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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네트워크와 손석희

생각 조회수 : 879
작성일 : 2019-09-26 14:03:27

1977년 당시 아카데미상 보도 나올 때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영화수입이 많지 않을 때라 심각한 주제였던 이 작품은 국내개봉은 안 된 걸로 기억하는데 얼마전 비행기 안에서 볼 기회가 있어 가는 길에 한번, 오는 길에 한번 찬찬히 두번이나 봤어요.

당시 아카데미 받을 자격 충분했고, 40년이 지난 지금 바뀐 미디어 환경에서 만들어도 다시 격찬받을 만한 수작입니다.

영화 내용은 아래 링크로 대신하구요,

https://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10403&nid=1476881

영화의 주인공은 크게

1. 시청률 저하로 해고 위기에 처한 베테랑 앵커 하워드 빌(피터 핀치)- 사후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2. 하워드의 오래된 동료이자 상사이기도 한 뉴스부장 맥스 (윌리엄 홀든) 

3. 젊고 야심차고 동물같은 기획감각을 가진 프로그램 기획부장 다이애나 (페이 더나웨이)

로 보입니다. 조연들도 화려해서 이 영화에서만 아카데미 후보자가 5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뉴스 앵커 하워드는 해고 직전에 생방송 뉴스 시간에 죽어버리겠다는 폭탄발언을 하는데 오히려 이게 더 큰 화제가 돼서 회사는 그를 붙잡고, 심지어는 거의 (종교적인) 광인이 되어가는 그를 위해 새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버립니다.

그를 해고하려고 결정했던 맥스는 결혼한지 20년이 넘은 모범적 남성이지만 저돌적인 여성 다이애나의 돌격에 홀라당 넘어가서 그야말로 조강지처와 헤어집니다. 미국이 아무리 개판이라도, 70년대 중반에 이미 웬만한 모럴은 다 붕괴되었다고 해도 이혼 통보를 받은 아내의 절규와 배신감을 보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다이애나는 오로지 시청률에만 목숨 건 워커홀릭, 이혼도 여러번 했는데 그 원인을 오로지 자신의 잠자리 기술 때문이라고 믿는 또다른 안타까운 인류입니다. 나이든 맥스를 꼬신 것도 잠자리 부담이 덜해서가 하나의 이유 아니었나 싶을 정도.

어쨌든 영화 속 빌런은 바로 이 다이애나입니다. 언론의 공적 기능 따위 (윤석)엿 바꿔 먹은 경영진들의 악랄함도 당연히 나오지만 그 밑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동대장을 하며 영화 속 판을 들었나 놨다 헤집어 버리는 악녀죠.

하워드 쇼의 인기를 올리기 위해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중반까지 미국에서 기승을 부리던 흑인 테러집단까지 끌어들입니다. 그 당시는 패트리샤 허스트 같은 부자 상속녀조차 납치된 후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테러집단의 일원이 된 적이 있었죠.

인종차별과 자본가들에 대한 악감정을 지닌 이 과격집단은 오늘날 한국 관점에서 보자면 딱 통진당, 경기동부 연합을 연상시킵니다.

겉으로는 무장한 정의의 용사임을 내세우고 혁명을 부르짖지만 실은 방송국과 협상하며 자기들 주장의 정당성도 확보하고, 방송국이 제공하는 자금도 따먹는 이중적인 집단이죠. 심지어는 돈 더 내놓으라고 나중에는 악당인 방송국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더 악당이 되기도 합니다. 말도 안되는 개소리와 가짜 뉴스, 관종병으로 점철된 함량 미달의 유튜버들 꼬락서니를 보는 듯합니다. 

영화의 결말은, 오래된 영화라 여러 리뷰에서 다 밝혀져 있지만 이 스마트한 영화는 스토리 진행과정을 봐가며 따라가야 무르팍을 치게 될 거라서 관심있는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바로 손석희가 연상되더군요. 주인공 세 사람을 합체하면 현재의 손석희와 비슷하달까요?  

2017년 4월 3일 당시 당내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문재인 후보와 다음날인 4월 4일 국민의 당 후보인 안철수 두 사람을 인터뷰할 때 문후보에 대한 과도한 공격성과 안후보에 대한 말도 안되는 물렁멍청한 질문 내용, 그가 전체적으로 보인 태도와 말투, 문장과 어휘,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 차이나는 인터뷰 수준을 보며 2016년 10월부터 그에게 열광했던 저는 반년 사이에 마음이 급속하게 식었습니다.

그 이후 젠틀재인 카페 악마화, 대파룸, 노룩 취재, 그래프 조작, 대통령 중국 방문시 입 비뚤어진 특파원의 비뚤어진 속마음이 그대로 반영된 가짜 뉴스(혹은 그들의 희망뉴스) 등을 통해 차차로 마음 속에 있던 그를 향한 손발을 다 잘라내고, 

과천 주차장 사건 때는 아예 관심도 없는 상태였으므로 놀라지도 않았고 실망할 것도 없었습니다.


뉴스 마이크를 잡지 못하면 죽어버리겠다고, 알콜중독 상태에서 정신이 확 돌아버린 베테랑 앵커,

아내와 가족을 여전히 사랑하면서도 다 늦은 나이에(영화 속에선 아마 환갑쯤?) 젊은 여자에게 눈이 확 돌아버리면서 모든 걸 다 버리는 바보같은 뉴스부장

시청률 지상주의를 위해 조작도 서슴지 않는, 그리고 살인교사도 얼마든지 결정하는 프로그램 기획자...


그들의 모습이 다 손석희에게 겹쳐 보였습니다. 절대반지를 가져 봤자 그 반지를 가질 자격이 없는 자는 결국 반지에 휘둘려 버리지요. 누구 편을 들고 말고가 아니라 상식의 잣대에 의해서만 자기의 힘을 사용했더라도 이런 추락은 없었을 겁니다.

원리원칙 지키고, 당당하게 정도대로 세상 살아도 서랍 구석의 사춘기 여중생 일기장까지 탈탈 털리는 거,

그게 남의 일인줄 알았겠죠?

프로그램을 위해 과격 테러집단을 이용하려다 결국 발목잡혀 버린 프로그램 기획자가 왜 자꾸 최종적으로 겹쳐 보일까요?


1956년생이라니 대학교수만 했어도 내후년이면 정년퇴직할 나이입니다. 종양일보 그룹은 이미 효용가치가 다한 손석희를 처절하게 패대기칠 예정같고, 그의 친정인 엠비씨도 아무리 최승호가 무능한들 손석희를 영입할 엄두도 안 나겠지요. 

이런 판에서 제일 피해보는 것은 맘 둘 언론 하나 없어, 그나마 종편이라도 꾸역꾸역 참아가며 봤던 시청자들....

무슨 신문, 무슨 채널 봐야겠냐고 하소연하실 정도면 이제 충분히 똥과 된장 정도는 구분할 판단력은 된다 봅니다.

힘들지만 떠먹여 주는 뉴스 말고, 찾아서 보시고, 한쪽에만 휘둘리지 않으면 될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한겨레 신문 창간주주였고, 조중동 반대운동 하고, 우리쪽 매체다 싶은데 온갖 후원금 다 넣어주고 하며 30년 이상 살아도 미디어가 구세주였던 적은 없습니다. 그런 시대도 지났구요.

두달 가까이 쓰레기 하치장 같은 뉴스 하나하나 다 안보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압니다. 지금 한달 전 뉴스들 한번 보세요, 얼마나 코미디인지.... 그냥 제 판단력 하나 믿고 뉴스에 휩쓸려 가지 않으렵니다.

손석희씨는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 윤석열 심정에 매우 공감하겠네요. 그냥 그렇게 사시든지요. 암튼 교수만 하셨어도 65세 정년 곱게 맞이했을 텐데....

IP : 61.73.xxx.17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 감사
    '19.9.26 2:12 PM (1.244.xxx.152)

    어쩜 제 심정을 이리 명문으로 잘 표현해 주시는지요.
    한겨레 창간주주인데 절독한 사연까지.
    한 시대를 이렇게 살아가는군요.
    영화보고 연주회 가고 자연인으로 살려고 했더니.
    더 추워지기 전에 촛불로!

  • 2. ...
    '19.9.26 2:13 PM (61.73.xxx.171)

    네 저는 촛불집회용 보따리가 따로 있어요 ㅜㅜ 질긴 싸움 오래 해와서 쉽게 팔랑귀 될 일도 없구요, 오, 감사님도 같은 맘이시라니 너무 감사합니다^^

  • 3. 짝짝
    '19.9.26 2:33 PM (222.113.xxx.14)

    글 잘 쓰시네요. ^^
    이 글 공감하는 사람들 많을거예요.

  • 4. ...
    '19.9.26 2:38 PM (218.236.xxx.162)

    손석희 악마화네요
    동의하지 않아요~

  • 5. 동감
    '19.9.26 2:47 PM (116.46.xxx.60)

    토욜에 촛불이 또 하나의 공감이 되겠네요.

    갔다와서 네트워크 영화 감상하겠습니다..

  • 6. 퍼플레이디
    '19.9.26 3:23 PM (175.223.xxx.212)

    원글님께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노대통령님때는 한겨레신문에 깜빡 속았더랬어요 ㅠ 2012년 대선 전부터 한겨레가 문대통령님 관련해서 너무 이상하단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의심하고 깨닫고 절독했었어요 남편은 그후로도 한참 후에야 깨닫더라고요 여성들이 선천적으로 섬세해서인지 정치적 감각이 훨씬 날카롭단 생각도 해봅니다

  • 7. ...
    '19.9.26 7:48 PM (27.164.xxx.237)

    좋은 글 잘 읽었어여. 공감할 부분이 많아요. 영화도 찾아보고 싶네요. 토요일에 촛불 들고 우리가 할 일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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