’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현실을 보며 우리 tbs 소속 종사자들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언론 신뢰도 회복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존폐 자체를 함께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둘째, 우리는 조선일보가 tbs를 ‘철밥통’으로 표현함으로써 전체 종사자 중 90% 이상이 비정규직인 tbs의 고용 구조 현실을 다시 환기시켜준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현재 tbs는 150명 가량의 5년 임기제 공무원과 200여 명의 1년 계약직 기간제 근로자, 여타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순수한 성심으로 합심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타 방송사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공정하고 공익성 강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버텨왔다.
그동안 서울시 산하 사업소 지위에 묶여 30년 가까이 왜곡된 고용 구조가 유지돼 왔지만 재단법인 전환을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고용 구조가 가장 모범적인 방송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 우리는 조선일보가 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금을 ‘혈세 낭비’로 규정한 것을 계기로 tbs가 중견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는 극히 적은 예산을 쓰면서 고효율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을 재확인하게 됐다.
tbs는 대한민국 전체 라디오 1~2위 수준 청취율을 가진 지상파 라디오 채널(총 2개)과 최근 일일 IPTV 시청률 최고 19위까지 오른 케이블 TV채널을 둔 중견 방송사다.
연간 300억 원 규모인 서울시 지원금은 주요 방송사들의 예산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히 적은 규모이지만, 시민 한 명 한 명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소중한 혈세가 함부로 쓰여서는 안 되기에 ‘아끼고 아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tbs는 최근 시민사회의 지지에 힘입어 이미 전국, 해외의 시청취자를 둔 글로벌방송으로 성장했으며, 앞으로 더 나은 방송콘텐츠 제작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주요 과제들을 수행하기에 현재 예산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tbs는 올해 말 예정된 재단법인화를 기점으로 방송콘텐츠 제작과 내부 경영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자연스레 서울시로부터 재정적 독립성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조선일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의 위와 같은 공개적 사의에 감동해 이에 응답하는 기사를 또 쓸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또 챙겨볼 여유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tbs 구성원들은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고 정치적 독립, 제작 자율성, 보도의 공정성 실현에 몰두하기에도 몸과 마음이 분주하기만 하다.
2019년 9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