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는 만 11년을 꽉 채운 할아버지 견입니다.
어릴때 다른 강아지를 많이 만나는 사회화 과정을 제대로 겪지 못해서
밖에 나가 다른 개를 보면 미친 듯이 흥분하고 짖어대는 버릇이 있었지요..
유명한 훈련사님의 정보대로 다른 개가 나타나면 간식으로 제게 집중시키는 기다려 훈련을 꾸준히 해온 결과
요즘에는 흥분하려다가 제가 부르면 그냥 잊어버립니다. 덕분에 평화롭고 우아한 산책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집에서도 뭔가가 필요하면 그 앞에서 하염없이 엎드려 기다립니다.
전에는 앞발로 저를 긁거나, 물그릇 앞에서 ' 낑' 하고 외치거나
그랬었는데.... 이젠 그냥 엎드려서 기다리네요... 아무 소리도 안내고...
이런 우리 강아지의 태도가 저는 많이 서글프네요...
지나가는 개에게 짖지말고 무시하는 거 그것만 해주면 되는데...
매사에 그렇게 소리를 안내고 기다리라는 뜻이 아니야... 이녀석아..
밥내놓으라고 물내놓으라고 엄마를 앞발로 벅벅 긁어도 되는데...
요구 사항이 있으면 낑소리로 표시해도 되는데...
그렇게 하염없이 엎드리지 말았으면 좋겠어...
너하고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한테 요구해도 되는데...
단지 그것만 안하면 되는데...
이제 너나 나나 이렇게 늙었는데... 그렇게 참고 기다리지 않아도 된단다...
나의 늙은 강아지야.....
소파에 올려달라고 당당히 앞발로 소파를 두드리던 2달짜리 너를 기억한다.
온집안을 펄펄 날아다니던 어린 너를 기억하지...
식탁 의자에도 가볍게 뛰어 올라오던 롱다리 젊은 푸들을...
너도 지금보다 훨씬 젊었던 엄마를 기억하지?
흰머리도 없고... 주름도 훨씬 적었던 그런 엄마를 기억하지?
높은 힐을 신고 날씬하던 그런 엄마를 기억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