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나경원에 ‘자위대 행사 참석 말라’ 공문 보냈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
가시지 않는 자위대 행사 참석 ‘거짓 해명’ 논란
정대협 “당과 의원실에 수차례 보내…나의원 해명 말 안돼”
“저희가 자위대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고 팩스도 보냈어요. 그런데 자위대 행사인 줄 몰랐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004년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잘 모르고 참석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윤 대표는 23일 <한겨레>와 한 전화 통화에서 “우리가 각 정당과 의원실에 의원들의 참석을 막아달라고 공문울 수차례 보냈다. 보통 국회의원실에는 혹시 못받았다고 할까봐 다섯번 정도 보낸다. 나 의원이 그래도 이를 못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 해명은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윤 대표와 나 의원의 해명을 종합하면, 나 의원은 자위대 행사임을 알 수 있었던 여러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잘 모르고 참석한 것이 된다. 한나라당이 나 의원에게 아무 얘기를 안해줬거나, 나 의원실의 보좌관이 팩스를 무시했거나, 당시 행사장 앞에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시민단체의 반대 시위도 못봤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나 의원이 거짓 해명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자위대 창설 50주년 행사가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나 일제시대 때 한국 여성들이 겪었던 아픔, 이런 것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배려했다면 그걸 몰라서는 안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당시에 자위대 행사에 참석 예정인 국회의원을 5명으로 파악했는데 나경원 의원과 송영선 의원, 안명옥 전 의원 등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중 나 의원과 송 의원은 실제 자위대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윤 대표는 지난 해 나 의원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50만 국민 서명’에 함께 했다고 알렸다. 윤 대표는 “비록 어렵게 어렵게 받은 서명이었지만 나 의원은 서명을 했다”며 “초선 의원 때에 비해 지금은 위안부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더 이상 이와 관련한 해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가 아무리 해명해도 언론은 제대로 실어주지 않는다”며 “이 문제는 더 이상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