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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송곳같은 엄마

포근한 엄마 조회수 : 2,447
작성일 : 2019-09-25 12:35:01

저는 부모님의 살뜰한 보살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도 악착같이 공부했고, 어린시절 만난 남친과 긴 연애끝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구요.

정말 성격 더러운 오빠의 욕과 폭력을 참으면서 제 주위에 늘 뾰족함을 두르고 살았어요.

시집와서 내 친정가족들을 안보고 사니깐 살겠다~라는 그런 마음이 컸어요.

부모님은 본인들 삶이 더 소중하신 분들이라서 제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사셨고,

벌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계세요.

친정오빠도 미혼으로 50을 바라보고 있구요.

제 경우만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희한하게 저한테 무례했던 사람치고 잘 되는 사람들이 없더라구요.


무절제하게 삶을 살아오신 친정아버지를 봐왔기때문에,

저는 꽤 금욕적으로 사는 편입니다.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히 하구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더 교육의 기회를 주려고 하고,

공부 습관 들이는 것에 올인합니다.

근데, 아이들은 그걸 숨막히게 느낍니다.


핸드폰, 컴퓨터를 정말 맘껏 쓰고 싶어하고,

친구들과 더 놀려고 갖은 거짓말을 합니다.

제가 운동나가는 시간에 공부하는 척하면서 컴퓨터 하구요.


이제 입시가 코앞이라서 발등에 불이 떨어 졌는데,

저만 몸이 닳지, 아이들은 너무나 해 맑습니다.


이제까지 힘겹게 준비하고, 참아오고 다했는데,

꿀빨 시기가 코 앞에 있는데,

왜 저걸 못 참나 너무 갑갑해요.


아이들은 윽박지르는 제 모습이 싫다고 하고,

저는 아이들의 나태한 모습이 싫습니다.


모든 초점을 아이들에게 맞춰 살았는데,

지금와서 나에게 집중하며 살기에는

엄마로써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포근한 엄마가 되고 싶어 전업으로 살아왔는데,

저는 송곳같은 엄마가 되어 있네요.










IP : 1.246.xxx.5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9.25 12:37 PM (223.62.xxx.75) - 삭제된댓글

    너무 가족만 살피지 마세요. 집밖으로 시야를 돌려보세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해 보이네요.

  • 2. ....
    '19.9.25 12:38 PM (223.62.xxx.75)

    혼자서 세상을 헤쳐오셨으니 삶 전반에 긴장도가 높을 거에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세요.
    아이들이 정상이에요.
    항상 똑부러지고 든든한 엄마가 있으니 불안할 일이 뭐 있나요.
    해맑고 순수한게 당연하죠.
    좋은 엄마세요.

  • 3. ...
    '19.9.25 12:44 PM (175.192.xxx.81)

    아이들 인생은 아이들이 사는 거예요.
    엄마가 대신 살아줄 수 없습니다.
    아이들 생각과 결정을 존중해 주세요.
    인격적으로 대해 주세요.
    정말 필요한 건 그저 안락한 미래를 약속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고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는 과정을 배우는 게 필요한 거예요.
    결과만 놓고 아이를 꿰어맞추려 하지 마세요.
    그리고 원글님 생각대로 인생 굴러가지 않습니다.
    자신의 경험이 세상 전부라 생각지 마세요.

  • 4. ㅡㅡ
    '19.9.25 12:47 PM (1.236.xxx.20) - 삭제된댓글

    저랑 좀 비슷한 부분이있네요
    윗분 말씀처럼 혼자 짊어지고 헤쳐나가다보니
    삻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높고
    편안히 즐길줄 모르죠
    전 갱년기가 다가오면서 억지로 바꾸려 노력중이예요
    나를 위한 즐거운 취미 운동 을 만들려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구요
    나에게 잘해주려고해요
    그런것도 노력이 필요하더라구요
    책임과 의무로만 살다보니 내삶이 너무
    무겁고 버거운데 가족들은 그런 나를
    힘겨워하고 이해못하더라구요
    매일이 내안의 나를 다스리느라 분투중이예요

  • 5. 아이를
    '19.9.25 12:49 PM (117.111.xxx.192)

    있는그대로 인정하세요 그나이에 공부하고 싶은 아이가 몇이나 있나요?? 이렇게 말하는저도 이마음 먹기까지 오랜 시간 걸렸어요 근데 솔직히 애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누가 알겠나요 그저 부모의 좁은 경험으로 판단하는것 뿐이지요
    아이들은 그들의 인생에서 부딪히고 배워나가야합니다 부모가 대신해줄수 없어요

  • 6. 건강
    '19.9.25 12:56 PM (119.207.xxx.161)

    꿀 빨 시기가 코앞이라니..
    글읽다가
    오~~젊은사람이 쓰는 단어구나 싶었어요

    그냥 말썽 안부리고 건강한거에
    만족하세요
    공부 못하는것도 아닌것 같은데요

  • 7.
    '19.9.25 12:57 PM (116.36.xxx.198)

    원글님같은 어린시절 환경에서도 힘차게 살아낸 아이도 있고 환경이 훨씬 좋아도 그만큼 못해내는 아이도 있지요
    인정할 수 밖에 없어요

    엄마는 성적을 좋게 해주고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역할도 해주지지만

    지적인 면이 부족해도 인성 좋은 엄마, 웃음 많은 엄마.
    언제 집에 돌아가도 포근한 둥지같은
    존재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위의 반대의 엄마를 가졌거든요.
    엄마와 정말 깊은 고민을 나누고 싶지도, 찾아가고 싶지도 않아요 따뜻하지않아요

  • 8. 애들이
    '19.9.25 1:05 PM (223.33.xxx.100)

    그렇죠 남자애들 게임에 미친거는 다알죠 그래서 저는 게임 만드는 사람들 싫어합니다 공부잘해서 게임이나 만들어 중독자나 양산하고 사회나 부모에게 도움이 안되고 돈만 최고죠. 기본적으로 해야할 고등까지 지식이라도 알게하려고 엄마가 얼마나 애써야하는지... 저도 보면 저에게 무례했던 사람들은 잘나가지 않았던거 같네요 저는 그게 못나서 무례한거라 생각했어요

  • 9. 저도
    '19.9.25 1:10 PM (116.126.xxx.128)

    성실과 최선을 모토로 살었는데
    꼭 그게 정답은 아니더군요.
    대충 대충 사는 사람들도 잘 살고 있어요.
    스스로 들볶지 않고..


    사람이건 동물이건 누군가 나를 움켜쥐려고(?) 하면
    도망치고자 하는 습성이 있대요.
    아이들이 어느정도 컸다면 이젠 좀 놓아주고
    본인 삶에 집중하시면 어떨까요?

  • 10. 그거
    '19.9.25 1:16 PM (223.38.xxx.80)

    엄마가 너무 송곳 같으면..
    아이들이 점점 외면하고 피하고 무시해요
    클수록 경제생활을 시작하면 더욱더

    미래를 생각해서 너무 뾰족하게 살지마시고
    둥글둥글 애써보세요
    원글님을 위해서

  • 11. 그러니까
    '19.9.25 1:18 PM (175.194.xxx.191) - 삭제된댓글

    님 부모님처럼 대충대충 키우면
    죄받아 요양원에서 죽을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들어야하고

    님 처럼
    모든 초점을 아이들에게 맞춰 키우는 엄마도
    숨막혀서 애들이 싫어한다는 거네요..

  • 12. 저도
    '19.9.25 1:20 PM (121.171.xxx.88)

    제 나이대에 사람들이 상상할수 없는 지지도록 가난한 집에서 매일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며 살았어요.
    그리고 결혼을하고.... 나는 새사람으로 태어났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은 돈은 없지만 평화로운 사람이였고 결혼 20년간 나름 재산도이루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어릴때 어느날... 내가 혼날때 들은 욕은 아니지만 침착한 언어로 아이들을 훈계한다면서 조용히 아이들을 몰아치고 아이를 혼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내 부모처럼 욕하고 때리지는 않았지만 사랑의 훈계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조곤조곤 몰아치고 있더라구요. 방법만 다를뿐 나도 내부모의 모습을 가지고 있구나 싶을만큼...
    그뒤 아이를 특별히 혼내거나 하지 않아요. 혼낸다고 때린다고 아이가 더 잘하는거 아니예요. 아이도 알아요. 몰라서 오락하고 친구랑 어울리고 딴생각하고 노는건 아니더라구요.
    또 오락하고 친구랑 어울린다고 나쁜아이라고 단정지을수도 없구요.
    그냥 아이들에게 밥잘 먹었는지 물어보고, 친구랑 늦게 다니지 말라고만 얘기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아직 아이가 남들 말하는 좋은 대학을 간것도 아니고 내놓은 결과물은 없지만 그래도 큰아이가 오히려 고등학교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자기가 스스로 하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볶지않아도 몰아치지 않아도 때가되니 알아서 공부도 하고 자기생활도 잘 정리하고 그럽니다.
    나는 내 부모보다 훨씬 잘하고, 나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내아이들은 왜이리 나태하게 살까? 왜이리 못할까 생각하지 마시구요.
    사실 아이입장에서는 부모가 내게 잘해주는거 당연한거고, 의식주 해결되는거 당연한거쟎아요.
    그리고 사십넘게 살아보니 우리는 모두 교육의 영향도 받지만 현재 생활이나 생각 이런 모든게 어릱시절과 관련이 있더라구요. 자존감 그런것도 그렇구요. 아이에게 안정정인 마음을 주늑것도 중요해요.

  • 13. 댓글들참
    '19.9.25 1:40 PM (223.33.xxx.100)

    이런글 올라오면 뭘 그렇게 이래라 저래라예요? 원글씨가 더 똑똑하게 알아서 잘 해결할것 같은데 잘난척좀 그만합시다

  • 14. ㅁㅁ
    '19.9.25 2:56 PM (39.112.xxx.97)

    첫 댓글님과 몇몇 댓글님의 조언은 통찰이 뛰어나고 따뜻한 시각을 가지셨네요
    제가 원글님이라면 울컥했을 것 같아요
    원글님처럼 늘 최선을 다하고 자기 객관화가 되는 분이라면 현명하게 방법도 잘 찾아가실 거예요
    저도 어떤 부모가 돼야 할지 한번더 생각해보게 되네요
    아상을 내려놓는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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